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FTA에서 ‘민감품목

kimswed 2021.09.03 06:24 조회 수 : 6327

A사는 미얀마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건축자재를 수출하게 됐다. 현지 수입사는 A사가 현지 공사를 위해 세운 관계회사 F사였다. F사는 미얀마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라 한-아세안 FT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건축자재의 한-아세안 FTA 관세율은 0%다. 하지만 현지 세관은 5%의 관세를 부과했다. 해당 품목이 민감품목이라는 이유에서였다. A사는 ‘민감품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관세부과는 정당한지에 대해 한국무역협회 Trade SOS에 문의했다.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은 전체 품목에 대한 양허방식을 결정하고, 각국이 자국 산업의 민감도에 따라 품목을 배정하는 ‘자유화(Modality)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모든 관세품목은 자국의 산업 민감도에 따라 ‘일반품목(Normal Track)’과 ‘민감품목(Sensitive Track)’으로 분류되며, 민감품목군은 다시 ‘일반 민감품목군’과 ‘초민감품목(Highly Sensitive List)’으로 구분한다. 
 
현재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은 90% 이상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였으며, 민감품목(나머지 10%에 해당) 중 양허에서 제외하기로 한 초민감품목(HS 코드 6단위 기준 약 40개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품 관세율이 0~5% 사이로 인하된 상태다. 
 
확인해보니 A사의 수출품목은 HS3921호에 분류되는 품목으로서 민감품목이 맞다.
 
한편, 한-아세안 FTA는 한국이 체결한 FTA 중 유일하게 ‘상호대응세율(Reciprocal Tariff Rate Treatment)’ 제도를 두고 있다. 
 
상호대응세율은 한-아세안 FTA 협정 부속서2 제 7항에 따라 각 체약국은 협정 부록으로 고관세를 유지하는 민감품목을 지정하고, 상대국은 상호대응세율을 규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따라서, 한국에서 민감품목으로 지정한 품목은 상대국이 해당 품목을 일반품목(Normal Track)으로 양허했더라도 일반품목의 양허세율이 아닌 상호대응세율 부과가 가능하다.
 
한-아세안 FTA 협정발효 초기에는 많은 한국 민감품목의 세율이 10%를 초과해, 예를 들어 태국에서 해당품목 수입 시 최혜국대우 실행관세율(MFN 세율, 기본세율)이 적용됐으나 매년 한국 민감품목의 세율도 낮아져서 현재는 대부분의 품목 세율이 10% 이하다.
 
상호대응세율은 한국의 민감품목 세율이 10%초과인지 이하인지에 따라 다르게 부과한다. 
 
한국의 민감품목 세율이 1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원산지증명서(Form AK)를 구비하더라도 최혜국 대우(MFN) 세율을 적용한다. 한국의 민감품목 세율이 10% 이하인 경우에는 한국의 해당 품목 수입세율과 동일한 세율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 상호대응세율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한국의 민감품목으로 샴푸 및 린스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샴푸와 린스를 민감품목으로 지정하여 아세안지역으로부터 샴푸 및 린스를 수입할 경우 5%의 세율을 부과 중이다. 
 
태국에서는 샴푸 및 린스를 민감품목이 아닌 일반 품목으로 지정하였으나 상호대응세율을 적용하여 원산지증명서(Form AK)를 구비할 경우 수입관세 면제가 아닌 5%의 세율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실무상으로 이를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원산지증명서를 구비하고도 수년간 태국의 샴푸 및 린스 품목 일반 수입관세인 20%를 납부해온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아세안 10개 국가와 수출입 거래를 하는 한국 무역기업은 한-아세안 FTA 활용을 고려하는 경우 해당 수출입 물품이 한-아세안 FTA 협정에서 정하는 민감품목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세안 국가로부터 물품을 수입하고자 하는 경우 FTA 이행특례법 시행령 제2조 제4항 단서 관련, 별표 5에서 아세안 국가별로 FTA 특혜 관세에 제한을 두는 품목을 규정하고 있으니 사전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운영하는 FTA 협정 사이트의 ‘한-아세안 FTA 협정문 및 기본문서’ 항목에서 부속서 2.를 통해 아세안 10개국과 우리나라에서 정하는 민감품목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그외에 거래하는 아세안 국가의 당사자를 통해 현지 세관에서 상호대응세율 부과대상 품목인지 중복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상호대응세율 적용물품을 태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발급한 한-아세안 FTA 원산지 증명서(form AK)는 현지 수입신고를 할 대 다음 3가지 옵션 중 [AK3]을 선택, 입력해야 상호대응세율을 적정하게 받을 수 있다.
 
AK1 : 일반품목군(Normal Track, NT)
AK2 : 수입쿼터(Quota) 적용 품목군
AK3 : 상호대응세율(Sensitive List(SL), High Sensitive List(HSL) 적용 품목군)
 
만일 상호대응세율 적용품목에 대해 AK FORM을 적정하게 제출했더라도, [AK3]이 아닌 [AK1]로 신고시 한-아세안 FTA 특혜관세 적용이 배제되고 기본관세율이 부과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무역협회 회원서비스실 제공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인도수출 때 바이어가 요구하는 FORM 10F와 TRC kimswed 2021.02.06 741
50 중국 선물문화와 비즈니스 kimswed 2018.12.21 796
49 VMI거래가 무엇인가요? file kimswed 2016.07.12 802
48 수입품 원산지증명서 상 HS 코드가 실제와 다른데 kimswed 2018.08.11 810
47 현지 해외 업체와 클레임 금액을 상계처리 kimswed 2016.11.09 864
46 재수입 시 관세 추징 후 재수입 면세 가능? file kimswed 2016.07.09 898
45 계약서에 분쟁해결 관할지와 준거법 kimswed 2018.10.13 1076
44 수출을 했는데 실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file kimswed 2018.06.17 1137
43 중계무역을 하는 경우 절차 및 서류작성방법 kimswed 2019.10.21 1201
42 운송업체가 OBL 분실? file kimswed 2016.07.12 1216
41 기업이 자사 수출실적 정보 조회·관리·전송 kimswed 2023.03.11 1287
40 BWT 조건 방식으로 수출 kimswed 2016.11.17 1296
39 관세청 신고 선기적일과 BL kimswed 2018.07.01 1574
38 중재를 통한 성공적인 무역분쟁 해결사례 file kimswed 2016.07.12 1681
37 이메일․금품수수 등 무역사기 수법 kimswed 2023.02.28 1807
36 무역사기 주요 패턴으로 알아보는 피해방지법 kimswed 2023.03.07 1819
35 코로나19 장기화에 비대면 무역 사기 기승 kimswed 2021.08.04 2273
34 태국서 제조하는 용기의 구매비용 처리는? file kimswed 2016.07.11 3215
33 과도한 규제와 인허가 절차, 글로벌 기준으로 개선 kimswed 2023.01.21 3488
32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 절차와 소요기간은? kimswed 2021.08.14 3917
31 하자로 인한 반품 시 상계처리는 file kimswed 2016.07.13 4681
30 B/L 등 무역서류 실시간 공유 kimswed 2022.12.22 4976
29 바이어가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정정 발급을 요청 kimswed 2021.08.14 5288
28 개정된 베트남 수출입 세법에서 주의 kimswed 2021.09.03 5631
27 선진국과 거래할 때도 무역사기 주의해야 kimswed 2021.08.20 5852
» 한-아세안 FTA에서 ‘민감품목 kimswed 2021.09.03 6327
25 중소기업, 바이어 명의도용 무역 사기 kimswed 2021.10.15 6606
24 인도에서 OEM 제조해 벨라루스로 수출할 때 kimswed 2021.09.23 6651
23 베트남 바이어가 VMI(공급자 주도형 재고관리) 시스템을 요구 kimswed 2021.09.22 6707
22 중국에서 수리 등 목적으로 수입한 제품의 제3국 수출 kimswed 2021.10.25 6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