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키워 만든 ‘랩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가 저렴한 가격과 전문가가 아니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식별하기 어려운 품질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폭락 수준을 경험하고 있다. 다만, 아직 천연 다이아몬드 소매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이 각각 따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

 
●뜨거워지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Lab)에서 키워(Grown) 생산한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광학적으로 100% 동일한 반면, 가격은 천연 제품의 20~30%에 불과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외신들은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전문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의 보고서를 인용해 2021년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2025년까지 39억 달러(약 5조2000억 원)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및 비윤리적 노동착취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친환경 및 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에단 골란(Edahn Golan) 다이아몬드 리서치앤데이터에 따르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판매 비중은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2020년 2.4%에서 올해 9.3%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출액 중 인조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월 9%로, 5년 전의 1%에 비해 급증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원석 가공지다.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량을 기준으로 한 인조 다이아몬드 비중은 이미 25∼35% 수준에 이른다고 투자회사 리버럼 캐피털마켓은 분석했다.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 폭락 =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9월 초 글로벌 다이아몬드 업계 선두 주자인 드비어스(De Beers)가 상품 가치가 비교적 높은 ‘셀렉트 등급’ 보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Select Makeables)의 가격을 최근 1년 새 40%가량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해당 상품군의 원석은 캐럿당 1400달러 수준이었는데 올해 7월에는 8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향후 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1년에 10회에 걸쳐 ‘사이트홀더’(Sightholder)라 불리는 한정된 중간 거래상에 판매하는데, 이들 거래상과 보석 제조사 간 2차 거래시장에서 원석 가격이 더 낮은 점을 고려하면 드비어스의 공급가격이 향후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드비어스가 큰 폭의 가격 하향 조정을 지양해온 점을 고려하면 최근 1년 간의 가격 하락 폭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가격 급락의 큰 요인 중 하나로는 대체재인 인조 다이아몬드 시장의 급격한 확대가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1∼2캐럿 크기의 외알박이 다이아몬드 반지는 미국에서 청혼 반지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수요층이 두껍고 구매자가 가격에 민감한 이 시장을 인조 다이아몬드가 업계가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원석 다이아몬드 가격지수에서도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 하락이 확인된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짐니스키 글로벌 다이아몬드 원석 지수는 9월 30일 기준 전주 대비 0.5%, 전월 대비 2.2% 하락한 153.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07년 12월 당시 가격을 100으로 놓고 변화를 측정한다. 현재는 52주 신고가였던 3월 초 185.8 대비 17.38% 내려간 상태다.
 
업계 애널리스트인 폴 짐니스키는 코로나19 제한 완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외식·여행 등에 돈을 쓰면서 다이아몬드 소비가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다이아몬드 가격 움직임을 포물선에 비유하면서 지금은 하락 조정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천연 다이아몬드 소매가격은 그대로 = 하지만 CNN은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전했다. 소매상들이 단기적인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 등락에 따라 판매가를 조정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애널리스트인 이든 골란은 “소매상들은 기준 소매가격을 정하고 맹렬히 매상 총이익을 지키려 한다”면서 다이아몬드 원석 1캐럿 소매가격은 2020년 1월 대비 여전히 평균 3% 비싼 상태라고 말했다. 또 짐니스키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도매가격이 내려가면 일부 보석상들은 더 많은 이익을 거두려 할 것”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밸런타인데이 등이 있는 연말·연초가 되면 판매가 늘겠지만 전년 대비 매출 하락세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천연과 랩그로운, 각각 따로 성장 예상 = 전문가들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를 대체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장을 형성하며 각각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중국의 점유율이 50~60%로 가장 높긴 하지만, 저품질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많은 탓에 미국과 인도가 생산 시장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드비어스로 지난 2020년에 9400만 달러(약 1270억 원)를 투자해 20만 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희소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채굴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서다. 안트베르펜다이아몬드센터(AWDC) 및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등에 따르면 광산 노후화 및 고갈로 매년 평균 5% 정도의 채굴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2020년 1억 1100만 캐럿에서 2050년 1400만 캐럿으로 채굴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이아몬드 원석 수요는 안정적인 우상향을 보이며 증가하고 있어, 공급 감소와 맞물리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 부족량은 2026년 8600만 캐럿을 기록하고 2050년에는 2억 7800만 캐럿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다이아몬드 제재 파장은 = 이런 가운데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에 대한 금수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최근 익명을 요구한 벨기에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조만간 구체적 방침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합의가 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직접 구매 금지를 비롯해 우회 경로 수입도 금지하는 방안이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생산 국가다. 서방은 이전에도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제재를 고려했으나, 당시 벨기에처럼 다이아몬드 수입 규모가 큰 국가들은 단순히 수입만 금지할 경우 우회로로 유입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대신 러시아산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등 더욱 세밀한 설계를 통해 우회로를 차단해야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시장 특성상 다른 지역 다이아몬드와 섞여 ‘혼합 원산지’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러시아산이 최종적으로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추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에 따라 G7은 연마 과정에서 러시아산과 비러시아산을 분리해 생산하는 것만 유통되도록 하고, 혼합 원산지 표기 다이아몬드는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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