한중간 조직관리 방식의 동상이몽

kimswed 2020.09.01 07:24 조회 수 :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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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인간관계와 조직구조 등 많은 부분에서 중국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정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또한, 중국 지방정부에 대한 이해 부족 및 막연한 믿음에서도 빨리 깨어나야 한다. 현지 공무원들과 식사 몇 번 했다고 혹은 술 몇 번 마셨다고 그들이 말하는 꽌시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교 영향을 받은 두 나라이지만 한중 양국은 너무나 다른 인간관계 구축과 조직관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 우리와 가깝고 많은 역사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이러한 착각과 오류는 결국 중국 사업에 있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얘기하는 ‘한국식 관리의 5대 불통’이 있다. 첫째 사회관습의 차이, 둘째 비즈니스 문화의 차이, 셋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 넷째 조직관리의 차이, 다섯째 근로관의 차이다.


사회관습과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는 기존 칼럼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직관리 및 커뮤니케이션의 차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해 보고자 한다.


보편화된 전통적인 한중 양국 간 회사조직 구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은 ‘바텀업(Buttom-Up) 방식’이고 중국은 ‘탑다운(Top-Down) 방식’이라는 점이다.

 

즉 한국의 경우 경영층이 전체적인 사업 방향을 직원들에게 제시하면 부하 직원들이 그에 맞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업 프로젝트를 만들어 경영층에 보고하고 결정하는 형태이고, 중국은 반대로 경영층이 세부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부하 직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최근 중국 혁신기업들의 경우 바텀업 방식을 통해 조직구조의 벽을 허무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전반적인 중국 기업들은 탑다운 형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서 구체적인 한중 기업 간 조직구조의 차이를 살펴보자. 중국에 ‘하나의 무에, 하나의 구덩이(一个萝卜一个坑)’라는 속담이 있다. ‘일손이 부족하여 각자 자신의 임무를 맡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 맡은 바가 있다’라는 좋은 의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맡은 일만 하고 그 외의 일은 하지 않는다’는 간접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업무의 범위가 매우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내가 맡은 일만 하고 같은 회사 동료의 다른 업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 내 조직관리에서 이런 부분이 향후 중국 사업에서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한국기업의 조직구조는 일반적으로 업무 흐름상 김 과장-이 대리-박 사원의 수직적 조직구조이든, 김 대리-이 대리-박 대리의 수평적 조직구조이든 일반적으로 업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업무가 어느 정도 겹쳐져 있는 상태, 즉 책임의 범위가 겹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은 王-张-刘 직원들 간 업무 범위가 매우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 책임 소재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무 책임 소재에 대해 한국 및 중국 직원들 간 업무를 회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어 만약 중국 직원이 있다면 서로 간 업무 범위를 규정하되 약간의 오버랩 공간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작은 업무의 공백이 향후 중국 사업에 있어 큰 문제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 한중간 책임범위에 대한 업무인식 차이

 

 

 


그렇다면 한중간 기업 내부구조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회사 내 중국인 직원, 혹은 중국 기업과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업무 갈등과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한중 양국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배경을 이해하고 알아들을 것으로 생각해 돌려 말하거나 줄여 말하는 형식인 ‘고맥락(High Context)’ 문화라면, 중국은 서양권과 같이 직설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저맥락(Low Context)’ 커뮤니케이션 문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 상사의 경우 중국 직원들에게 “내가 한 얘기 이해하지?”, “아까 그거 알지?” 등의 고맥락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하다 보니 중국인 직원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국인들의 정서상 상대방의 의도를 유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표현을 쓰지 않으려는 언어적,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이심전심’의 문화로 포괄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때는 가능한 ‘저맥락’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근거하여 비즈니스 상황의 전후 맥락을 잘 설명하고, 사업 내용을 유추하지 않고 ‘직접적’이고 ‘명확한’ 표현으로 전달하는 쪽이 도움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다민족·다문화·다양성을 가지고 있기에 직접적인 표현과 논리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


결국, 한국의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은 듣는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고, 중국의 ‘고맥락’ 커뮤니케이션은 말하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양국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이처럼 전혀 다르다.


중국 파트너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은 중국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는 한중 정부 및 기업 간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한 바 있다.

 

한국기업은 “역시 중국 기업과 사업하기가 너무 힘들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 등의 표현을 쓰며 필자에게 하소연하고, 중국 기업은 “한국기업은 중국시장 접근법을 너무 모른다”, “정확한 중국 사업의 의도를 알 수 없다” 등의 말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왜 이런 소통의 오류가 생기는 것일까?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비즈니스 협상 당시에는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잘못된 오해와 소통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성공적 사업을 위해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만, 양국 기업의 접근방식이 전혀 다른 ‘동상이몽’ 소통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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