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중화권 수출 비중 65.6%·아세안 10.8%… 다변화 필요

베트남, 기초화장품·데오드란트 등 유망… 온라인 시장 급성장

태국, 미백·노화방지 기능성 화장품 인기… K-뷰티 진출 늘어

말레이시아, 할랄 화장품 수요 많아… 전문점·백화점 입점해야

 

▲베트남 호치민 다이아몬드백화점 ‘후’ 매장.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수출은 일부 지역과 품목에 집중돼 있어 다변화가 시급하다. 이러한 가운데 화장품이 향후 수출 확대가 유망한 고부가가치 소비재로 주목 받고 있는데, 화장품 수출 또한 일부 지역에 집중돼 지역 다변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 홍콩, 미국 등에 집중돼있으며, 특히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 수출 비중이 65.6%에 달한다. 중화권으로의 수출은 미중 무역 분쟁, 홍콩 시위를 둘러싼 홍콩-본토 간 갈등 등 통상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아세안 화장품 시장 진출 방안’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과 태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아세안으로 화장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세안은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화장품 수출 비중(10.8%)이 중화권에 이어 가장 큰 지역이다. 아세안 회원국 중 6개 나라가 한국의 화장품 수출 상위 15개국에 포함돼 있다. 한류와 K-뷰티에 호감도도 높아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SNS를 통한 정보 공유,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 확대 등 아세안 내 최신 뷰티 트렌드는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 확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유니레버, P&G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유통 방식이나 소비 트렌드가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은 아세안 화장품 시장 진출 시 유의할 점이다. 우리 기업들은 면밀한 시장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진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세안 회원국 중 특히 주목해야 할 세 국가의 특징을 정리한다.

◇베트남 = 아세안 국가 중 한국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베트남은 2000년대 후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유망 시장으로 부상했다. 2008년 5억3540만 달러였던 시장 규모는 2018년 19억7830만 달러로 10년 새 3.7배가 늘었다.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 소득이 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화장품 구매력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양호한 경제 성장세와 중산층 증가, 도시화 진전 등에 힘입어 베트남 화장품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8.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품목별로는 두발용 제품이 화장품 시장의 33.5%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6억6180만 달러에 이르며, 매출의 대부분은 샴푸가 차지한다.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자다(Lazada)에서는 최근 민트, 레몬그라스 등 허브 성분이나 자몽과 같이 상쾌한 느낌을 주는 샴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초화장품도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시장 규모는 43억5400만 달러로 화장품 시장의 22.0%를 차지한다. 수분크림, 클렌저 등 얼굴용 제품이 기초화장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브랜드는 시세이도, 유니레버, 로레알 등이 인기다.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 모두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샴푸와 달리 기초화장품은 아직까지 필수라는 인식이 없어 농촌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품목으로는 데오드란트와 색조화장품이 있다. 데오드란트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6.8%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색조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15.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얼굴, 입술, 눈 메이크업 순으로 높았으며, 일본 시세이도,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로레알의 메이블린 등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잡화점, 전문점을 통한 유통이 많은 가운데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슈퍼마켓, 하이퍼마켓 등 잡화점을 통한 소비가 전체 화장품 시장의 35.4%를 차지하며, 재래시장의 비중도 13.0%로 여전히 높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재래시장을 통한 화장품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구매력이 부족한 소비자들은 1회분의 봉지(sachet) 단위로 소량만 구매하는 경우가 흔하다.

가디언(Guardian), 메디케어(Medicare), 파마시티(Pharmacity) 등 미용 및 건강관리 제품을 취급하는 뷰티 전문점과 드럭스토어도 전체 매출의 33.4%를 차지하며 주요 화장품 판매처로 성장했다. 두발용 제품은 잡화점 판매 비중이 높은 반면, 기초 및 색조화장품은 전문점을 통한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2019년 홍콩계 전문점 왓슨스(Watsons)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전문점 체인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와중에 라자다(Lazada), 쇼피(Shopee) 등 인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화장품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인터넷 쇼핑 매출은 전체 시장의 1.7%에 불과했으나, 2013~2018년 연평균 43.9% 성장해 2018년에는 전체 시장의 6.7%에 해당하는 1억3310만 달러 규모의 판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SNS 마케팅도 확산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SNS는 페이스북(Facebook)으로 가입자 수가 약 5000만 명에 달하며,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글로벌 SNS와 현지 SNS인 잘로(Zalo)도 많이 사용된다. 기업들은 공식 계정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소비자들은 SNS를 활용해 상품 리뷰를 공유하고 구매처나 사용 팁 등 정보를 확산시킨다.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민유정 기자 wtrade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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