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최대 30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의 저비용 경쟁사들에 대항하기 위한 대담한 조치 중 하나다.
이번 확장으로 삼성이 가장 근래에 설립한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의 생산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 제조 비용이 감소하고 이익률도 올라갈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한국 제조업이 중국을 떠나 인건비가 더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10일(월) 양국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중국의 샤오미, 레노버 그룹 등이 삼성보다 낮은 가격에 양질의 폰을 내놓으면서 지난 수개월 사이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타격을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분기 31%에서 3분기 25%로 감소했다.
판매 둔화가 삼성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 삼성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2분기 16%에서 7%로 떨어졌다.
삼성은 비용이 더 낮은 하노이 근처 등으로 휴대폰 제조기지를 옮김으로써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하노이의 월 평균 임금은 또 다른 삼성 휴대폰 공장이 있는 베이징의 3분의1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 3월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에서 가동을 시작한 20억 달러 규모의 휴대폰 제조 라인을 확대하는 데 쓰인다. 이로써 이미 베트남에서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있는 삼성의 스마트폰 관련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은 2009년부터 베트남 북부 박닌에서 25억 달러 규모의 휴대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7월에는 같은 곳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용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