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외 품목들 수년간 2%대 증가 그쳐
산업기반·생산성·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 작용
올해 1분기 우리 수출 성적표가 암울하다. 최대시장인 대중국 성장률은 –29.8%, 최대 품목인 반도체 성장률은 –40%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월 25일 열린 무역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최근 수출부진에 대해 수출산업기반과 생산성·경쟁력 등이 약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리 수출은 올 1분기 15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6%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수입은 1740억 달러(-2.2%)로 225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나아가 4월 20일까지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1839억 달러였다. 수입은 –4.0% 감소한 2105억 달러, 무역적자는 266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 수출증감률은 1월 –16.4%, 2월 –7.6%, 3월 –13.6%, 4.1~20일까지-11.0%로 2월을 제외하면 다소 감소세가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감소세가 두 자릿수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수입은 1월 –2.8%, 2월 3.5%, 3월 –6.4%, 4월 20일까지 –11.8%로 감소세가 확대되는 추세다. 통관기준 무역적자도 1월 125억 달러, 2월 52억 달러, 3월 46억 달러, 4월 20일까지 41억 달러로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교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중은 1월까지 11.9%, 2월 누적 8.5%, 1분기 누적 6.9%, 4월 20일까지 누적 6.7%의 추세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국제수지 통계상 상품수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반도체 제외한 품목, 지난 몇 년간 수출 성장 2%대 그쳐 = 올 1분기에는 대중국 수출(–29.8%)과 반도체 수출(-40%)이 부진한 반면, 승용차 수출성장률이 44.0%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작년 중간재 수출은 9% 증가했으나 올 1분기엔 –19.5%로 감소했고, 소비재 수출은 작년 3.6% 증가했으나 올해에는 환율상승 등에 힘입어 27.1% 증가세를 시현했다.
국가별 중간재 수출은 중국(-29.6%), 베트남(-27.5%), 홍콩(-44.7%), 대만(-37.9%) 모두 감소했는데, 이들 한자문화권 국가로의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우리의 중간재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소비재 수출은 환율상승과 자동차 등 수출신장세로 미국(39.4%), 캐나다(46.3%), 독일(70.9%) 등의 급증세를 보였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중간재 수출 비중(69.5%)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70% 이하로 떨어지고 소비재 수출 비중은 작년 11.8%에서 올 1분기 15.6%로 확대됐다.
“최근 수출 부진은 세계경기 위축 등에도 원인이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누적된 수출산업기반 약화의 결과”라며 “최근 몇 년간 수출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해 온 반면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증가율은 2%대에서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7년간 반도체 부문의 수출 증가분이 전체 수출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3%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 수출이 연평균 6.1% 증가할 동안 선박, 자동차, 전자기기 등 비장치산업 수출이 2.3% 감소하면서 장치산업 이외의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수출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동시에 반도체 수출 급증과 그 외 품목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구조의 편중성은 세계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화했다.
HS 4단위 기준 최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의 경우 16.5%인데, 이는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10대 품목 비중도 48.1%에 달하며 다른 국가들이 20~30%를 나타내는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면서 다른 산업들의 수출기반 약화는 드러나지 않았다. 우리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2016년까지는 최대 12.6%에 불과했으나 우리 상품의 세계수출시장점유율은 3.1%대에 이르렀다.
이후 이 비중이 2017년 이후엔 20% 수준으로 급증했으나, 다른 수출 산업기반의 약화로 우리 상품의 세계수출시장점유율은 2.9% 부근으로 하락하였고 최근 반도체 수출마저 급감하자 우리의 세계수출시장점유율은 2.7%대로 14년 만에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무역협회는 우리 수출부진의 구조적 원인으로 산업기반 약화에 이어 ▷생산유연성 및 가격경쟁력 약화 ▷수출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확대 ▷미흡한 R&D생산성 등의 원인을 꼽았다. 아울러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세금부담 완화 ▷노동유연화 ▷대규모 경제사절단 파견 지속 ▷경쟁국과 동등한 사업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영채 weeklyctrade@kita.net
김영채 weeklyctrade@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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