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보다 미시, 총체보다 디테일에 맞춘 세미나 지향
100회를 변곡점 삼아 다양하고 깊이 있는 200회, 300회 힘쓸 것
 
100이라는 숫자는 한국인들에게 의미가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면 백일잔치를 하고, 연인들은 만난 지 100일이 되는 날을 기념한다. 상고시대엔 곰이 100일 동안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단군임검의 어머니가 되기도 했다. 
 
여기 월간 단위로 진행되는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100회까지 끌어온 사람이 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이다. 그는 지난 5월 23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진행된 ‘제100회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마치고 오래 묵은 숙제를 끝냈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 소장은 중국 칭화대학교 경영학 박사(현 칭화대학교 한국 총동문회장) 출신으로 주중한국대사관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과 경제통상전문관을 지냈으며 미국 듀크대(Duke Univ.) 교수를 거쳐 현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무역신문> 편집국에서 그를 만나 중국 비즈니스 세미나와 중국경영연구소 얘기를 들어봤다.
 
▲박승찬 |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중국경영연구소 소장/한중사회과학협회 부회장/중국유학한국총교우회 수석부회장/KOTRA 한-중 FTA 전문컨설턴트/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교수/중국 칭화대학교 경영학 박사/칭화대학교 한국총동문회장. 【사진=김석경 기자】
-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시작한 계기는.
 
먼저 중국경영연구소를 얘기해야 한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년 동안 미국 듀크대에서 MBA 과정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과거 4년 동안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과 경제통상전문관을 지내면서 3000개가 넘는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도왔는데, 당시 직접 체험하고 보고 들은 중국 진출 성공 사례 같은 것들을 강의했다. 
 
그 때 듀크대에서 중국경영연구소를 처음 만들었다. 
 
귀국 후 한국에서 중국경영연구소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경제나 기업에게 중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데,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사례 중심으로 연구하고 알기 쉽고 생생하게 전파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자는 취지였다.
 
2013년 3월 중국경영연구소를 개소했고 직후인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제1회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열었다. 
 
LG전자 김동영 차장이 ‘LG전자의 중국 사업 현황과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첫 번째 강의를 맡았다.
 
- 강의는 주로 누가 맡는가.
 
대부분 기업 대표나 임직원 등 중국 현장 전문가들이다. 
 
현지에서 직접 부딪치며 시장을 조사하고 개척하면서 온몸으로 중국을 체득한 사람들을 모셨다. 
 
예를 들면 연재호 아모레퍼시픽 중국 소장(3회)은 ‘전략적 파트너 선정을 위한 중국 화장품 시장의 이해’, 장장원 상해청상식품유한공사 대표(11회)는 ‘중국에서 통하는 황제 마케팅 비법’, 이태형 이앤비 스타즈 대표(13회)는 ‘한류를 활용한 중국 비즈니스 실전-드라마/방송 수출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또 이종식 판다코리아 대표(38회)는 ‘사례로 배우는 중국 역직구 시장진출 전략’, 최창환 장수돌침대 한국/중국 회장(56회)은 ‘별이 다섯 개! 장수돌침대 중국 사업 성공의 비밀은’,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85회)는 ‘파파레서피는 어떻게 중국에서 성공했나’를 주제로 강의했다. 
 
- 10년 가까이 이 세미나를 운영해 왔다. 100회까지 이끌어온 비결이 있다면.
 
거시적인 이야기보다 미시적인 이야기, 총체보다 디테일을 지향했고 특히 개별 기업이나 품목의 사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다루려고 애썼다.
 
- 100회 세미나는 특별했나.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는 매월 1회 개최하므로 원래 지난 2020년 여름 즈음에 100회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그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세미나가 정상 개최되지 못하고 드문드문 열렸다. 
 
그리고 마침내 12월에 100회 세미나 준비에 착수했다. 박진 현 외교부장관(당시 국회 외통위 국회의원)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청하고 호텔까지 빌려 성대하게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돼 개최를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1년 넘게 세미나를 진행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100회를 하게 됐다. 
 
지난 4월 말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급하게 준비하느라 생각만큼 성대하게 하진 못했지만, ‘더우인 & 틱톡 비즈니스 생태계 대해부’를 주제로 틱톡코리아 박선미 매니저, 전진배 매니저가 각각 ‘더우인 숏폼 마케팅,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례로 배우는 더우인/틱톡 커머스 활용법’을 강의하고 김현주 아이콘차이나 대표와 윤승진 숏만연구소 대표가 각각 ‘사례로 배우는 더우인/틱톡 커머스 접근 전략’, ‘사례로 배우는 더우인/틱톡 제작 기법’을 발표해 내용만큼은 풍요로웠다. 
 
또 줌을 통한 화상 중계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현장 열기도 뜨거웠지만 중국에서 줌을 통해 세미나에 참가한 사람들도 많았다. 대개 중국 현지에 있는 한국기업 관계자나 지자체 공무원 등이었다. 반응이 좋았다.
 
▲5월 23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제100회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승찬 제공】
- 세미나 참가는 유료인가.
 
중국경영연구소 연간 유료회원은 모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다. 유료회원이 아닌 사람은 개별 세미나에 그때그때 참가비를 내고 참석하면 된다.
 
- 세미나를 이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세미나를 개최하는 주체인 중국경영연구소가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세미나 장소나 강사 섭외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가장 힘들다. 
 
약 80회까지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강의실을 무료로 이용했는데, 이후에는 강남 등지를 떠돌며 세미나를 진행해야 했다. 또 중국에 계신 강사를 한국으로 모셔오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그분이 한국에 출장 올 때에 맞춰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간 유료회원이 줄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세미나만으로 중국경영연구소라는 조직을 꾸려나가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지자체, 유관기관 등의 연구용역이나 컨설팅 등을 수주하거나 중국 수출상담회를 맡아 수행하면서 연구소 운영에 보탠다.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용역을 수주하고 보고서를 쓰고 수출상담회 등을 수행하다 보면 늘 잠이 부족하다. 
 
보고서 하나 쓸 때도 인사이트 있게 하려다 보니, 완성할 때마다 이가 하나씩 빠지는 고통을 맛본다. 
 
그래도 연구소 출범부터 함께해 온 조병욱 사무국장과 연구원들이 있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3년 전 연구소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위상이 높아졌고, 그동안 회원들과 쌓은 네트워크와 사업 노하우가 축적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보람이 있다면.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듣고 창업이나 중국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며 수강생들이 감사 표현을 할 때 가장 보람 있다. 
 
한 분은 중국시장을 상대로 화장품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1년 반 정도 세미나에 열심히 참가하더니 국내에서 창업했다. 
 
마침 내가 중국에서 화장품 수출상담회를 진행하게 돼 바이어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이 회사는 매출이 점점 늘어 중국에 법인도 세웠다. 
 
또 다른 사례는 수강생들끼리 회사를 차려 성공한 것이다. 
 
수강생 한 명은 상품 소싱에 경험이 많고 특화돼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중국 시장을 잘 알았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기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고 나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중국 바이어를 만날 때 이 회사 제품을 적극 추천하는 방식으로 도왔는데, 결국 중국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이런 공로로 2016년 무역의날에 대통령상을 받았다.
 
- 향후 계획은.
 
연구소가 공식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후 활동 범위를 넓히던 중 코로나19를 만나 주춤했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출발하려 한다. 
 
우선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안정화하는 데 힘쓰겠다. 
 
더 실질적이고 인사이트 있는 내용으로 참석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이번 100회를 변곡점 삼아 더 풍성한 내용으로 향후 200회, 300회 세미나가 이어지도록 힘쓸 것이다. 
 
연구소 내부적으로 조직을 새롭게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단법인으로서 연구소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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