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주도권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새해에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GPT의 등장으로 불붙은 AI 경쟁에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 중동, 아시아 각국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토후국 중 하나인 아부다비는 지난해 11월 말 AI 기업 ‘ai71’을 설립했다. ai71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팰컨(Falcon)’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12월 11일 4억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창업한 지 7개월 된 이 회사의 기업 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 말 인도에서는 AI 스타트업 사르밤이 인도어 모델 구축을 위해 4100만 달러(약 530억 원)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또 다른 AI 스타트업 크루트림이 인도 최초의 다언어 LLM을 공개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일(현지시간) AI 산업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각국의 경쟁을 소개하면서 ‘AI 국가주의 시대(the era of AI nationalism)’라고 명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부다비 ai71, 프랑스 미스트랄, 인도 크루트림 등 세 회사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AI 국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ai71을 지원하는 아부다비 정부 기관인 첨단기술연구위원회의 파이살 알 반나이는 “ai71이 (챗GPT를 만든) 오픈AI 같은 곳들과 전 세계적으로 경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인도 크루트림을 설립한 바비쉬 아가르왈은 챗GPT를 비롯해 영어를 우선으로 하는 LLM은 “우리의 문화와 언어, 정신을 담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미스트랄을 두고 “프랑스의 천재”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AI 기술 경쟁의 중심에 있는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각각 400억∼500억 달러(약 51조8000억∼64조8000억 원)에 이르는 AI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국가들도 이에 뒤처지거나 외국 기술에 종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UAE는 AI에 총 4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가 주도의 접근 방식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국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오일 머니’로 자금력이 풍부한 데다 사생활 침해와 일자리 대체 등 AI가 미칠 영향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신경 써야 하는 서방 정부들보다 추진력이 빠를 수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UAE의 ai71가 구축한 LLM 팰컨은 미국의 거대 IT 기업인 메타의 ‘라마(Llama)2’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ai71가 보건, 교육 등 국가 데이터를 이용해 오픈소스 팰컨 모델을 개선할 계획이라면서 ai71가 활용하는 국가 데이터에 “언젠가 석유도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부다비 첨단기술연구위원회의 알 반나이는 “지난 50년 동안 석유가 국가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고 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공 데이터 제공을 꺼리는 미국과 달리 인도와 일부 유럽 국가들은 AI 산업 육성을 위해 공공 데이터 제공에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미스트랄의 아서 멘쉬 최고경영자(CEO)는 공공 데이터 이용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기업들이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국가 주도의 또는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AI 국가주의’에는 위험도 따른다면서 “국민 건강과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기업에 넘기는 것은 영국, 프랑스,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독재적 국가에서도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오픈소스 AI 모델 사용을 제한한다면 오픈소스 AI 모델에 대한 중동의 베팅이 실패할 수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275 미국, 인기 계속되는 ‘액티브웨어’ kimswed 39 2023.09.02
274 FTA 활용, 단계별 절차를 알면 쉽다 kimswed 49 2023.08.15
273 덴마크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K-푸드’ kimswed 55 2023.08.08
272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40) kimswed 37 2023.08.04
271 커져가는 중국 다이어트 시장 kimswed 62 2023.07.31
270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9) kimswed 63 2023.07.15
269 ‘재생농업’에 눈 돌리는 글로벌 패션·식품 기업 kimswed 60 2023.07.11
268 인도, ‘14억 인구 대국’이 누리는 각종 효과 kimswed 70 2023.06.17
267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7) kimswed 60 2023.06.16
266 일본, 저출산에도 성장하는 육아용품 kimswed 63 2023.06.12
265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6) kimswed 64 2023.06.07
264 한재필 인터페어스 대표 kimswed 83 2023.05.29
263 링크드인을 알면 수출기업 해외마케팅 kimswed 62 2023.05.27
262 정신·뇌 건강 겨냥한 식이보조제·명상 앱 등 활발 kimswed 57 2023.05.22
261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 kimswed 65 2023.05.15
260 “사우디로 가자” kimswed 50 2023.05.13
259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5) kimswed 52 2023.05.09
258 일본, ‘하늘을 나는 자동차’ 본격 시동 kimswed 48 2023.05.01
257 중국, Z세대가 만든 보양간식 열풍 kimswed 56 2023.04.27
256 중국, 주목할 만한 소비 트렌드 kimswed 46 2023.04.26
255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4) kimswed 43 2023.04.24
254 브래키팅(Bracketing)’을 줄이려는 노력들 kimswed 41 2023.04.19
253 네덜란드, 확산하는 ‘그린 커머스 kimswed 50 2023.04.13
252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3) kimswed 44 2023.04.11
251 미얀마, 한국 라면의 활로는? kimswed 40 2023.04.10
250 알제리, 한국 위상 높아지는 의료시장 kimswed 847 2023.03.27
249 차세대 성장원 'K-마이스' 리더들 kimswed 1052 2023.03.25
248 네덜란드는 어떻게 반도체 기술 강국이 됐나 kimswed 1627 2023.03.20
247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1) kimswed 2251 2023.03.14
246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30) kimswed 4275 202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