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우 셀스케어 대표

kimswed 2025.06.25 08:53 조회 수 : 0

개발자에게 ‘실패’란 어떤 의미일까. 현영우 셀스케어 대표는 쉽게 용납할 수 없는 단어다. ‘왜 안 될까’라는 물음표가 그를 괴롭혔다. 

현 대표는 속해 있던 기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중단된 후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수년간 홀로 개발했고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셀스케어의 ‘초음파 피부 미용기기’다. 해외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로 우수한 성능의 제품이다. 

본인도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라고 밝힌 현 대표는 “5년 내 수출국을 10개국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개발 중단의 ‘아쉬움’


대학 전공인 전자제어학을 살려 의료기기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5년가량 경력을 쌓으며 인정을 받을 즈음, 독일 초음파 의료기기 제품을 벤치마킹한 피부 노화 개선 의료기기 개발 미션을 받았다. 

의욕적으로 개발에 돌입해 2년 가까이 피나는 노력을 펼쳤지만 기술력이 쉽사리 올라오지 않았다. 현 대표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20% 정도에 불과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하게 개발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현 대표에게는 충격이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은 둘째치고, 그동안의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는 얼마 후 퇴사했다.


● 외로운 도전에 나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했다. 디지털 장비 회사에 입사했는데, 이곳에서 방향성을 찾았다. 

현 대표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새로운 회사에서 터득한 디지털 방식을 접목하면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머릿속에는 개발 중단의 아쉬움이 계속 맴돌았던 것이다.

그날부터 그의 집은 연구실로 바뀌었다. 납땜용 인두, 오실로스코프, 파워미터 등 장비를 하나둘 구매했다. 작업은 퇴근 후 시작됐다. 

현 대표는 “주중에는 새벽 1~2시까지, 주말에는 거의 밤을 새웠다”며 “날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다가 잠잘 시간을 놓치곤 했다”고 말했다. 

1년가량 그런 삶을 반복했고, 제품 성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투잡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올까. 

현 대표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짧은 답변과 함께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 개발자에게 버거운 ‘영업’


성능에 확신이 생기자 2019년 퇴사와 함께 셀스케어를 창업했다. 실리콘밸리식 ‘게라지(차고)’ 창업인 셈이다. 정부 창업지원금 3,900만 원에 대출 1억 원을 보탰다. 

얼굴 피부를 관리하는 초음파 기기 50대를 만들었다. 현 대표는 “하드웨어 개발은 전공 분야”라며 “제품 양산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금형공장들을 찾았고,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은 완성도 높은 제품을 단 한 번에 만들었다.

문제는 판로였다. 영업 경험이 없었다. 막막했다. 이전 직장 영업사원들을 하나씩 찾았다. 

제품이 좋으니 판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산이었다. 한 명에게도 연락이 없었다. 초조해지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학 은사를 찾았다. 그리고 피부학과 교수를 소개받았다. 그로부터 미용용품 전문 유통업체를 추천받았다. 

그렇게 유통업체를 만나 어렵게 설득해, 전북 전주에서 제품 설명회를 열었다. 지역 피부관리숍 운영자 10명을 대상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첫 공식 행사였다. 

여기에서 제품의 진가가 드러났다. 6분 동안 얼굴 한쪽에 초음파 미용기기를 대고 있자, 반대편 얼굴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현 대표는 “당시만 해도 피부관리숍에서는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마사지하던 시절”이라며 “모두 효과에 매우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브랜드도, 제품도 생소했음에도 10명 참석자 가운데 4명이 수백만 원짜리 제품을 선뜻 구매했다. 현 대표는 당시 소회에 대해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이어지진 않았다. 기대했던 입소문도 돌지 않았다. 어떻게든 팔아야 했다. 차량에 기기 10대를 싣고 무작정 전주로 다시 향했다. 입소문이 돌기 위해서 회사가 위치한 대전이 아닌 전주를 골랐다. 

모르는 피부관리숍을 찾아, 노크하며 무료 테스트를 제안했다. 2주간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납하라고 제안했다. 2주 후 놀라운 반응이 돌아왔다. 10곳 가운데 7곳에서 ‘구매’를 결정했다. 현 대표는 “그래, 이 방법이 맞았어”라고 혼자 되뇄다. 

그날부터 전국 피부관리숍을 돌았다. 다른 피부관리숍 추천도 늘었다. 그렇게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지역 유통채널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는 전국 13개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현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판권 요청이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 예상치 못한 일본 바이어의 DM

첫 수출은 2023년이었다. 해외 전시회에도 나가지 않던 회사에 일본 바이어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낸 것. 국내 뷰티숍이 인스타그램에 제품 체험기를 올렸는데, 이것을 일본 바이어가 본 것이다. 

현 대표는 “‘설마 일본에서 구매할까’라고 생각했다”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얼마 후 일본 바이어가 회사를 찾아왔다. 근처 피부관리숍에서 시연해주자 3,000달러가 넘는 금액을 주고 바로 5대를 구매했다. 첫 해외 판매다. 일본 바이어는 현재까지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외 전시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베트남과 UAE 수출에 성공했다. 

현 대표는 “애초 의료기기를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미용기기로 개발돼, 고객의 퀄리티 만족도가 높다”며 “가격은 유사 의료기기의 10분의 1로 저렴하다”고 소개했다.


● 5년 내 10개국 이상 수출 목표

피부 관리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디 관리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재 개발을 완료하고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력도 많이 개선됐다. 

현 대표는 “기기가 닿는 얼굴 부분은 차갑지만, 피부 속에 심부열을 불어넣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군 확대에 맞춰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에서 사업을 위한 CE인증도 확보했다. 현 대표는 “1년에 3번 이상 해외 전시회에 나가 수출을 늘리겠다. 5년 내 10개국 이상이 목표”라고 밝혔다.

회사명 셀스케어는 ‘세포(셀·Cell)’와 헬스케어의 합성어다. 현 대표는 “사람의 피부가 건강해지도록 돕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경영철학을 묻자, 4대 경영 이념 ‘협력, 책임, 상생, 소통’을 들었다. 

현 대표는 “미용기기업체들이 제품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관리에 소홀하다”며 “고객을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대한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며 “그래야 고객이 오랫동안 만족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제가 오랫동안 제품을 개발하며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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