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의 차이나 포커스 (1)

kimswed 2022.07.26 07:25 조회 수 : 10227

탈중국 논쟁과 중국시장 진출의 함의
 
 
“지난 20년간 중국을 통한 수출호황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제수석의 ‘탈중국’ 이슈로 국내에서 논쟁이 뜨거웠다. 미중 간 전략경쟁, 러-우 사태, 중국경제 하방에 따른 수출둔화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큰 기업들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정부의 이러한 방향 설정에 우리 기업들은 더욱 혼란스러운 분위기이다. 탈중국은 기업 상황에 맞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대안 없는 탈중국 논쟁은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정부 당국자의 탈중국 언급 배경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점차 하락되고 있다는 점에 기반을 둔 것이다. 실제 28년간 지속된 대중무역 흑자가 지난 5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중국 수출 둔화 배경은 무엇일까?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의 산업기술력 강화와 시장의 급변화에 우리 기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한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기술 및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고, 그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따른 조선, 철강, 화학, 디스플레이 등 우리 10대 수출품목들이 점차 중국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과거 대중국 수출이 많았던 컴퓨터 및 주변기기, 통신장비, 전자부품 등 정보통신 분야 제품의 수출 비중은 2017년 20.5%에서 2021년 17.9%로 감소했다. 
 
둘째, 가공무역 형태의 중간재 대중 수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원자재와 자본재가 88%인 중간재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소재·부품·장비의 중간재 중심의 가공단계별 수출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증가율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2017년 중간재 수입 증가율이 50.3% 대비 2021년은 21.7%로 하락했다. 또한, 화장품 등 일부 한국 소비재 제품의 대중국 수출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의 자국산 우대정책과 중국 소비자의 변화, 중국기업의 기술약진 및 시장지배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그렇다면 일반 매체에서 보도하듯 탈중국 현상이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인 현상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미중 간 교역 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있고, 유럽 입장에서 중국은 여전히 핵심 수출시장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대중국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는 6만533건의 고점을 찍고 미중 무역경쟁이 본격화되면서 2019년 4만388건으로 급락했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3만8570건으로 떨어졌다가 2021년은 4만7643건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중국의 신규 외국인 투자기업은 약 6만1000개 사로 전년보다 23.3% 증가했고 은행업, 증권 및 보험 제외하고 4만7643개의 외국투자기업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투자기업의 업종 변화다. 
 
2021년 중국내 새롭게 설립된 6만 개가 넘는 외국투자기업 중 3차 서비스 산업 비중이 91.2%에 이른다. 특히 과학 및 기술서비스 업종으로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 수가 전년보다 42% 급증했다. 과거 노동집약형 제조산업에서 첨단기술 분야의 기술집약산업 및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별 대중투자 증가율을 보면 정부나 언론매체에서 얘기하는 탈중국과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독일이 전년 대비 80.4%, 한국 76.3%, 미국 53.2%로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2019년 이후 매년 2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대중국 투자의 배경에는 막대한 디지털 내수시장, 성장하는 서비스 시장과 산업공급망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개방 정책도 외국기업들을 유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외상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통해 과거 금융, 완성차 등 제한업종들에서도 외자 100% 투자가 가능해졌고, 시장접근도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문디, 블랙락, 슈로더, JP모건 등 미국 및 유럽의 금융 자본들이 중국진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외국투자기업의 등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과거 지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 등록제도를 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 일원화하는 <외상투자기업 수권등기관리방법>도 2022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2022년 5월에는 기존 정책대비 장려 업종이 더욱 확대된 <외국인투자 장려산업목록> 초안도 발표되어 제조업 및 생산형 서비스업 투자, 중서부 및 동북지역 투자 시 수입설비에 대한 관세 면제, 기업 소득세 감면 등 다양한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목록에는 기존 목록 대비 238개 조항이 신설되고, 114개 조항이 개정되는 등 장려산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추세다. 
 
이제 중국시장을 보는 안목과 시야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보고, 그에 따른 경제적 실익을 챙겨야 한다. 과거 노동집약형 투자가 아니라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기술 및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중국시장을 활용해야 한다. 
 
실제 데이터에서 보여주던 결국 돈과 시장이 있는 곳에 기업은 사업하기 마련이다. 변화되는 중국시장과 정책의 방향성을 좀 더 꼼꼼히 검토하고 살펴봐야 한다. 미국, 독일 및 일본 제조기업들의 일부 탈중국 현상에 매몰되지 말고 다시 진입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목적과 배경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표] 글로벌 금융자본의 중국 시장 진출
출처: 필자 조사 및 작성.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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