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 거절과 OK

kimswed 2024.02.03 08:17 조회 수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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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30년 현직 CEO가 전하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거절과 OK, 그리고 열정
 
 
미국에 1달러 가게가 있고 일본에는 100엔 상점이 있다. 저렴한 균일가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려는 전략이다. 개념은 쉽지만 이를 충족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하루가 다르게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저가 전략, 그것도 극도의 상한선을 지키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한국에서는 다이소가 국민 가게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1000원이라는 상한선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고 CEO인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강조한다. 그는 1000원도 고객의 땀이 밴 소중한 돈이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는 지론을 밝혔다. 40평의 매장에서 하루 매출이 1500만 원(1000원짜리로 계산하면 대략 1만5000개를 판매함)을 찍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기록하기도 했다. 모두가 OK하는 다이소의 제품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그 비결은 제품 하나하나에 열정과 집요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박 회장은 밝힌다. 우선,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달러 상품이라면 그 가격에 불만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낮은 가격은 있어도 낮은 품질은 비즈니스에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고객이나 해외 바이어는 피도 눈물도 없을 정도로 냉혹하게 평가한다. 얼핏 마음에 들어 사갔더라도 하루 이틀 지나 품질에 흠결이 발견되면 여지없이 반품이라는 클레임 펀치가 날아오는 것이 비즈니스다. 
 
이런 이유로 신제품을 새로 내미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 따른다. 때론 비장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애지중지한 제품이 명품이 되느냐 쓰레기가 되느냐의 갈림길에서 극도의 긴장감은 절박함이 없이 견디기 힘들다. 고객이나 수입상은 언제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말을 막 던진다. 모멸적인 말을 섞은 수많은 거절도 나를 담금질하는 과정으로 여겨야 한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그렇다.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 거절이라는 허들을 넘고 또 넘어야 한다. 회사 생활은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거절당하기’의 연속이다. 현장 조사에 엄청난 발품을 팔고 멋진 서체와 그래프까지 넣어 보고 문서를 폼 나게 마사지까지 했는데 어김없이 ‘다시’라는 거절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나는 왜 하는 일마다 이러지 하는 푸념을 되새기게 된다. 거래처를 만나서 쉽게 거래를 성사시키는 입사 동기와 달리 ‘나는 왜 이리 되는 것이 없지’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일쑤다. 
 
회사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한 번에 OK를 받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체득한다. 1000원짜리 상품에 혼을 넣어 명품으로 탄생시킨 데에는 OK보다 훨씬 많은 거절이 녹아 있다. 저렴한 원가를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제품 시안이 나오면 거래처를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하며, 그 반응에 따라 개선하고 또 개선해야 한다. 회사와 직원은 어쩌면 OK보다 거절을 통해 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 생활의 내공도 거절이라는 자양분에 먹고 산다. 그래서 오늘의 거절이 내일의 희망이라는 비장함이 필요하다.  
 
그런데 거절이라는 장애에도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되돌아보면 내가 책임지고 있는 가정이 아니었을까? 전업주부인 아내, 딸, 아들 모두가 나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없는 힘도 없는 열정도 끊임없이 나온다.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데 가장 큰 힘이자, 반대로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가족인 셈이다. 임전무퇴(臨戰無退)요, 배수지진(背水之陣)의 심정으로 직장 생활을 가능케 하는 것이 가족이다. 때론 지갑 속에 가족사진을 넣고 힘들 때 꺼내 보기도 한다. 
 
또 다른 열정의 원천은 비즈니스에서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판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다. 내가 이 정도 어려움에 무너진다면 자존심에 생채기가 나는 것 아닌가로 자문하면서 거절에 거절을 당해도 의연하게 나간다. 내가 회사를 대표하니 동료들을 위해 힘들더라도 참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이런 세월이 쌓이고 쌓여 거절의 연속이 OK의 연속으로 변신해 다가온다. 인생을 의미 있게 해주는 것이 도전이라는 경구는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영채 | W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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