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풍습 우즈벡사막에서

kimswed 2006.09.30 10:26 조회 수 : 2305 추천: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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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ir 고원입니다(1)



세계의 지붕이라는 평균 고도 4000m 파미르고원 여행을 막 끝내고 타지키스탄 수도인 Dushanbe에서 다음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파미르고원은 천산 산맥, 힌두쿠슈 산맥, 히말라야 산맥, 카라코람 산맥이 모이는 곳이라 합니다. 약 1300Km 여정이었는데 중간에 쉬는 날까지 합해서 6일 걸렸습니다. 아주 힘든 여정이었습니다만 외국 여행객은 한 해에 약 150명밖에 안 다녀간다는 파미르고원을 다녀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힘들었던 기억은 뒷전으로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토요일 이곳 Dushanbe를 떠나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도착해서 하루 밤 지내고 다음 날 알렉산더 대왕을 비롯한 정복자들이 인도로 들어갈 때 지나갔다는 Khyber Pass를 넘어서 파키스탄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제가 아프가니스탄 가는 것을 식구들이 너무 걱정해서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 구경은 생략하고 파키스탄으로 가는 길만 빌릴 생각입니다. 이제 파키스탄을 구경하고 중국으로 넘어가면 곧 귀국길입니다.


그럼 다음 사진은 파키스탄에서 보내겠습니다.


2006년 8월 24일, 목요일, Karakul, TAJIKISTAN, Meta Homesta


아침 4시 반에 전화소리가 요란히 난다. 귀막이를 하고 잠을 자는 나도 듣고 깰 정도다. 숙소 주인 다니알이 약속대로 자기 집에서부터 모닝콜을 하는 것이다. 어제 싸놓은 짐을 조용히 가지고 나와서 숙소 직원 네마스와 함께 택시가 온다는 곳으로 약속된 5시 5분 전에 나갔다. 그러나 택시가 안 와 있었다. 다시 다니알에게 전화를 해서 택시운전사에게 연락을 해서 5시 30분에서야 택시가 나타났다. 직원 네마스가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느냐고 물으며 자기 나라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잘 안 지킨다고 한다. 이 친구는 매우 착한 친구인데 대학생이며 영어도 잘한다. 아주 열심인 회교 교도다. “진정한 회교도가 있는 곳은 행복이 있다”를 자랑스럽게 영어로 얘기하는 친구다. 한국의 기독교에 아주 열심인 젊은이들과 비교가 된다. 지금 1,000여명의 한국 기독교 젊은이들이 선교를 하러 아프가니스탄에 와 있다는 소식을 Lonely Planet 여행자 포럼에서 읽었다. 이 글을 올린 여행자는 이 한국 청년들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인 의미인 “retarded"란 표현을 썼다. 내가 생각해도 불난 집에 부채질하러 온 것 같이 생각이 든다.


잠이 덜 깨서 차에서 반은 졸면서 몇 시간을 갔다. 러시아제 지프차인데 얼마나 오래된 차인지는 모르겠으나 내부가 1950년대의 한국 시발 택시보다 하나도 날 것이 없었다. 차 내부는 찜통이었다. 환기장치는 전혀 없고 유리창도 제대로 열 수 없게 되어 있다. 조그만 삼각형 유리창이 있어서 밀어서 열 수는 있는데 잡고 있지 않으면 바람에 금방 닫혀지고 그것도 열리는 각도가 이상해서 바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한국이나 미국의 모든 차들에 있는 수동이나 자동으로 내려서 여는 창문은 금방 고장이 나기 때문에 고장은 잘 안나는 이런 원시적인 방법을 아직도 쓰고 있는 것 같다. Pamir고원을 달리니 망정이지 우즈베키스탄 사막을 달렸다가는 더워서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차에 서스펜션 시스템이 없는지 있는데 다 망가졌는지 몸이 서커스를 하는 것 같이 요동을 한다. 1999년 티베트 갈 때 얻어 타고 갔던 고물 중국 지프차가 생각이 난다. 그래도 이번에는 앞자리에 앉아서 좀 낫다. 소련은 정말 한심한 나라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형편없는 차를 만들어도 국가에서 정하는 싼 가격 때문에 살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경쟁이 없으니 더 이상 좋은 차를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70년을 지내다 보니 무기만 빼놓고는 모든 면에서 낙후될 때로 낙후된 것이다.


계속 정비를 하면서 갔다. 무슨 오일인지 휘발유인지 계속 붓는다. 그리고 엔진이 과열되는지 식히면서 간다. 운전사 캄츄벡은 별로 말이 없는 53세의 조용한 남자다. 담배도 안 하고 술도 안 한단다. 착실한 회교도인지 차안에 회교 표시가 여러 군데 붙어 있었다. 아마 메카 순례도 한 모양이다.


높은 고개를 두어 번 넘었는데 바람이 무척 셌다. 가는 동안 평균 고도는 4000m 정도였다. 5시간 걸려서 Sary Tash라는 조그만 도시에 도착하니 길이 타지키스탄 가는 길과 중국으로 가는 길로 나뉜다. 중국으로 가는 길은 근래에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길이다. Torugart Pass를 넘어서 가는 것은 너무 비싸게 들어서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사용하고 배낭여행객들은 Sary Tash 근처에 있는 Irkeshtam Pass를 많이 사용한다.


Sary Tash를 떠나서 큰 고개를 넘고 곧 타지키스탄 국경을 넘는 출입국 수속을 했다. 아주 간단했다. 타지키스탄에 들어가서 조금 달리니 길옆으로 중국 국경 철조망이 보인다. 길옆으로 여러 시간을 따라서 있다. 지도에 보면 내가 가고 있는 Pamir Highway와 중국 국경 사이가 수십 Km는 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지도가 잘못되었는지 철조망이 수백 미터에서 어떤 때는 10 미터 정도 밖에 안 된다. 중국국경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중국이 운이 좋았더라면 국경이 이곳이 아니고 저 멀리 카스피안 해안까지도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8세기 중반에 당 나라 군이 현재 중국 국경에서 멀지 않은 카자흐스탄의 Talas라는 곳에서 터키족-아람족-티베트족 연합군에게 패배한 후로 중국의 서쪽 국경은 더 이상 변함이 없었다. 대신 러시아가 이 중국이 어렵지 않게 차지할 수 있는 땅을 차지해버렸던 것이다.


자전거 여행을 하는 외국 여행객 한 명을 만났다. 손을 흔들어 주었는데 서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것을 잘못했다. 우리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우리가 오늘 밤을 자고 가려고 하는 Karakul에 오늘 도착할 것이냐고 운전사 캄츄벡에게 물으니 안될 것이라 한다. 이렇게 바람이 센데 어디서 잘 것인지 좀 한심한 생각이 된다. 텐트를 바람이 세서 치기도 힘들 것 같다. Osh Guesthouse에서 이틀 동안 한방을 썼던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에게 자전거 여행의 단점을 물어보았더니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데 몸을 씻을 수 없는 날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차마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그런 여행은 못 하겠다. 아무리 여행이 힘들어도 잠자리는 편해야 하는데 나는 땀 범벅이 된 대로는 잠을 못 잔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그것까지는 못 참겠다. 옛날 군대에 있을 때 높은 산 위에서 호를 파면서 수개월을 보냈을 때는 목욕은 물론 얼굴도 못 씻고 살기도 했지만 이제는 못 하겠다.


오후 2시경 Karakul 호수 가에 있는 마을에 도착해서 Meta Homestay에 들었다. 운전사 캄츄벡이 단골로 묵는 곳인 모양이다. 간단한 점심을 들고 호수 가에 걸어가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 호수는 당 나라 때 현장법사가 지나가면서 “Dragon Lake"라고 불렀다는 곳이다. Dragon과는 조금도 관련이 있어 보이지 않는데 Dragon Lake이라니 중국 사람들은 용이나 봉이라는 말을 잘 쓴다. 그때도 내가 오늘 밤을 묵는 이 마을이 있었을까. 현장법사는 나처럼 혼자 여행했을까 아니면 서유기에 나오는 대로 손오공이나 저팔계 같은 종과 함께 여행을 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이곳 고도가 3910m 인데 오늘 아침에 떠난 Osh에서 몇 시간만에 3000m를 올라온 것이다. 웬만하면 당장 고산병에 걸릴 수 있는 높이를 올라온 것이다. 다행이 이틀 전부터 고산병 예방약인 dimox 250mg을 하루에 두 알씩 먹고 있던 덕택인지 머리가 좀 아파서 두통 약을 먹고 낮잠을 한잠 자고 일어나니 거뜬했다. Diamox를 잊어버리고 안 먹었더라면 큰 고생을 할 뻔했다.


저녁이 수프와 플로브로 (볶은밥) 푸짐하게 먹었다. 이곳은 전기가 들어오긴 하는데 배터리 충전은 되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려 했더니 하드디스크가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났다. 전기가 약해서 그런 모양이다. 혹시나 컴퓨터를 상하게 할까봐 빨리 끄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기대에 찾던 Pamir Highway 여행의 첫날 하루가 지났다.






Osh를 떠나서 타지키스탄 국경으로 가는 길





길목 도시 Sari Tash





왼쪽 길로 가면 중국이고 오른쪽 길로 가면 타지키스탄이다





내가 타고 간 고물 러시아제 지프차, 계속 정비를 하면서 가야 한다





타지키스탄 국경에 세운 경계 탑





중국 국경 철조망을 따라서 여러 시간 지났다





Osh에서 약 8시간 달려서 해발 3910m의 Karakul 호수에 도착했다





Osh에서 8시간만에 3000m를 올라왔으나 약을 먹어서 별 문제 없었다





Karakul에서 묵은 Meta Homestay 순박하고 친절한 주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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