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카지노출입금지

kimswed 2014.04.16 10:31 조회 수 : 423 추천:76



글, 주호치민한국총영사관 신주화 영사

카지노와 관려한 교민들의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렵게 땀 흘려 번 돈을 카지노에서 탕진하고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해외에서 고생시키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심심풀이 땅콩'으로 그쳐야 할 카지노가 도박중독으로 잘못 이어지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되돌아 보고자 한다.

어느 금요일 밤 자정 무렵, 우리 교민 A씨가 베트남 공안에 연행되었다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해왔다. 영사와의 면담에서 A씨가 털어 놓은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최근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을 잊어버리려고 술을 마신 뒤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는데 짧은 시간에 돈을 모두 잃게 되었고,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 나서 카지노 기계를 내리쳤다고 한다. 그 바람에 유리가 깨졌고, 카지노 직원들과 시비 끝에 공안지구대에 연행된 것이다. A씨는 카지노 측에서 손해를 배상하고, 벌금을 낸 뒤에야 풀려났다.

또 다른 교민 B씨는 총영사관으로 영사를 찾아와 도박 빚 때문에 죽을 맛이라며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하소연 하였다. 2011년말 경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B씨는 일명 '꽁지'인 도박사채업자에게 13만불이라는 거금을 빌렸다고 한다. 당시 선이자를 떼고 나니 실제로 받은 돈은 10만 불 정도였고, 그 후로 여러차례에 걸쳐 23만불 정도를 갚았지만 여전히 15만불의 빚이 남아 있다며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땅을 치고 후회했다. 영사는 남은 빚을 갚기 전에 한국경찰에 고소하여 구제받도독 안내해 주었다.

올 초에 호치민에 주재하는 회사원 C씨가 몇일 째 출근을 안하고 소식이 없다며 동료직원이 총영사관에 신고했다. 회사 차량을 몰고 나간 뒤 사흘 동안 전화를 해도 연락이 안된다며 걱정을 많이 하였다. 신고를 받고 영사가 수소문을 한 끝에 신고 다음날 C씨와 통화가 가능했다. 확인해보니 C씨는 회사 차량을 이용하여 카지노에 갔고 거기서 돈을 잃게 되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수면제를 먹고 어느 호텔에서 긴 시간 잠을 잤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사건으로 C씨는 직장마저 잃게 되었다. 그 후 다른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귀국하지도 못한 채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장래 유망한 젊은 직장인이 꿈을 안고 타국까지 와서 하루 아침에 노숙자 신세가 되었으니 이만저만한 문제가 아니다.

또 우리 교민의 이야기이다. D씨는 사기 혐의로 베트남 공안에 쫓기고 있다. 건실한 업체를 운영하던 D씨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골프장에서 무료로 받은 바우처를 가지고 친구들을 따라 카지노에 출입하게 된 것이 자신도 모르게 도박 중독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금씩 돈을 따는 재미로 몇 번을 가게 된 것이 점차 카지노 출입이 잦아지면서 많은 돈을 잃게 되었다. 회사는 폐업할 위기에 몰렸고, 급기야 사업 파트너에게 거짓말을 하고 15만불을 챙겼으나, 그 돈마저 카지노에서 모두 잃었다. 그 후 고소를 당했고, 지금껏 정상적인 사회 생활도 못하고 도망자 생활을 하고 있다.

몇 년전 우리 국민 E씨가 호치민 시내 고층건물에서 투신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건실한 회사원이었던 E씨가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몇 년간 힘들게 벌어 저축해 두었던 돈을 카지노에 빠져 모두 날리고, 급기야 회사 공금까지 손을 대게 되었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죄책감에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며칠을 길거리에서 배회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장례를 위해 베트남에 온 부모들은 "너무나 착실한 아들이었는데...." 라며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앞의 예는 공관에 접수된 사례 중 대표적인 것들인데,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남에게 또는 가족들에게 아무런 말도 못하고 사채 빚더미에 눌려 고통스럽게 하루 하루를 지내는 또 다른 교민이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카지노에서의 도박은 기본적으로 형법상 도박죄에 해당한다. 강원랜드의 경우 관련법에 "도박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으나, 해외 카지노에서의 도박은 그 나라에서는 합법이라고 해도 한국 입장에서는 엄연한 불법이다. 이를 '속인주의'라고 하는데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에 있더라도 한국법을 어기면 처벌된다는 원칙이다. 물론 관광 중에 재미삼아 방문한 해외 카지노에서 한 두번 도박을 한 경우,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처벌실의도 별로 없기 때문에 경찰이나 검찰이 굳이 처벌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러 차례 출입하거나, 한번이라도 도박의 명백한 증거가 확보된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 몇몇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 원정도박으로 처벌된 것이 좋은 예이다.

도박은 중독성이 모든 중독 중 으뜸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도박을 하기 위해 마약을 끊는다"는 말이 있겠는가. 해외에 장기간 거주하는 교민이라면 카지노 출입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대다수의 건전한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우리 주변의 친구와 동료들의 삶도 서로 보살펴 주어야 한다.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친구의 권유로, 혹은 우연회 얻게 된 공짜 바우처 때문에 시작한 카지노 도박이 헤어날 수 없는 중독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두번 돈을 따더라도 결국은 독이 된다. 당연히 발을 들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도박중독 예방법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9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7) kimswed 2022.11.05 11174
378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8) kimswed 2022.11.12 11138
377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6) kimswed 2022.10.28 10819
376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5) kimswed 2022.10.21 10792
375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4) kimswed 2022.10.15 10599
374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3) kimswed 2022.10.08 10296
373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2) kimswed 2022.10.01 10161
372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1) kimswed 2022.09.24 10149
371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30) kimswed 2022.09.16 10115
370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9) kimswed 2022.09.02 10080
369 글로벌 공급망 대란, 라오스 kimswed 2022.09.15 10073
368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7) kimswed 2022.08.20 10054
367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8) kimswed 2022.08.28 10028
366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5) kimswed 2022.08.06 9994
365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6) kimswed 2022.08.15 9984
364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3) kimswed 2022.07.21 9984
363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2) kimswed 2022.07.09 9962
362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4) kimswed 2022.07.26 9936
361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1) kimswed 2022.07.04 9919
360 미국, 스포츠용품 시장의 공략 키워드는? kimswed 2022.11.29 9914
359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20) kimswed 2022.06.25 9898
358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8) kimswed 2022.06.11 9865
357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9) kimswed 2022.06.17 9840
356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7) kimswed 2022.06.06 9822
355 중국, Z세대 안티에이징 수요에 주목 kimswed 2022.06.10 9782
354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100회나 개최한 박승찬 kimswed 2022.06.04 9764
353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6) kimswed 2022.05.30 9754
352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5) kimswed 2022.05.20 9637
351 스페인, 확산하는 ‘K-뷰티’ 열풍 kimswed 2022.12.12 8955
350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4) kimswed 2022.05.14 8668
349 미국, 아마존도 탐내는 홈케어 시장 kimswed 2022.12.21 8157
348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3) kimswed 2022.05.06 7787
347 정병도 웰마크 사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망록(12) kimswed 2022.05.01 6860
346 미국인들은 왜 ‘고급 슈퍼마켓’에 열광할까? kimswed 2023.01.16 6054
345 중국, 다시 부는 자전거 열풍 kimswed 2023.01.25 5939
344 FTA 활용 성공 사례] X사-생수 kimswed 2023.01.31 5657
343 이라크, 미용필러 제품 진출 유망 kimswed 2023.02.04 5427
342 대만, 한식과 사랑에 빠지다 kimswed 2023.02.07 5232
341 FTA 활용 성공 사례 화장기기 kimswed 2022.04.30 5075
340 일본, 식품업계의 히트 키워드 kimswed 2023.02.15 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