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독충해독제를 전문으로 개발하여 특허기술까지 보유한 기업이다. 어느 날 해외전시회 바이어 초청 행사에서 면역계통 의약품 제조에 중요한 원료로 들어가는 인도네시아산 하이브리드 씨앗(HYBRID SEED) 재배 및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를 소개 받고, 우연히 하이브리드 씨앗을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S사는 인도네시아 씨앗 생산농장과 공급 계약을 맺고 이를 다시 해외 유수 메디칼 제약회사에 원료로 공급하는 중계무역을 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이에 필요한 국제영문계약서 작성과 대금결제에 대한 안전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Trade SOS를 찾았다.

 

S사는 당시 영국의 유로메드(EUROMED)라는 중견 제약회사로부터 소정의 면역개발용 기초 원료인 하이브리드 씨앗을 공급해 달라는 주문서를 이미 받았다고 하면서, Trade SOS 전문위원에게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그러면서 대금결제는 일종의 에스크로우 결제형태인 은행지급확약서로서 지급보증서를 받기로 했다고 했는데, 일반신용장이 아닌, 이러한 은행의 지급보증서가 대금결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문을 요청했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제공]

 

 

S사가 영국 바이어(유로메드)로부터 받은 오더는 처음에는 샘플오더로 시작됐다. 샘플이 바이어 수요지에 전달된 후 이를 테스트한 결과(TEST RESULT)가 “합격”으로 나오면 정식 오더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S사는 인도네시아에 해당샘플을 오더했고 최종 바이어(ENDBUYER)인 영국회사는 본품 원료가 긴급하니 아래 전문과 같이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바로 이어서 본 주문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구매담당 책임자를 보내어 신속하게 진행하자고 통보했다.


CEO has decided that our assistant purchase officer shall be received by the British Embassy in Seoul, He will be under the custody/protection of the British Embassy during his stay in Seoul for safety reasons.


이후 실제로 영국에서 파견한 담당자가 한국에 왔고, 그 사이 영국 바이어는 인도네시아에서 긴급 준비한 샘플을 테스트 한 결과가 합격으로 나왔다고 통보를 해주면서, 바로 메인 오더로 수백만 달러에 해당하는 고가품인 하이브리드 씨앗을 정식으로 주문을 했다.


S사는 전문위원에게 영국 회사의 주문서를 보여주면서 공급자인 인도네시아에 발주를 해도 되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바이어 측에서 아래 전문과 같이 은행의 송금지시 관련  MT103/202(MT:Message Type 은행간 업무연락전문)을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rade SOS 전문위원은 S사에 “MT 관련 정보의 경우 은행이 아닌 처음 접하는 고객사들에게는 그 활용방법 및 해석이 대부분 생소한 반면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해석과 의미를 파악해야 대금결제 진행에 차질이 없게 된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실무적으로 MT103은 단순한 은행 간의 송금지시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송금이 되기 위해서는 MT202라는 은행과 은행간 자금이체를 의뢰하는, 보다 자세한 내용의 전문이 입전되어야 비로소 수혜자인 BENEFICIARY(S사)의 지정된 계좌로 최종 입금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음은 바이어가 보내온 송금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해당 전문이다.


This is to inform you that order payment was sent to your bank yesterday, Please confirm with your bank and make the order available.


영국 바이어 측에서는 해당 MT 전문 사본을 제시하면서, 이제 송금을 하였으니 빨리 물품을 항공운송으로 보내 달라고 재촉했다. 이에 Trade SOS 전문위원은 은행의 S사 계좌로 입금이 확인되기 전에는 서두르지 말고 실제 입금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했다.


그러자 바이어 측은 송금 은행에 문제가 발생하여 다른 은행을 통해 송금이 되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납기를 강조하면서 물품발송을 미루지 말고 바로 해줄 것을 독촉했다.


이에 전문위원은 앞으로 5일 이내에 은행을 통해 입금이 되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하고 샘플 제공 물품대 청구는 물론 계약불이행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내용의 전문을 보냈다. 그러나 반응이 없었고 확인 차 다시 연락을 취했지만 바이어 측과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은 채 상황이 종료됐다.


결국 송금된 사실은 없었고, 바이어가 보내준 MT 송금 전문은 은행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진본으로 착각이 될 정도로 교묘히 위조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S사는 고액의 거래금액에 유리한 대금결제 조건까지 별 어려움 없이 수주된 주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상대회사의 신용조사 등)을 간과했다. 만약 그대로 진행했을 경우 회사에 큰 손실을 초래하는 위험을 겪을 뻔 했다. 다행이 전문위원의 조언과 도움으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여기서 이번 사례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무역사기 예방을 위한 시사점’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① 이번 사례는 은행 간에 주고받는 생소한 송금 MT 전문을 내세워, 위조된 것을 진본인양 제시하면서 송금을 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주고 긴급하게 물품발송을 독촉함으로써 고액에 해당하는 현물을 가로채려는 수법이다.


② 기존에는 아프리카·중동 등의 지역에서 무역사기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으나 최근에는 선진국 바이어를 사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각종 지능화된 무역사기가 등장하고 있으으로 바이어의 국적에 의거하여 신용도를 파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③ 이번 사례에서는 홈페이지를 갖추고 선진국인 영국의 중견 제약회사임을 내세워 수출자를 안심케 하였고 심지어 임원진 이름(수석 구매책임자)도 사칭하여 교신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④ 낮은 가격이나 물량확보가 어려운 물품의 대량 선적 등 지나치게 좋은 조건(사전 물품대 전액 지불)을 제시하는 업체는 주의가 필요하다.


⑤ 무역사기는 이메일 해킹, 선적, 전자상거래, 로열티·수수료 등 금품사취, 서류위조, 결제 순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메일 해킹,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무역사기 건의 경우 바이어, 셀러, 결제은행의 소재지가 모두 다르고 3개 또는 그 이상의 국가가 연관되어 치밀하게 계획된 후 발생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회원서비스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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