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무역인] 전순호 호보

kimswed 2023.07.29 06:03 조회 수 : 58

한국 약용작물로 만든 미용용품… 진짜 ‘K-뷰티’ 알린다
 
 
‘한국 약용작물의 우수성을 세계로!’
 
전순호 호보 대표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30년간 약용작물을 재배하다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60대의 나이에 미용용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수출 경험이 없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단기간에 해외시장도 뚫었다. 칠순을 바라보는 전 대표는 유통전문회사를 세워 국내외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0년 약용작물 재배 경험을 살려 호보를 창업한 전순호 대표는 우리 약용작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다는 목표다. 전순호 대표가 충북 청주 흥덕구 사무실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기자]
●약초와 함께 한 인생 = 전 대표는 아버지를 따라 산을 타다가 우리나라 약초의 우수성을 일찍 확인했다. 전 대표는 “돌 틈에서 약초가 자라는 것을 보고 ‘생명력이 대단하다’며 어려서부터 호기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구절초, 인동덩굴, 질경이 등의 탁월한 효능에 대해 알게 됐고 곧 약용작물 재배업에 뛰어들었다. 그 시점이 1990년대 초반. 당시만 해도 희귀약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가 약용작물을 재배한 곳만 지리산, 전남 강진 영암, 강원도 태백 등 다수였다.
 
약용작물을 재배하던 중 전 대표는 일부 작물이 피부병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주변에 피부에 문제가 있다면, 그는 직접 재배하는 작물로 처치를 했다. 전 대표는 당시를 ‘이미 오래전부터 생활 속에서 임상을 했다’고 표현했다. 
 
사례로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인과 함께 서점을 운영했을 당시를 소개했다. 버스기사들이 오래 앉아서 운전하다 보니 습진·가려움증 등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전 대표가 약용작물로 완치를 도왔다는 것. 
 
전 대표는 “제가 처치해서 피부병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며 “피부과 의사들도 작물의 어떤 효능으로 개선됐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그 때부터 개발노트에 꼼꼼히 메모했다. 전 대표에게 개발노트를 보여 달라고 제안했으나 그는 고사했다. 수십 년 노하우가 담겨있는 것으로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60대의 나이에 제조업 뛰어들어 = 생활 속 임상으로 자신감이 붙은 전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60대의 나이에 뛰어든 배경을 묻자 “제가 처치해주면 피부병이 좋아지는데 어떻게 창업을 안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창업하기 전에 전 대표는 이미 약용작물로 집에서 비누를 수제로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기회가 찾아왔다. 우연한 기회에 보증기관을 찾아가 상담을 하던 중 직원이 습진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전 대표가 수제로 제작한 비누를 제공한 것. 한 달 후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습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효능을 확인한 기술보증기금 직원은 호보의 경영 컨설팅부터 기술자문 그리고 벤처확인 등을 도왔다. 보증기관 직원의 도움 덕분에 회사명과 같은 ‘호보’ 비누는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전 대표는 밝혔다.
 
●바르는 비누의 탄생 = 호보 비누는 계면활성제·글리세린 등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전 대표는 바이어 앞에서 비누의 맛을 본다. 순수 약용작물로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관련 특허 ‘식물성 자연 비누, 그 조성물 및 제조방법’을 보유한다. 비누에는 18종의 약용작물이 들어갔다. 작물에서 뽑아낸 성분을 활용해 거품이 생기고, 보습이 되는 비누를 만들었다. 비누로 오일 성분을 지우는 클렌징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전 대표는 소개했다. 비누로 세안하면서 클렌징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순호 대표는 차별적 경쟁력으로 호보가 바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번이라도 사용하면 충분히 효능을 느끼기 때문이다. 호보는 비누로 ‘씻으면서 바르면 피부 트러블 개선 효과를 본다’며 시장을 뚫으려 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쉽지는 않았다.
 
“비누를 보따리에 싸들고 화장품가게, 한방병원, 한방의원, 피부과 등을 찾아다니며 비누를 바르면 낫는다고 말하자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친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호보는 헝가리·인도·대만 등 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전시회의 호보 부스를 방문한 태국업체와 기념촬영하고 있는 전순호 대표(가운데) [사진=호보]
●방송 덕분에 수출길 열어 = 전 대표는 마케팅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에 호보의 제품이 지상파 방송 KBS의 ‘인사이드 월드’에 소개됐다. 그게 2020년. 해외 14개국으로 송출된 방송을 보고 해외에서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전 대표는 “인도, 태국, 헝가리 등에서 연락이 왔다”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헝가리에서 반응이 좋았다. 전 대표에 따르면 헝가리 생활용수에는 석회질 성분이 많아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트러블이 생기곤 한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수출을 시작했고, 지금도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 참가 등을 통해 인도·대만·태국 등 8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 대표는 비누에서 파우더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전 대표는 “마케팅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며 “이 세상에 없던 ‘비누로 바른다’는 개념에 사람들이 익숙해 하지 않았다. 그래서 화장품처럼 파우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우더는 기능성 약용작물 추출물을 건조시켜 만든 것으로 비누와 마찬가지로 화학물이 전혀 첨가되지 않았다. 소량의 물만 뭍이면 재형이 돼 피부에 편하게 바를 수 있다. 호보는 ‘아드리네드’라는 명칭으로 판매 예정으로 현재 국내 화장품 체인점 등에 파우더를 샘플로 공급하고 있다. 
 
●‘虎步’처럼 천천히 성장 = 호보는 비누와 파운더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호보는 이미 중국 상하이·심천 등 5곳을 비롯해 베트남·태국 등에 에이전트를 확보했다. 
 
전 대표는 “2017년도부터 해외전시회를 꾸준히 나가며 네트워크를 마련했다”며 “특히 이들은 업무용 메일이 아닌 개인 메일을 따로 받아 소통할 정도로 돈독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올 6월에도 중국을 찾아, 현지 도매상들을 만났다. 이들과는 지금도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챗(WeChat)으로 소통한다고 전 대표는 전했다.
 
전 대표는 회사명처럼 서두르지 않고 호보 제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보는 ‘호랑이 걸음’(虎步)의 한자다.
 
“호랑이는 먹잇감을 잡을 때 서두르지 않습니다. 긴 시간 기다리며 기회를 노립니다. 저희도 호랑이처럼 서두르지 않고 기회를 잡으려고 합니다. 저희 제품을 써보면 분명 인정할 것입니다. 그리고 포만감을 느끼면 더 이상 포획을 하지 않는 호랑이처럼 욕심을 내지 않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전 대표는 “많은 나라에서 인삼이 재배되지만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인삼만의 차별적 효능이 있다”며 “수십 년 기능성 약용작물을 재배하며 우리나라 작물의 효능을 알고 있다. 차별화된 기능성 원료 제조기술로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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