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쟁시장

kimswed 2014.03.30 07:19 조회 수 : 559 추천:94





    
기업은 늘 불확실한 미래, 치열한 생존경쟁의 무대에 내 던져져 있다.
수많은 분석을 가능케 하는 기업의 흥망성쇠(興亡盛衰)라는 것도 과거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위대한 기업의 선택’의 저자 짐 콜린스는 “한 번의 큰 성공보다 일관성 있는 작은 행동이 위대함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가 결국 외부적인 환경이 아닌 신중한 선택과 규율 있는 실행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수 십년전 공전의 히트를 쳤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카피를 기억할 것이다.
여기 언급된 사례들은 기업들이 저마다 ‘최선의 전략’이라 굳게 믿으며 실행에 옮기고 있는 유형들이다.
모두가 승자를 꿈꾸는 정글 속에서 당신은 지금 어느 쪽에 서 있는가.


흑(黑)

▲출혈경쟁, ‘피’를 말린다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 전력기자재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쟁사가 진출한 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저가로 공략하는 패턴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력량계 A업체는 라오스, 베트남,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에 자사가 개발한 일부 저압 전력량계 품목을 수출해왔다. 그런데 최근 A업체의 수주소식을 들은 경쟁업체들은 뒤늦게 라오스로 일제히 달려들었다. 계약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지 업체와 프리젠테이션을 갖는 등 A업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비록 우여곡절 끝에 계약은 A업체가 따냈지만, 현지에선 한국기업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가 추락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 변압기 제조업체 S사는 오랫동안 거래해 온 쿠웨이트 전력청으로부터 “A업체는 7% 낮은 가격에 주상변압기를 공급해 줄 수 있다는데, 더 낮은 가격에 가능하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7%를 낮추면 실질적으로 남는 이윤은 3% 내외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워낙 오랜 거래처라서 제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S사 대표는 “일본의 경우 서로의 거래국가는 건들이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거래처 뺏기에 혈안이 돼있다”며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녀서 신규 거래를 뚫어놓으면 곧바로 가격을 5% 가량 낮춰 치고 들어오는 게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낯 뜨거운 베끼기 전쟁 여전
LED조명업체인 A사는 지난해 B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B사가 자사의 LED조명을 카피한 제품을 홈페이지에 게시했기 때문이다.
B사가 이 제품을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않아 일단 경고 수준에서 그쳤지만 언제라도 문제가 될 경우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게 A사의 입장이다.
A사 대표는 “다른 회사의 땀과 눈물이 녹아 있는 제품을 베끼는 행태에 대해 큰 죄의식을 갖지 않는 게 조명업계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선설계업계의 경우는 별도의 법적인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특정 도면에 소유권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다보니 도면을 복제해 저가정책을 펼치는 경우에는 꼼짝없이 후발업체에 시장을 뺏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에는 색깔이나 선, 도형 등 각각의 아이템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모방제품을 구분해내고 퇴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위조는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출혈경쟁을 지속할 경우, 인증이나 특허를 선점한 기업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저질 제품이 ‘정품’ 잡는다
겨우 초기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안정기 호환형 직관형 LED램프(LED형광등) 업계는 요즘 불법·불량제품의 시장 유입에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가뜩이나 LED형광등이 안전성에 대한 논란 때문에 시장에서 100%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불량 LED형광등이 시장에 퍼질 경우 소비자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ED형광등은 기존 안정기와의 완벽한 호환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그동안 도입이 미뤄지다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KC인증이 만들어지면서 테크룩스, 금호전기 등 일부기업이 인증을 획득해 영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 3만~4만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LED형광등 인증제품보다 최대 50% 이상 저렴한 1만9000원 짜리 비인증 제품들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KC인증을 획득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싸구려 저질 LED형광등이 시장에 확산되고, 여기저기서 기존 안정기와의 호환에 문제가 발생하면 인증제품이든, 비인증제품이든 LED형광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정전전원장치(UPS) 시장도 짝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 선진기업의 UPS 디자인을 도용한 저질 중국산 짝퉁이 판을 치고 있는 것.
특히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짝퉁’은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외국 정품과 같은 디자인의 외함을 활용한다면 전문가들도 진품 여부를 쉽게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A/S 피해 등이 꾸준하지만 안전을 담보할 만한 규제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UPS와 관련된 진품인증제도 자체가 없다”면서 “질이 나쁜 제품을 팔더라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갑의 횡포’ 중기 싹 자른다
컨버터 업체인 S사의 P사장은 LED조명 업체인 K사를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S사는 지난해 ‘자사의 신제품에 알맞은 컨버터를 개발해 달라’는 K사의 요청에 따라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 K사측에 제공했다.
하지만 K사는 주문은 커녕 개발에 들어간 1000만원도 주지 않고 제품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거래를 중단했다.
그러나 나중에 S사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얼마 후 K사가 자신들이 만들어준 컨버터를 약간 수정해 새로운 제품을 내놨다는 점이다.
S사 사장은 “대기업의 횡포를 욕하는 중소기업들이 규모가 더 작은 영세한 소기업을 상대로 대기업 못지않은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白)

▲새 길(신시장)을 찾다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들끼리 수주경쟁이 치열해지자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다. 승강기 업계의 경우 일부 기업들은 수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러시아 시장과 승강기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현지 업체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A업체는 까다로운 통관과 인증, 낯선 언어와 혹독한 날씨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러시아에 진출하며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며 네트워크를 형성, 영업력과 인지도를 넓혀온 결과다.
이 회사는 획득 자체가 어렵기로 소문난 러시아 표준 규격인 GOST(GOSSTANDART) 인증서를 획득하며 국내 중소기업으로선 처음으로 러시아 수출에 성공했다. 특히 현지에서도 낙후된 극동지역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신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술력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기업으로 발전기 업계의 보국전기공업(대표 곽기영)은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이 회사는 1961년 창립 이후 50여년 동안 발전기 외길을 걸어오며 쌓인 기술력과 노하우, 특유의 ‘품질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남보다 한발 빠르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해외 시장을 개척해 왔으며, 현재는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40개국을 대상으로 발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 고품질 발전기나 고난도 엔지니어링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주력사업이자 근간인 디젤 발전기를 벗어나 태양광 발전소의 효율을 20% 가량 높이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 ‘스마파(SMaFA)’를 비롯해 ‘가스엔진 열병합 발전시스템’ 등도 개발을 완료해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와 분산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일류상품이면 어디서든 통한다
금호전기의 LED패키지 자회사인 루미마이크로(대표 김용원)는 패키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직관형 LED램프, LED FPL램프 등 완제품을 생산해 대부분 일본에 수출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인 13.4W급 직관형 램프(136.9lm/W) 개발에 성공하면서 현재 일본 고가 직관형램프 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그 결과 2013년 실적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업체는 LED튜브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어도 국내 시장엔 공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 LED조명시장에서 난무하고 있는 저가 출혈경쟁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서다.
중전기기 업계의 제룡전기도 품질을 앞세워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룡전기는 SIDT와 아몰퍼스, 피뢰기를 중심으로 선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제품의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전력청이나 캄보디아 전력청에 폴리머피뢰기를 독점 공급, 불량률 0.01%를 자랑하는 중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25.8kV 복합형 컷아웃스위치는 타 회사 제품보다 무게를 20% 가량 줄였으며, 1차 리드선과 커버를 절연성능이 좋은 몰드타입으로 일체화한 리드선부착형제품도 틈새시장을 공략한 대표적 아이템이다.

▲뭉쳐서 파이 키운다
국내기업끼리 굳이 치고받지 않아도 해외 수주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해당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검증받은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전선업계 양대산맥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좋은 예다.
두 회사는 지난 2009년 약 940억원 규모의 뉴질랜드 초고압전력망 턴키 프로젝트, 2010년 호주 920억원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사업, 2012년 52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초고압 프로젝트 등 공동수주의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두 회사가 최근 3년간 호주와 싱가포르 등에서 공동수주한 사업은 약 10개에 달한다.
해당국 발주처의 컨소시엄 인정 여부 등이 전제조건이긴 하지만, 적어도 국내기업간 덤핑수주를 피하려는 노력은 스스로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덤핑의 여파는 반드시 후유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지 로컬기업과의 싸움은 불가피하다고 해도 유사한 과거 프로젝트의 실 예가를 기준으로 삼아 가격보다는 기술과 납기로 승부하는 새로운 경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선업계가 중소기업 적합품목으로 선정된 절연전선(HIV)의 생산·판매와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틀을 구축한 것이 모델이다.
전선업계는 지난해 초부터 300/500V HIV(기기 배선용 단심비닐 절연전선)를 대상으로 대기업이 물량을 발주하면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품질 보증을 위해 전선조합의 공동상표인 ‘KEWIC’ 라벨을 부착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획일화된 OEM 방식을 벗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송세준 기자 (21ss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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