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1월 부진은 경기순환적 요인 탓”… 3월부터 회복 점쳐
중국·반도체 제외하면 대체로 선전… 신산업품목 경쟁력에 기대


연초부터 수출이 고개를 숙이며 한국 경제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연간수출 규모는 6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나, 연말 즈음 이미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내리막은 연초에도 이어졌다. 1월 수출은 46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5.8% 줄어들었다. 수입은 450억2000만 달러로 1.7%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기순환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출이 감소한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 중국(-4.5%), 일본(-3.2%), 대만(-3.0%), 싱가포르(-4.1%) 등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독일(-3.3%)과 프랑스(-0.6%), 이탈리아(-2.2%), 영국(-0.03%) 등 유럽 주요국들은 그보다 이른 작년 11월에 이미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했다.
 
또, 수출 물량은 8.4%로 견조한 성장률을 보인 반면, 경기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반도체 가격과 국제유가 동향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석유제품·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하면 1월 수출은 315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수출 감소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1월 대중국 수출성장률은 -19.1%에 달했는데, 대중국 수출을 제외할 경우 수출감소 폭이 0.9%에 그쳤기 때문이다. 통상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본토가 차지하는 비율은 4분의 1 수준이다. 
 
특히 경기변동의 영향력이 큰 반도체와 석유화학·석유제품이 대중국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이것이 ‘겹악재’로 작용하면서 수출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무려 40%나 감소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4분의 1 수준이다.
 
그밖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 통상여건 악화가 연초 수출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경기 회복·신산업품목 경쟁력에 기대 = 비록 시작이 암울한데다가 올해 수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돌파구를 찾을 구석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1월 대미수출이 20.4% 증가한 것이 희망적이다. 유럽연합(EU) 대상 수출도 11.9% 증가하며 5년 연속 수출 비중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남방과 신북방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남방시장에서는 대인도 수출이 올 1월 17.1%의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비록 대베트남 수출이 부진한 상태지만, 대아세안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6,4% 수출이 증가했다. 러시아와 CIS국가 등 신북방시장의 경우 1월 우리나라의 수출성장률이 44.3%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면서, 주요국에서 사태 해결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것 또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연초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라 금리 인상을 유보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본격적인 무역분쟁 조정 협상에 들어갔다. 영국 국민 사이에서는 브렉시트 연기와 재투표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11일 산업부가 개최한 ‘수출통상대응반’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반도체 단가 및 유가 급락, 중국의 성장세 둔화, 수입규제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인식을 함께했다. 다만 업종별 단체는 미국의 건설·제조 경기 상승세, 품목별 수출단가 상승 등으로 3월 이후에 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바이오헬스, 2차전지, OLED 등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은 지속해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는 작년 수출이 72억3000만 달러 규모에 달해, 기존 수출 주력품목인 가전(72억200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5% 성장한 6억6000만 달러로 두 자릿수 증가에 더해 3년 연속 수출성장을 이룩했다. 
 
OLED는 4년 연속으로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고, 2018년 들어 최초로 수출 규모가 100억 달러가 넘었다. 1월 수출성장률도 12.8%에 달한다. 전기차는 2년 연속 두 배 수준의 급성장을 하고 있다. 작년 수출 규모는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1월 수출성장률도 184.7%로 고속 성장세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암울한 실적을 보였던 자동차(13.4%)와 자동차부품(12.8%)도 지난 1월에는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과 중동지역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대시장인 미국·EU·CIS 시장을 중심으로 신형 SUV와 친환경차 등이 호조세를 보이며 4개월 연속 30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증가세가 안정적인 ‘히든 품목’으로서 플라스틱제품과 가구 등의 품목도 원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플라스틱제품의 경우 1월 성장률이 13.9%로, 올해 수출 규모가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점쳐졌다. 작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정밀화학연료도 연간수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며, 가구 제품의 경우 1월 수출성장률이 34.4%에 달한다.
 
산업부는 반도체 가격과 국제유가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수출 하락세도 개선되리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내로 관계부처 합동 수출활력제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미 1월 21일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범정부 민관합동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한 바 있으며, 1월 30일부터 수출활력촉진단이 출범해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15개 시도에서 수출현장 애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김영채 기자



김영채 기자 wtrade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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