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약초로 만든 음료·차

kimswed 2025.05.13 06:38 조회 수 : 0

우리 약초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일이 곧 수출


 우리 약초(약용작물)를 다루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시중에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등 수입산 약초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우리가 다루는 약초는 땅을 살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농법으로 재배한 농가들의 피땀이 서린 농산물이다. 어쩌면 값싼 수입산 약초나 약재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는 농가들의 눈물이 서린 농산물이다. 

물론 대부분 사람은 이를 잘 모른다. 우리 약초 농가가 피땀 눈물로 재배한 약초도 유통처나 판매처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약초를 원하는 소비자도 어쩔 수 없이 수입산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협동조합은 이런 농부(생산자)와 소비자를 잇고자 품질 좋은 우리 약초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2013년 만들어진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약초 생산 농가를 조합원으로 두고 이들이 정직하게 생산한 약용작물을 가공·유통하는 회사다. 그리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 해외 지역에도 차(茶)에 대한 선호도가 분명히 있으므로 차를 마시는 문화가 있는 나라 중심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약초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다도(茶道) 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차 산업은 각기 나라에서도 산업적으로 크다. 

전 세계에도 이들 국가에서 만든 차가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한국에서 좋은 약초를 재료로 만든 차가 있음을 선보이고 알리는 것도 규모 등을 떠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외 전시회나 박람회 등에도 참석해서 다양한 현지 반응도 만나고 있다. 


▲이풀약초협동조합의 ‘2g의 휴식’과 ‘2g의 배려’. [사진=이풀약초협동조합 제공]

해외 시장에 들고 나선 우리 약초들
 
약초라고 하면 대개는 한약재를 떠올린다. 우리는 이 고정관념을 넘어 좋은 약초를 가공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아쉬운 결과도 있었고, 좋은 성과도 있었다.

이에 2016년부터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직접 수출은 아니었다. 무역회사 중개를 통하여 LA, 시애틀, 뉴질랜드 등에 약초(건 재료)가 나갔다. 

작은 규모였지만, 그래서 시장 반응을 바로 얻기 힘들었다. 직접 수출하고 싶었지만, 바이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무역협회와 KOTRA, 지자체 등에서 하는 지원사업에도 문을 두드렸다.

중후장대하거나 첨단 기술로 무장한 산업이 아니다 보니 눈에 띄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약초, 차와 같은 아이템은 일상에서 흔히 보고 접할 수 있지만, 당장 수출과 연결 짓기는 어렵다. 더구나 K-콘텐츠의 확산에 힘입어 K-푸드가 알려지고는 있어도 K-약초, K-차(Tea)는 생소하다. 우리는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 카페쇼를 찾다

그러다가 2018년에 처음으로 베트남 카페쇼(Vietnam International Cafe Show)에 나갔다. 

코트라 지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세 차례 정도 나갔는데, 베트남이 잎차 중심의 차 문화가 발달한 곳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전반적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이 있는 터라 한국 허브티에 관심을 보였다.

첫해 그렇게 나갔더니 전시회에 온 베트남 사람들은 약초가 가진 효능 부분에 관심이 두드러졌다. 시음도 하면서 다양한 관심을 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카페쇼에 와서 물건을 구매한 베트남 사람들이 있었는데, 맛도 좋고 효능도 좋아서 재구매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묻는데 방법이 당시에는 없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베트남에서 팔 수가 없었다. 전시회는 단발성 이벤트일 수밖에 없었다.

2023년에 다시 찾은 베트남 카페쇼에 오미자 열매를 처음 가져갔다. 베트남의 더운 날씨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우리나라도 여름에 시원한 오미자차를 좋아하듯, 베트남에 더운 날씨가 지속되니까 새콤하고 시원한 오미자차를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이 맞았다. 오미자를 찬물에 우려놨다가 전시하면서 시음도 하게끔 하였다. 매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고, ‘Good~’‘Wow~’ 등을 남발하며 맛있게 마셨다는 말을 건넸다. 

이 맛있는 오미자를 다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문의도 들어왔었고, 베트남에서 우리 제품을 살 수 있는 쇼핑몰이 구축되면 사겠다고 한 구매자도 있었다. 

이때 오미자 원료도 함께 놔뒀는데 그 오미자 열매를 먹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라고 신기해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당뇨가 있다며 어느 차가 좋은 효과가 있는지 물었다. 그 사람에게도 오미자 열매가 좋다고 알려줬더니 그날 가져온 물량의 절반을 사 가기도 하였다. 이후 이 사람은 당뇨에 효과를 봐서인지 메일로 추가 주문을 하기도 하였다.

인도에서 온 사람도 기억에 남는다. 오미자차의 맛이 이전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라며 놀라워하였다. 그는 표정에서 신맛을 느끼는 것이 드러나는데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이것저것 물었다. 

이렇게 몇 차례 해외 전시회를 나가서 보니 동남아와 남부아시아는 대체로 맛이 강하거나 센 것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향이나 맛이 분명하거나 독특하면 가격 등의 조건이 함께 맞아떨어지면 이 지역에서 우리 약초와 이로 만든 차가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제품 패키지가 예쁘다고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

베트남 카페쇼에 세 차례 찾았는데, 재미있게도 얼굴이 익은 사람들도 보였다. 지난번에 우리 부스를 찾아 차를 샀다며 다시 사 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사람을 보면서 참 고마웠고, 이들을 위한 판매처나 판매 루트가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이 사실 단발성이거나 수출 계약액 등을 보면서 평가하는 것 같다. 

기존 수출업체들이야 이미 다양하고 많은 바이어를 확보한 경우가 많지만, 작은 기업들이 수출을 해보려고 전시회나 박람회에 2~3일 나간다고 바로 바이어가 생기지 않는다. 이를 고려해서 작은 기업의 해외 진출 시도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특히 작은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 등에 나가서 받은 작은 반응과 호응에도 사기가 크게 오른다. 그리고 어떡해서든 해외에서 판매를 이어갈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 

우리도 온라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면서 2021년 미국 아마존에 입점하여 허브티 중심으로 몇몇 제품에 대한 판매를 시도하였다. 

그중에서 티백으로 만든 페릴라 민트의 반응이 좋았지만, 회사 차원에서 꾸준히 마케팅하면서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또 입점비도 있고,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노출이 되지 않는다. 작은 기업은 이런 점이 무척 힘들다.

사실 어느 채널이든 광고비를 태우지 않으면 매출이 일어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아마존 판매 현황을 보면 때로는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배송비나 창고비 등을 고려하면, 국내 판매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마존에 설정해 놓은 가격이 국내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구매자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재밌다.

작은 수출기업들의 가려운 곳들

온라인 채널은 참 신기한 공간이기도 하다. 먼 나라에서 어떻게 우리 제품을 찾아서 주문을 주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런데 이걸 지속하기 위해서는 작은 기업에도 프로모션 등 적극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는 판매 루트가 있거나 좀더 공격적인 판촉 활동 등을 할 수 있다면 해당 기업에게나 우리나라 수출 측면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기업이 수출에 나설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물류이고, 지속적인 판매를 꾀하고 연결할 수 있는 채널이 가장 필요하다. 

그래서 무역협회나 코트라 등의 지원을 받아서 해외 박람회나 전시회가 나가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박람회가 끝나고도 작은 기업들이 함께 판매를 어느 정도 지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팝업스토어나 온라인 공동 채널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 이런 지원 프로그램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작은 업체는 상품을 컨테이너로 보내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한 번에 작은 기업 제품을 모아 보내고 현지에서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된다. 

물론 작은 기업들을 위해서 이렇게 하려면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박람회 참가 선정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받은 기업들이니 일회성 지원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1년 정도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판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속가능성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다

어느 나라든 차 문화를 보면 그 나라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보인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만든 이풀도 창업 10년을 넘어섰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대박을 치거나 수출탑과 같은 상을 받는 유망한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차를 통해 각국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도 공급하고 싶다. 사람이 차를 마시는 목적은 다양할 것이다. 효능을 찾아서 마시는 사람도 있을 테고, 맛이 좋아서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차를 통하여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고객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기존 약초를 원료로 하는 회사들이 할 수 없는 새로운 활용법을 선도적으로 제안하는 회사로 나아가고자 한다. 

약초의 기능성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고 해외 시장에도 깊고 넓게 진출하고 싶다. 

차를 통하여 기후위기 대응, 탄소 중립 등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거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쉽게 확산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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