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발굴부터 수출대금 수령·관세환급까지
 
 
“오직 모든 일은 준비가 있어야 하는 법이니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惟事事 乃其有備 有備無患).”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유명한 ‘유비무환’의 경구다.
 
앞서 바이어를 발굴하고, 수입자와 수입국 신용도를 조사하고, 무역사기를 예방하는 방법까지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수출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초보 수출자는 수출절차별로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파악해서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수출절차는 크게 보면 바이어를 발굴해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수출금융을 조달해서 수출물품을 확보하고, 선적해서 수출을 이행한 후에 만기에 수출대금을 수령하면 대략 일단락된다. 이후 관세 환급의 사후관리 절차를 거치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수출절차마다 관련되는 지원기관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출의 정의와 유형 = 우리나라 대외무역법 제2조에서는 물품, 용역 및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을 포함하여 ‘물품 등’으로 정의하고, 이 물품 등의 수출입을 ‘무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수출 또는 수입을 하는 자를 ‘무역거래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 물품의 수출뿐 아니라 용역이나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 수출도 수출의 정의에 포함된다. 당연히 이런 형태의 수출도 여러 가지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먼저, 수출은 직수출과 간접수출로 구분된다. 직수출은 국내 수출자가 해외 바이어에게 수출하는 형태로 수출실적 또는 수출계약서를 토대로 수출금융을 조달할 수 있다. 
 
국내 생산자 또는 판매자가 국내 수출기업에게 판매하고, 국내 수출기업이 이를 다시 해외 수입자에게 수출하는 형태의 거래에서, 국내 생산자(판매자)가 국내 수출자에게 판매하는 계약을 간접수출이라 하고, 내국신용장 또는 구매확인서를 토대로 무역금융, 무역보험(보증)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유형으로 수출을 분류할 수 있다. 다음은 무역보험공사(무보)의 대표 상품인 단기수출보험(선적후) 약관에서 구분하는 수출의 유형이다. 무보는 약관에 따라 중계무역이나 재판매거래도 담보하고 있다.
 
ㆍ일반수출​ : 국내에서 생산·가공 또는 집하된 물품을 수출하는 거래 (우리나라 선박에 의하여 외국에서 채취 또는 포획한 수산물을 수출하는 거래 포함)
 
ㆍ위탁가공무역​ :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 생산·가공한 물품 또는 국내기업이 위탁하여 외국에서 가공한 물품을 수출하는 거래
 
ㆍ중계무역​ : 수출을 목적으로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통관하지 않고 제3국으로 수출하는 거래
 
ㆍ재판매​ : 수출자가 해외지사 등(현지법인 포함)에 물품을 수출하고, 동 해외지사 등이 동 물품을 현지 또는 제3국에 재판매하는 거래
 
위 정의에서 중계무역(Intermediate Trade)은 물건을 수입하되 국내 통관은 하지 않고 수출하는 형태로 중계무역자는 수입계약과 수출계약을 모두 체결하고 수출대금을 직접 수령한다. 이 경우에 ‘수출대금(FOB) - 수입대금(CIF)’만이 대외무역법상 수출실적으로 인정된다.
 
한편 중개무역(Merchandising Trade)은 중개무역상이 수출 또는 수입 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수출자와 수입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고 중개수수료만을 수취하는 형태이다. 중계무역과 마찬가지로 물품은 중개무역자의 국가로 반입되지 않고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직접 이동한다. 이 중개무역은 대외무역법상 수출거래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수출 절차
 
1) 시장조사 및 바이어의 발굴 = 시장조사를 거쳐 목표시장을 정한 후 잠재 바이어를 대상으로 선별작업을 벌인 후 최종적으로 거래할 바이어를 선정한다. 이 단계에서는 KOTRA, 한국무역협회, 무역보험공사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2) 수출계약 체결 = 거래조건은 수출자가 선적 시까지 책임지는 FOB, 또는 여기에 해상운송비와 적하보험료가 포함되는 CIF 조건이 주로 사용된다. 결제조건에는 신용장방식, T/T 등 송금방식, 추심방식(D/A, D/P) 등이 있으나 주로 T/T 외상거래 방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표준적인 수출계약서에는 선적조건(Terms of Shipment), 결제조건(Terms of Payment), 보험조건(Terms of Insurance), 품질조건(Terms of Quality), 수량조건(Terms of Quantity), 가격조건(Terms of Price), 포장조건(Terms of Packing), 불가항력 조항(Force Majeure), 클레임 조항(Claim Clause), 중재조항(Arbitration Clause), 정형거래조건(Trade Terms), 준거법(Governing Laws) 등이 포함된다. 
 
실무적으로는 정식계약서(Sales Contract) 없이 공급 확약서(Offer Sheet), 구매주문서(Purchase Order), 견적송장(Proforma Invoice) 등이 계약서를 대신하기도 한다. 즉 수출자가 보내온 Offer Sheet, Proforma Invoice에 수입자가 서명하거나, 수입자가 보내온 Purchase Order에 수출자가 서명하면 계약서로서의 효력을 가지게 된다. 
 
초기 단계에서 수출자가 잠재 바이어에게 거래제안서(Business Proposal)를 보내면서 거래가 시작되기도 하고,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물품의 스펙, 가격, 거래조건 등에 대해 물어보는 조회 서한(Inquiry)을 보내서 거래를 타진하기도 한다. 
 
이 인콰이어리 단계에서는 앞서 설명 드린 무역사기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니 잘 점검해 보아야 한다. 상대의 상호명, 연락처, 이메일 주소 도메인 등을 면밀히 살펴서 명의도용 사기 여부를 가려내야 하고, 무료 샘플을 요구하고 잠적할 수도 있으니 인콰이어리를 한 상대에 대해 KOTRA나 무역보험공사를 통해서 신용정보를 조사해 보아야 한다.
 
신용장 거래라면 신용장 초안을 입수해서 수출계약 내용과 일치 여부, 유효기간 등을 확인하고 필요시 수정 요청해야 합니다. 수출을 이행하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으니 신용장 유효기간과 서류 제시기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3) 수출승인·허가 = 대외무역법의 수출입공고, 통합공고, 전략물자수출입고시 등에 의하여 거래가 제한되는 경우 수출승인, 요건확인, 허가 등의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4) 수출금융과 수출물품의 조달​ = 수출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이 확실시 되면 수출물품을 생산하거나 구매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담보가 부족한 초보수출자라면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신용보증서(선적전)나 신보·기보 보증서를 담보 삼아서 무역금융, 무역협회 무역진흥자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시장진출지원자금 등을 활용하면 된다. 수출입은행의 수출이행자금이나 수출성장자금을 활용해도 좋다.
 
5) 수출검사 = 수입자가 수출물품의 검사를 요청하는 경우에 실시한다. 바이어의 요청으로 수출자가 하거나, 바이어가 대리인 통해서 또는 바이어 지정 기관에서 실시하기도 한다.
 
6) 운송계약과 보험계약의 체결​ = 초보수출자는 코리아쉬핑가제트(www.ksg.co.kr) 등 참고해서 포워딩업체를 활용하면 된다.
 
7) 무역보험의 가입 = 결제조건이 위험이 따르는 무신용장방식 외상거래인 경우 수출대금 미회수위험을 담보하는 무역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8) 수출신고 및 수출통관​ = 수출통관은 세관에 수출신고를 한 후 물품을 선박이나 항공기에 적재하기까지의 절차를 말한다. 수출시 물품이 소재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세관에 신고(FOB 기준 200만 원 초과 시 신고, 200만 원 이하도 수출실적 필요 시 신고 가능)하고 수출신고필증을 취득한다. 
 
수출신고는 관세사에게 의뢰하거나 수출자가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unipass.customs.go.kr)로 직접 할 수도 있다. 수출신고 과정에서 수출신고물품검사는 일반적으로 생략되나, 예외적으로 적재지 검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세관의 검사 일정에 따라 선적일정이 변동될 수도 있다. 
 
9) 화물선적 = 수출신고 수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출물품을 선적하고 선하증권(B/L)을 발급받는다. 최근에는 수출 승인이나 운송 등의 수출 업무는 관세사무소나 복합운송업자(포워더)가 대행해주고 있다. 
 
10) 운송서류의 구비와 대금 회수​ = 운송서류와 환어음을 구비해서 은행에 제시 후 수출채권을 유동화(Nego)해서 수출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받은 수출금융을 상환한다. 
 
네고는 수출대금의 결제가 아닌 대출이다. 그러니 만기에 수입자가 수출대금을 결제하지 않으면 수출자는 자기자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11) 수출대금의 만기 수령​ = 외상수출거래의 경우 결제기일 만기에 수출대금을 수령한다.
 
12) 관세 등의 환급​ = 수출 신고 후 2년 이내에 수출자 또는 제조업자가 세관에 관세 환급 신청을 한다.
 
13)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 발생 시 대응 = 무역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무보에 보험금을 청구해서 수출자 귀책이 없는 경우 보험금을 수령한다. 무역보험 미부보건이라면 무보에 미회수채권 회수대행을 의뢰한다.
 
●​수출실적 확인 
 
수출하고 나서는 무역금융을 추가로 받거나 무보 등 관련 보증기관 보증서를 발급받기 위한 증빙서류인 수출실적을 발급받는 것이 좋다. 통관 수출이나 용역의 경우에는 한국무역협회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수출유형에 따라 거래하는 외국환은행(내국신용장, 구매확인서 실적, 중계무역 등),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전자적 형태의 무체물) 등에서 실적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대략적으로 수출절차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회에서는 가상의 초보 수출자의 수출 과정을 소개한다.
 
오주현
한국무역보험공사 전문위원
happyoj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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