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후 첫 바이어 대면

kimswed 2022.07.18 07:16 조회 수 : 11366

“역시 바이어를 직접 만나 눈을 맞추면서 제품을 소개해야 상담하는 맛이 나지.”
 
“바이어들도 코로나19 때문에 답답했었는지 많이 왔고 상담에 적극적이네.”
 
7월 13~14일 이틀 동안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 2층 특별전시장에서 진행된 ‘2022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에 참가한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전시상담회에는 화장품·식품·생활용품·화학제품·건축자재·기계 등의 분야에서 40개 충북 수출기업이 참가했으며 현지 바이어 약 200명이 초청됐다.
 
매년 동남아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개최되는 충북우수상품전은 올해가 16회째다. 
 
코로나19로 최근 2년 동안 화상상담회로만 진행하다 이번에 3년 만에 해외에서 대면과 화상상담의 2트랙으로 진행됐다.
 
▲7월 13~14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하노이호텔에서 진행된 2022 베트남 충북우수상품전 부스에서 바이어와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김석경 기자]
●상담에 적극적인 바이어들 = 올해 전시상담회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이어가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번 행사에서 바이어 초청을 담당한 정용화 (주)이씨이십일 팀장은 “예년보다 바이어 섭외가 순조로웠는데, 아마 바이어들도 코로나19로 대면상담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현주 태웅식품(주) 대표는 “바이어들의 질문이나 상담 내용이 구체적이고 깊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뜨내기 바이어’임을 금방 눈치챌 정도로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바이어들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제품의 특성이나 가격, 공급가능물량, 포장 등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상담이 대부분이었다는 설명이 따랐다. 
 
문희선 딜리셔스마켓 대표는 “기대보다 많은 상담이 진행됐고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대체로 단순히 둘러보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수입 가능성을 타진하는 진성 바이어들이었다”고 말했다.
 
●바이어도 셀러도 기다렸던 대면상담 = 2년여 만에 다시 진행한 대면마케팅에 대한 소회들도 있었다. 
 
바이어 초청을 담당한 와이즈온글로벌의 이병양 이사는 “베트남의 코로나19 상황을 생각해서 대면상담 50%, 화상상담 50% 정도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대면상담이 70%를 넘었다”며 “바이어들이 대면상담에 적극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참가업체들도 “화상상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대면마케팅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처음 충북우수상품전에 참가한 김명숙 맹여사푸드 CEO는 “지난 2년 간 화상상담회를 진행하면서 답답했던 부분이 상품에 대한 소개였는데, 대면상담으로 통역을 통해 제품을 충분히 설명하고 샘플 제품의 맛을 보게 했으며 반응도 수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CEO는 기대하지 않았던 홍삼콜라겐 제품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 역시 대면상담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심연보 화인진생에프티 대표 역시 “기대보다 많은 바이어들이 왔다”며 “대부분 상담 내용이 좋아 향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상상담도 병행 = 이번 전시상담회는 화상상담도 병행하도록 준비됐는데, 실제로 부스 내에서 노트북 컴퓨터로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혜연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 과장은 “참가업체들도 바이어들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화상상담에 익숙해진 면이 있고, 베트남의 지역적 특성상 하노이까지 오기 어려운 바이어도 있다는 점, 아직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화상상담도 병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전에 호치민 바이어에게 샘플을 보내고 부스에서 화상상담을 진행한 정태영 (주)참옻들 대표는 “부스에서 대면상담도 하고 화상상담도 했다”며 “같은 화상상담이라도 하노이에 와서 호치민 바이어와 상담을 하니, 더 가깝게 느껴졌고 실제로 상담 내용도 좋았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베트남 시장 확인 = 상담을 마친 많은 기업 관계자들은 베트남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가피술을 포함한 한방식품을 출품한 구교창 제천한약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베트남 시장은 확실히 먹고사는 문제보다 건강과 웰빙에 관심을 두는 시장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종호 농업회사법인 새싹나라 팀장은 “우리 회사의 사과주스는 베트남 현지의 다른 과일주스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인데도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시장도 변화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품목에 따라 다른 반응도 나왔다. 
 
자석 교구를 들고 나온 윤현 ㈜마그피아 대표는 “바이어와 상담을 하다 보면 번번이 가격에서 막히게 된다”며 “값싼 중국제품과의 경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베트남 시장이 고급고가 제품 쪽으로 옮아가거나 분화되고 있다고 보기 이르며 아직 가격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농업 관련 제품에 바이어 몰려 = 이번 전시상담회에 참가한 충북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뷰티, 건강식품 등 일반소비재 분야였고 인기도 좋았다. 
 
이런 가운데 농업부문의 ㈜소마(사료첨가제), 팜텍(사료첨가제), 코시팜스(농업제품) 3총사 부스 역시 문전성시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소마는 상담회 첫날 바이어와 매년 일정액 이상의 구매를 약속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성과를 냈고 팜텍 부스는 바이어들이 상담 대기를 해야 할 정도였다. 
 
백낙영 코시팜스 대표는 “이번 전시상담회 기간 동안 기대보다 많은 20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과거 우리 회사 제품을 취급했던 바이어를 만나 계약도 체결했다”며 “우리 회사가 출품한 ‘오복이’는 지력을 높이고 농산물을 건강하게 만들며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베트남 산업에서 농업부문 비중이 커서 그런지 바이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대보다 높은 성과 = 이번 전시상담회에서는 업체당 평균 11건 이상의 수출상담이 진행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바이어 상담은 468건, 7248만 달러였고, 현장 수출계약은 298건, 2169만 달러 규모였다.
 
대부분의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오랜만의 대면상담에 기대 이상의 성과였고,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현주 태웅식품 대표는 “오랫동안 마케팅을 하면서, 첫 상담 후 3년 이상 지나야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온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상담회에 역시 진정성 있는 상담이 많았으니 후속 상담 등 사후관리를 잘 하다 보면 계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바울 비앤디생활건강 회장은 “호치민에서 온 바이어와 수출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며 “이 바이어와는 1년 동안 온라인 상담을 진행해 왔었다”고 설명했다.
 
김경용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은 “바이어 섭외나 상담장 준비 등을 맡은 많은 분들의 노고와 참가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전시상담회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귀국 후에도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돌아갈 때까지 안심하지 못하는 관계자들 = 해외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상담회에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행사 기간 내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이어 섭외를 맡은 정용화 이씨이십일 팀장은 “베트남에 오기 전 전시상담회 기간 중 하노이에 비 예보가 있어 바이어들이 오지 않을까 봐 잠을 못 잘 정도였다”며 다행히 날씨가 좋았고 바이어들도 많이 와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고 토로했다.
 
충북우수상품전을 기획하고 16년 동안 진행해 온 박종은 충청북도 사무관은 “매번 전시상담회 자체의 성과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그보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참가기업 관계자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다”며 “일단 상담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니 부담의 절반을 덜었어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상담회의 단장인 오기택 충청북도 통상1팀장 역시 “마지막까지 무사히 행사를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남은 기간 후속 상담에도 최선을 다하되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충북우수상품전은 2007년 인도네시아(자카르타) 충북우수상품전을 시작으로 매년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필리핀(마닐라), 중국(칭다오, 항저우), 태국(방콕), 베트남(하노이, 호치민) 등을 순회하며 개최됐으며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그 사이 참가업체 규모도 처음 25개 사에서 2018년 12회 때부터 40개 사로 늘었다.
 
하노이=김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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