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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김형준
취급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안랩 V3 베트남 총판

 

아이폰, 통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때늦게 장난감이 새로 생겼다. 아이폰이다. 사람들이 아이폰 아이폰 하길래 그게 뭔가 하고 질러본(충동구매란 뜻임) 것인데, 막상 손에 쥐어 보니 뜻밖으로 괜찮다. 예전에 내 첫 PC였던 286PC를 집에 들여놨을 때와 비슷한 감흥이다. 그때도 PC 주물럭거리느라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 무려 20년도 넘게 지난 지금도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 나는 철들려면 한참이 멀었나 보다. 그런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 같은 인간이 또 있다. 그래도 한 때 우리는 ‘최첨단 컴퓨터 기술로 무장한 X세대’라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다. 내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타자기 정도의 지위 밖에 얻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컴퓨터를 순전히 문서작성용으로만 활용했던 것이다. 당연히 1인 1PC도 아니었고, PC는 사환 역할을 하는 여직원들의 전유물이었다. 보다 못한 나는 당시 우리 회사 최초로 컴퓨터를 내 책상에 떠억하니 올려놓아 1인 1PC 시대를 열어 놓았다. 그 때가 1994년이다. 당시는 지금 보다 컴퓨터 값이 상대적으로 비쌌던 시절이어서 이런 짓을 저지르자면 당연히 윗선의 재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내게는 그 누구도 무력화 시킬 수 있었던 비장의 무기가 있었던 것이다. 신입사원이었기 때문에 그 어떤 일이라도 “아? 그렇습니까?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이 한 마디면 만사가 형통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내가 부서 공용 PC를 책상 위에 가져다 놓은 것에 대하여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우리 사무실에는 부서별 칸막이도 없었고, 대형 빌딩 한 개 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넓기도 무지하게 넓었다. 사업부문을 관할하는 이사는 자기 자리에서 앉은 채로 사원들이 일을 하는지, 졸고 있는지, 훤하게 내다 보고 있었음에도 내가 그런 시건방을 떤 것에 대하여 아무런 제재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냥 놔두었다. 기안절차는 거치지 않았지만 인가를 해준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인지 슬그머니 부서공용 PC를 자기 책상에 갖다 놓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그런 면에서 나는 그 회사에 1인 1PC 시대를 열어 놓은 공로자라고 자부한다. 물론 별 시답지도 않은 자랑이기는 하다.

아이폰은 엄밀히 따지자면 전화기가 아니다. 전화기라 함은 주기능이 통화의 기능인데, 아이폰에서의 통화는 부기능일 뿐이다. 실제로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이폰을 초미니 PC, 즉 손안에 쏙 들어오는 컴퓨터처럼 사용한다. 그에 더해 아이폰이 가진 이동성 때문에 PC로는 할 수 없는 것들, 예를 들어 현장 위치 확인이나 길 찾기 같은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PDP나 MP3 플레이어로 주로 쓰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핸디 책자로 쓰이고, 어떤 사람한테는 게임기 역할을 한다. 그 외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다른 기능이 있다면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출시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그를 입수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입수라는 표현을 한 것은 아이폰 소프트웨어의 유통 경로가 PC와 똑같기 때문이다. 아이폰용 어플(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준말)에는 크랙버전, 해적판이 범람한다. 아이폰이 가진 장점은 그야말로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IT업계 종사자들은 아이폰을 일컬어 제 2의 인터넷 혁명이 될 것이라고도 한다. 통신산업의 판도가 여기서 한 번 더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왜 이런 좋은 아이디어, 좋은 제품은 어째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서 나오지 않고 언제나 외국에서 창안되고 개발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실제로 아이폰이 세계 시장에 출시된 것은 무려 2년이나 전이다. 우리는 정부에서 그 2년 동안을 아이폰이 국내 상륙을 못하도록 철저하게 막아 왔다. 마치 구한말 때 위정척사(衛政斥邪) 척왜양이(斥倭洋夷)를 외치며 전통적인 가치만을 고집스럽게 지키려 했던 것과 비슷하다. 물론 그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 나라 통신 사업은 정부 주도 사업이기 때문에 통신사간에 자유경쟁, 혁신적인 기술개발 등에는 한계가 있는 편이다. 전파관리법이니 전기통신법이니 하는 각종 규제도 그에 한 몫을 거든다. 더군다나 정치적인 사안에 통신시장이라는 거대한 이권사업이 휘말리기도 한다. 군사정권 시절 TDMA(시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통신 사업권이 어떻게 해서 누구에게로 넘어갔느냐 하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우리 나라에서의 통신사업은 반쯤은 정부에서 하는 사업이나 마찬가지란 소리다. 그러니 정부와 거대통신사가 쳐 놓은 암묵의 카르텔로 형성된 만리장성을 그 어떤 외국 제품, 외국 기술이 넘을 수 있었겠는가?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통신 분야에서만큼은 우리는 아직도 구한말이고, 개화기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양상이 지금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함께 그대로 재현되는 중이라 해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란 것이다.

한국에서 쓰던 냉장고, 한국에서 쓰던 TV, 한국에서 쓰던 컴퓨터, 기타 등등 온갖 잡스런 가전제품을 몽땅 베트남에 들고 와도 웬만해서는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요즘은 TV에도 PAL과 NTSC를 동시에 지원하는 기능이 있어 예전과는 달리 TV에도 국경은 없어지는 추세이다. 그런데 유독 이동통신 전화기만은 그렇지가 않다. 한국에서 쓰던 전화기는 베트남에 와서도 되기는 된다. 그런데 엄청나게 비싼 국제전화 로밍요금을 물어야 한다. 로밍요금에 대해 무지했다가는 자칫 요금폭탄 맞고 까무러치는 수도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화기로 로밍 통화가 된다는 것은 기술이 다른 나라에서도 얼마던지 한국에서 쓰던 이동통신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언락폰이니 해킹폰이니 하는 게 생겨났다. 이실직고하자면 내가 지금 사용중인 아이폰도 한국에서 가져온 것을 베트남폰으로 만든 것이다. 그냥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짐가방 대충 던져놓고 10여분을 똑딱거리니까 한국 아이폰이 베트남 아이폰이 된 것이다. 나처럼 해외에서 장기 거주하는 사람이 로밍폰을 사용하면 금방 거덜난다. 나라마다 기술적인 표준은 달라도 전화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사용이 가능한데, 이를 되지 않게 하려고 전화기에 잠금장치를 걸어 놓은 것이다. 외국에는 나갔지만 통신 요금은 자기 나라에서 내라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밥은 먹었지만 쌀 값은 (해외 운송요금까지 붙여서) 한국에서 내라는 소리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전화기 해킹은 권장사항이다. 얌통머리 없는 우리나라 거대 통신사들의 횡포에 저항하는 소시민들, 민초들의 반격이라고 생각하면 양심에 꺼리길 것도 없다.

한국에서만 생활할 때에는 몰랐던 것 가운데 하나가 외국에서는 단돈 5~6만원 하는 단순 기능의 저가폰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꼭 전화기를 사용한 다음에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통화권을 미리 사서 일정량의 통화를 하는 방식, 즉 선불제 통화는 매달 꼬박꼬박 지불해야 하는 기본요금이 없다. 그 전화 그만 쓰고 싶으면 통화권을 사지 않는 것으로 그만이다. 그런데 우리는 몇 개월씩 외국으로 장기출장을 가더라도 기본요금은 꼬박꼬박 통장에서 빼내간다. 대동강물 팔아 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운전면허 땄더니 도로공사에서 달마다 기본요금 받아간다면 가만 있을 사람 하나 없을텐데 유독 통신에 관해서는 관대하다. 관대한 게 아니라 멍청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가 군사정권의 폭압 하에서 무려 31년을 지내왔고 군사정권과 다름 없는 준 군사정권을 다시 또 5년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잘 못된 것에 대하여 잘못되었다 말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었고, 그런 세상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미덕이 되던 때에 몸에 배인 습관이 지금 우리나라 통신 제도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도 얼마 안가 바뀌게 될 것이다. 통신사들이 통화요금에서 이익을 내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전화기를 통해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익을 내야 하는 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바로 그 최 선봉에 아이폰이 있다는 게 지금까지 내가 하려 했던 이야기다.
이 인 yiin123@naver.com

  • Created by: kimswed
  • Completed on: 17th Dec 200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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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gory: 신규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