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연원장

kimswed 2015.03.15 10:04 조회 수 : 590 추천: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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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고교시절 학우들 사이에서 별명이 ‘영일이’였습니다. ‘영어 일등’이라는 뜻이었죠. 전국모의고사를 보면 영어 성적만은 학급 등수부터 학년, 서울, 전국 등수까지 모조리 1등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거만하게 들렸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 별명이 자랑스러운 별명 만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영일이’가 사실은 ‘영어 일등’이라는 뜻이 아니라 영어 ‘만’ 일등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이었죠. 수학 과목은 자칭 타칭 “수학장애인”이었습니다.)

대학 3학년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어 여느 친구들처럼 영어회화학원을 다니던 때였습니다. 전체 교육과정이 2개월 1단계씩 총 6단계로 구성되어 있는 S모 영어학원은 당시 새벽부터 줄을 서야 등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학원을 6단계까지 거쳐 졸업한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 덕에 이 학원의 졸업장은 곧 영어 실력의 인정이라는 평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각 단계를 올라가는 조건이 워낙 까다롭고 그래서 6단계 모두 졸업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어 회화 실력뿐 아니라 출석부터 수업 태도까지 다양한 측면을 따져서 각 단계별 PASS와 FAIL을 정하는 심사 조건 때문에 회화만 잘 해서도 6단계를 FAIL없이 최단 기간(12개월) 안에 졸업하는 경우는 더더욱 희귀했습니다. 6단계 스트레이트 졸업은 ‘영일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죠.

6단계까지 FAIL없이 무난히 올라간 ‘영일이’의 마지막 관문은 바로 졸업 인터뷰였습니다. 원어민 선생님과 통상적인 인터뷰로 이루어지던 전 단계와는 달리 최종 인터뷰는 졸업후보 학생들 간의 ‘1:1 영어회화 배틀’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졸업생 후보 두 명씩 단상에 올라 관객들 앞에서 각본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영어 실력을 뽐내고 원어민 선생님들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PASS / FAIL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였죠.

친구들의 질투(?)어린 관심 속에 파죽지세로 6단계 졸업 직전까지 한번의 FAIL없이 올라온 ‘영일이’에게 마지막 관문은 그저 자축의 무대로만 그려졌습니다. ‘졸업 인터뷰 배틀’의 상대방은 돋보기 안경을 쓴 대학 2학년 생 풋내기. 자신만만한 ‘영일이’는 상대 학생에게 선공의 기회를 베푸는 여유를 부립니다.

그 순간 상대 학생의 입에서 흘러나온 짤막한 한 문장.
“!@##$%%^&*?”

‘하하, 무대가 좀 어수선하군, 잘 안 들리는 걸 보니.’ 라고 생각한 영일이, 귀를 쫑긋 세우고는 침착하게 되묻습니다.
“I beg your pardon?”

친절한(?) 상대 학생 왈,
“What brought you here?”

‘윽,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건가? 저게 무슨 뜻이지?’ 당황한 영일이. 하지만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로,
“Pardon me?”

돋보기 풋내기 2학년짜리가 슬슬 이 상황을 즐기는 표정입니다.
(인터뷰 “배틀”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알아듣기 쉽게 다른 표현을 써도 좋으련만 시종일관,
“What brought you here?”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영일이는 당황해서 이미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습니다.

What brought you here? 혹은 What brings you here?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무엇이 너를 여기에 데리고 왔느냐?”이지만, 그 의미는 “당신은 무슨 목적/의도를 가지고 여기에 왔습니까?”가 됩니다.

bring이라는 동사의 활용법을 제대로 익힌다면, 프레젠테이션 등을 하는 상황에서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한 장을 끝내고 그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서 “여기에서 다음 장을 보시겠습니다” 정도의 의미로, “This brings us to my next point.”와 같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What brought you here?라는 말을 알아는 들었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영일이를 한 원어민 심사위원이 비로소 구출해 줍니다.
“Why are you here? What’s your objective?”

이후 영일이는 침착함을 되찾고 무난히 졸업 인터뷰에서 PASS를 받긴 하였습니다만, 그 어렵다는 S 학원을 한번의 FAIL없이 졸업 직전까지 갈 정도로 어느 정도의 생활 영어 회화는 구사할 수 있는 영일이었지만 진정한 영어 실력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만약 회화 학원의 졸업 인터뷰라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 긴장감이 팽팽한 실제 취업 인터뷰 상황이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영일이는 아직도 그 때의 “멘붕”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영어의 지식을 우리가 원하는 울타리 안에만 가두어 놓았기 때문에 그 지식들이 우리가 정해놓은 울타리의 바깥에서 조합을 만들 경우를 상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울타리를 잊고 ‘그들이 사는’ 울타리로 들어가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한껏 꽃피울 수 있는 방법들이 펼쳐집니다. 그것이 바로 “영어로 생각하는 기술”입니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 –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소위 ‘콩글리시’라고 부르는 ‘한국식 영어’를 극복하고 영어를 영어답게 배우고 사용하는 원칙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공부하면서 국제회의통역사(동시통역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과 수 년간의 강의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마스터하는데 효과적인 원칙과 영어 사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S그룹의 연수원에 3년 여에 걸쳐서 수 차례 특강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룹 내 글로벌 핵심 인재를 선발하여 해외 파견 직전에 8주 동안 합숙을 하면서 몰입 교육을 하는 과정이었는데, 세계 최고 시설의 연수원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었지요.

특강은 통상 90~100명의 연수생을 대상으로 대강당에서 진행 되었는데 강의가 진행되는 건물 외부에는 휴게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아래 쪽으로는 가파른 언덕이 자리하고 있어서 추락 등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한 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그 난간에는 “기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특강을 갈 때 마다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그 난간에 붙어있는 ‘기대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을 영어로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웅성웅성 머뭇머뭇하시는 분들 사이에 용기 있는 몇 분이 손을 번쩍 드십니다. “Don’t lean!” 혹시하는 마음 속에서 와르르 웃음이 쏟아집니다.
일단 분위기가 풀리고 나자 이런저런 답을 던져보는 분들이 나옵니다. 그런데도 의외로 정답(?)을 맞추는 분은 많지 않으시더군요. 아마도 정답을 아는 분도 계셨겠지만 많은 청중들 가운데 나서기가 주저되는 탓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기대지 마시오”를 글자 그대로 “Don’t lean”이라고 외치는 순간 웃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한국인들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이미 우리말의 표현과 영어의 표현이 많은 측면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원어민들은 “기대지 마시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고 정답(?)을 제시하면 대부분이 “맞아”하고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6-1
기대지 마시오 = Keep Away
(잔디밭 등에) 들어가지 마시오 = Keep Out

“Don’t lean.”이 어색한 표현이고 “Keep away.”가 적절한 표현이라는 사실에 수긍을 하는 분이라면 한국어와 영어의 표현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Keep away.”가 적절한 표현이라는 점에 대해 조금 부연하겠습니다. 만약 “기대지 마시오”를 “Don’t lean.”이라고 표현한다면, 그 난간 위에 올라서거나 (stand on it) 매달리거나 (dangle from it) 심지어 뛰어 넘는 (jump over it) 일은 해도 된다는 억지도 부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영어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래서 영어를 할 때 영어다운 영어를 구사하고 영어에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두 언어의 차이점에 대해서 많은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필자가 역시 특강을 진행하던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의 화장실에는 “금연구역”이라는 안내가 큼지막하게 써 있고 그 옆에는 영어로도 “No Smoking Area”라고 붙여놓았습니다. 금연 = No Smoking, 구역 = Area이니까요. 다른 장소에서도 “금연구역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흔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관공서에서는 우리말로는 “금연”이라고만 써 놓고서도 영어로는 “No Smoking Area”라고 해 두었더군요.
다른 장소에서도 “금연구역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흔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관공서에서는 우리말로는 “금연”이라고만 써 놓고서도 영어로는 “No Smoking Area”라고 해 두었더군요.

통번역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녔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어디에서도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저 “No Smoking” 이라고만 써 놓지요. “금연구역 = No Smoking Area”가 콩글리시다 아니다를 따지기에 앞서서 우리말로는 “금연구역”이라고 쓰지만 영어로는 “No Smoking” 까지만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식성”을 중요시하는 한국어는 단순히 “금연”이라고 써놓기 보다 “금연구역”이라고 써야 공신력을 더할 수 있지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영어는 “No Smoking” 하고 간결하게 표현하기를 선호하는 거지요. 한국어와 영어 사이에는 동일한 내용(메시지)을 전달하는데 있어 수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러한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영어적 사고 방식을 갖추는 근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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