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리스크를 보는 방법(1)

kimswed 2020.05.09 07:54 조회 수 : 115

교수님, 사드 및 시장변화 등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중국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리스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 사장님의 하소연이다.


몇 년 전부터 신문 매체에서 중국 사업 실패에 대한 논제를 많이 다루기 시작했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겪자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차이나 플러스(China+)' 전략을 펼쳤고,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강력한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펴면서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한국도 사드 사태를 경험하면서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외수출 및 투자를 다변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전략 수립이 매우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과연 중국 사업 리스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국 사업 경영 리스크는 크게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째, 중국시장 리스크(China Market Risk)다. 중국시장 및 소비자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중국시장 내 가품이슈, 물류 및 통관이슈, 지역별 소비특성, 가격변수 등이 바로 이에 해당하는 요소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홈쇼핑 기업 사례이다. 과거 CJ, GS, 롯데, 현대 등 국내 대표적 홈쇼핑 기업 모두 중국의 방대한 시장을 보고 진출했다가 대부분 실패의 쓰라림을 맛보았다. 문제는 실패 원인을 ‘사드’라는 정치적 악재로 귀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홈쇼핑 기업의 중국진출 실패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기후‧문화‧발달단계의 차이에 적응하지 못한 현지화 실패, 거점시장 중심으로 차별화된 상품/마케팅 전략 부재, 젊은 계층이 아닌 중/노년 위주의 보수적 시장에 대한 상품 차별화 미흡, 합자 파트너와의 관계 불화 등 매우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특히 과거 중국에 진출한 한국 홈쇼핑 기업의 핵심 마케팅은 ‘한류’ 이미지를 활용한 젊은 계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 많았지만, 실패한 경우도 많았다.


핵심은 중국의 20~30대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젊은 소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 및 뉴스를 보고, 쇼핑도 모바일로 한다. 중국 TV홈쇼핑의 주요 고객층은 거의 대부분 50대 이상의 여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과 매출증가 효과가 크지 않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에 ‘띠토우족(低头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띠토우’라는 말은 ‘고개를 숙인다’라는 뜻으로 고개를 숙인 채 생활하는 20~30대 젊은 화이트칼라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 안이나 심지어 집에서도 스마트폰에 집중하여 고개를 숙이고 생활하는 띠토우족을 쉽게 볼 수 있다.


한편, 띠토우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중국 많은 도시에서는 띠토우족을 위한 전용도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교통사고 책임은 띠토우족 스스로 책임지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 모바일 위챗 메시지 사용시간 증가 및 모바일 게임, 쇼핑 등 SNS 활동의 다양화로 인해 엄지손가락 근육 주변에 건초염이 생기는 현상을 일컫는 ‘셔우지셔우(手機手)’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중국은 시장 및 소비자의 변화가 빠르다. 중국에서는 이제 거지도 현금을 받지 않고, 모바일 QR코드로 찍어줘야 하는 판국이다. 우리 기업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중국시장 및 소비자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띠토우족의 심각성을 표현한 삽화(좌)와 중국 띠토우족을 위한 전용도로(우). 출처 : 바이두


둘째, 중국 신용 리스크(China Credit Risk) 유형이다. 주로 중국 측 바이어의 계약불이행, 기술거래 유출, 수출미수금 문제 혹은 중국 파트너와의 불협화음으로 사업이 중간에 멈추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 채권 미회수 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수출미수금 발생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인 A사가 중국 자동차 부품회사인 B사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물품을 기일 내 납품을 완료했으나, 중국 기업이 품질 하자를 꼬투리 잡아 장기간 대금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었다.


결국, A사는 B사가 소재해 있는 저장성 항저우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A사에 승소판결을 내렸지만, B사는 차일피일 시간을 끌며 지급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중국 신용 위험성 사례가 바로 중국 파트너의 신용회피 현상이다. 중국에서 조인트벤처 형태의 합자 기업을 설립하였으나 중국 측 파트너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로 인해 사업을 접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 조인트벤처 설립 시 흔히 얘기하는 비즈니스 격언이 있다. ‘가능하면 중국 측보다 1%라도 더 투자해서 의결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방CJ 로고(좌)와 홈쇼핑 생방송 사진(우).  출처 : 바이두 

                                  

쉽게 설명하면 한중 양국기업의 50:50 지분구조보다 51:49 구조로 한국기업이 1%라도 많이 지분을 가지는 게 향후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경우가 CJ오쇼핑 상하이 합자투자 사례라고 볼 수 있다. CJ는 중국의 대표적인 미디어그룹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 Shanghai Media Group)과 49:51 지분구조로 2003년 8월 상하이에서 ‘동방CJ’라는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고, 2004년 4월 1일 정식으로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동방CJ는 개국과 동시에 10년간 중국 사업에서 승승장구했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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