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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경 한국무역협회 e거래알선센터는 러시아 바이어로부터 “도와 달라”는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 사연은 이렇다.
이 바이어는 러시아에서 대형 마트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몇 달 전인 2013년 11월 무역협회가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지원을 위해 매년 전 세계 글로벌 빅바이어를 초청해 개최한 대규모 수출상담회 ‘2013 코리아 그랜드 소싱 페어’에 참가했다. 당시 국내 여러 분야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한 바이어는 관심 있는 제품의 샘플을 받고 돌아갔으며, 이후 검토를 거쳐 극세사 클리너 전문 업체인 웰텍인터내셔널과 구매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인콰이어리를 보냈다.
그런데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이어는 영어에 능숙하지 못해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했는데 러시아어를 모르는 웰텍 측에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답답한 바이어는 무역협회 e거래알선센터로 도움을 요청해왔다.
매칭팀에는 러시아권 문화에 친숙하고 러시아어 사용에 능한 매칭 담당자가 있다. 바이어의 사연을 접한 매칭 담당자가 나서 바이어와 웰텍 간 무역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웰텍은 30년의 역사를 가진 제조회사로 다양한 극세사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는 이 분야 전문 업체다. 웰텍이 생산하는 극세사는 각종 클리너(전자제품, 안경, 보석, 자동차, 청소, 유리 클리너) 및 가정용품, 패션, 안전 마스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젊은 대표가 회사를 맡은 웰텍은 내수시장에서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판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무역협회의 문을 두드렸다. 비교적 적은 초기비용으로 해외 바이어와 연결될 수 있고 초보수출 기업이라도 다양한 밀착지원으로 수출성사율이 높다는 평가를 들어왔으니 회사의 현 상황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이렇게 해서 만난 첫 바이어가 러시아 업체였다. 언어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수출에 대한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어 바이어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이에 매칭 담당자는 단순한 거래알선에서 그치지 않고 수출 초보기업인 웰텍에 필요한 무역 전반에 대한 부분을 교육하고 밀착지원을 실시했다. 동시에 러시아 문화 습성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러시아 바이어와의 원활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러시아어에 능통한 매칭담당자가 참여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 바이어는 협상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품목에 대한 인콰이어리를 전달했고, 웰텍담당자와 e거래알선센터는 상호간에 빠른 협의 하에 바이어가 요청한 가격조건을 조정하여 제공했다. 바이어는 빠른 상담진행에 만족감을 표하며, 무역협회에 한국제품을 반드시 수입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매칭담당자가 봤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협상이었다. 이에 무역협회는 이번 거래를 통해 웰텍이 수출 노하우를 쌓아 향후 독자적으로 해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기로 했다. 먼저 웰텍 대표와 임직원들에게 각종 무역서류 작성 방법과 바이어와의 교신 방법 등을 알려주며, 직접 실무를 챙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단기적인 시각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러시아 바이어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거래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계획을 마련해 협의를 진행시켜 나가도록 했다.
웰텍의 공장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등 꾸준히 공부를 했다. 덕분에 웰텍의 제품을 십분 이해하고 바이어와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샘플 오더를 받자마자 바이어는 웰텍에 3년간 거액의 공급 계약을 먼저 제시했다. 매칭 담당자는 바이어가 보내온 계약서 내용을 일일이 체크해 상호간에 불이익이 없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웰텍과 러시아 바이어 간 공급 계약이 최종 체결됐다. 이 계약은 웰텍에게 설립 30년 만에 첫 수출이자, 바이어에게도 첫 한국제품 구매 계약으로 기록됐다. 언어 소통 문제로 깨질 수 있었던 협상의 불씨를 무역협회가 되살린 덕분에 대규모 계약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한편, 바이어는 웰텍 제품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웰텍도 첫 해외 시장진출을 대규모로 이뤄내 수출확대에 큰 희망을 갖게 됐다며, 전 과정에서 걸쳐 도움을 준 무역협회의 서비스에 큰 만족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