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사칭한 범죄 수법 갈수록 교묘해져
거래 전 유관기관 통해 대상기업 조사해야

최근 무역사기에서 주요 패턴에 기반한 유사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최근 2022년 접수된 무역사기 발생 현황과 대응방안을 밝히며 무역사기는 특성상 한번 발생하면 피해금액을 회수하기 어려우니 사기유형에 대해 숙지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22년 KOTRA 무역관을 통해 접수된 무역사기 건들은 ▷서류위조 43건 ▷선적불량 38건 ▷금품사기 13건 ▷메일사기 10건 ▷결제사기 9건 ▷불법체류 6건 ▷기타 6건 등의 순이었다. 어느 정도는 유형별 패턴을 숙지하고 사전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무역사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서류위조 = 입금 여부를 인증할 수 있는 서류를 위조해 수출대금이 들어온 것처럼 속이고 운송비나 제품을 편취하는 수법이다. 사업자등록증이나 홈페이지, 인증 등을 위조해 신뢰도를 높이는 수법으로도 사용된다. 실존하는 정부기관이나 기업 담당자를 사칭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깊은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기업 A사는 네덜란드의 한 무역회사와 수입절차를 진행하다가 송금 직전에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에 해당 회사가 진짜인지를 문의했다. 무역관 확인 결과 해당 회사의 견적 송장과 서류의 대표 및 직원 이름 등이 모두 허위로 기재돼있었다. 대표번호와 주소 기재도 가짜였으며, 그럴싸해 보였던 웹사이트 내 고객 리뷰에 사용된 사진들도 모두 스톡 사진이었다. 
 
●선적불량 = 수입기업 입장에서 해외의 수출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후 송금을 완료했으나 상대기업이 선적을 아예 하지 않거나 불량품을 선적했을 경우를 일컫는다. 
상품은 선적하지도 않고, 현지 세관을 핑계로 로비자금, 과태료, 운송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추가로 갈취하는 경우도 있어 추가 피해도 유의해야 한다. 샘플 테스트 후 상품을 주문하는 경우, 테스트용 상품은 진품으로 보내고 실제 선적 제품은 가품으로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수입기업 A사는 2021년 9월 한국의 중개인을 통해 남아공에서 특정 규격의 제품을 수입했으나, 2022년 1월 계약 내용과 전혀 다르게 시장 가치와 수요가 없는 제품을 수령했다. 중개인을 통해 클레임을 제기하며 배상을 요청했으나, 남아공 수출업체는 해외송금의 어려움 등 갖가지 이유로 한 달 넘게 손해배상을 미뤘다. 결국, A사는 KOTRA 요하네그버그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하고서야 피해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금품사기 = 현지 정부기관 또는 에이전트를 사칭해 계약추진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각종 비용을 요구하며 금품을 편취하는 수법이다. 입찰서류 구입비, 변호사 선임비, 로비자금, 공증비, 수수료, 담당자 선물 등 다양한 명목을 내세워 금품을 요구한다. 정해진 기한 내에 입금하지 않으면 거래를 철회한다며 재촉하거나 급하게 계약을 추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내기업 A사는 지난해 8월 대만으로 화물을 수출할 예정이었는데, 바이어로부터 수출대금 450만 달러를 받기 위해서는 4750달러의 수수료를 먼저 지급해야 한다는 대만 현지 은행의 발행문서를 전달받았다. A사가 문서의 위조 여부를 타이페이무역관에 문의한 결과, 서류는 가짜로 밝혀졌고 사전 문의를 통해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메일사기 = 무역업체 간 이메일을 중간에서 가로채 거래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제 시점에 은행 정보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보내 결제대금을 편취하는 유형이다. 스피어피싱(Spear phishing)으로 불리며, 거래 계좌가 변경될 경우 반드시 송금 전에 현지 유선 재확인이 필요한 이유다.
 
일본 현지 유통기업 R사와 원만한 거래 관계를 유지해온 국내기업 J사는 파트너사인 R사로부터 2022년 2월부터 정산받지 못한 미수금에 대해 송금 일정을 문의했다. 확인 결과, R사는 신원불명의 제3자로부터 J사의 거래 은행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으며, 계좌변경 서류에 날인된 J사의 위조 법인인감과 장기간의 신뢰관계를 토대로 이를 믿고 변경된 계좌로 세 번에 걸쳐 대금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제사기 = 제품을 수령한 바이어가 의도적으로 결제를 거부하거나 연락을 회피하는 사례로, 기존의 정상 거래 바이어도 갑작스레 영업 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대응이 어렵다. 
 
국내기업 O사는 2018년부터 안면이 있는 코트디부아르 바이어 A사에 2020년 2FEU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추가로 3FEU의 수출품을 더 선적했으나 바이어는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뜸해졌고 물품이 판매되는 대로 결제를 이행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폐업을 통해 결제를 회피하고 선적제품을 경매 처리해 우회 인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3월 방글라데시에 처음으로 제품을 수출한 국내기업 W사는 제품 현지 도착 후 3개월 동안 결제가 진행되지 않아 KOTRA 다카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알고 보니 바이어는 환율 등 문제로 송금이 지연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회사를 폐업 처리해 대금 결제가 불가능하도록 만들고는 세관이 경매 처리한 선적제품을 저렴하게 인수하는 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불법체류 = 바이어로 위장해 수출업체에 비자 초청장을 요구하고 한국에 입국한 후 잠적하는 범죄 유형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생 가능성이 큰 무역사기로, 한국에 불법체류를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무역업체에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수출기업 A사는 방글라데시 바이어 B사의 구매 담당자에게서 인터넷을 통해 수입 문의를 받았다. 구체적인 협의 진행 도중 B사에서 갑자기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대금을 현장에서 결제하겠다며 방한 비자 초청장 발급을 요청했다. A사는 이에 의문을 갖고 다카무역관에 바이어 신용도 조사를 의뢰했다. 무역관 조사 결과, B사는 실존 기업이었으나 해당 담당자는 재직자가 아니며 다른 사람의 연락처를 도용해 한국 불법체류를 시도 중인 정황이 밝혀졌다.
 
●복합사기 = 이밖에도 해외투자사기, 갑작스럽게 주문 취소를 통보하고 잠적하는 사기, 고의적으로 기업을 부도처리하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기, 바이어 인콰이어리를 통해 악성코트 침투를 시도하는 사기, 입찰 공고를 허위 등록해 제품을 갈취하려고 시도하는 사기 등 다양한 무역사기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사전에 서류의 진위 여부나 바이어 검증, 송금 계좌 재확인 등 꼼꼼한 예방 절차를 거쳐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도 지난해 40건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 소재 로펌이 트레이드마크 헌터와 공조해 한국기업의 상표권을 무단 등록한 후 취하 소송을 위해 높은 수임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발굴됐다. KOTRA 이스탄불무역관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한 로펌이 귀사의 상표가 현지에서 무단 도용돼 일주일 정도 이의제기 기간이 남아있으며 등록 취하를 돕겠다며 여러 기업에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운송루트를 임의로 변경해 화물을 편취하려는 시도도 적발됐다. 한국 수출기업 N사는 탄자니아 현지에서 발굴한 셀러와 계약을 체결하고 셀러의 오랜 파트너라는 G운송사를 통해 항공으로 화물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운송 당일 G사는 기존 합의된 두바이 환적 루트를 무시하고 임의로 케냐로 환적 루트를 변경했다. 화물이 케냐 세관에서 서류상 문제로 계류된 가운데 수상함을 감지한 N사는 즉시 케냐로 이동해 사전에 강구해둔 수단으로 당사 화물이 맞는지 확인한 뒤 동의 없이 화물이 반출될 수 없도록 세관에 묶어뒀다. 이후 미심쩍은 운송사를 소개한 셀러를 압박해 사후처리 비용을 물게 만들었다.
 

 
[체크리스트] 무역사기 예방, 꼭 확인해야 할 것들은?
 
 - 바이어 또는 에이전트의 신용도 확인은 필수
 
 - 바이어가 수입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 필수
 
 - 인보이스상 주소, 전화번호 등 거래상대 기업정보 철저히 검증 필수
 
 - 수취은행 소재지가 거래기업 소재지 국가로 되어있는지 확인 필수
 
 - 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으로 거래조건이나 거래정보 변경 시 양측에서 취해야 할 행동을 명문화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것
 
 - 행정 전산화가 돼있지 않은 국가에서 무역서류를 수정할 경우 무역사고가 발행하지 않도록 할 것
 
 - 국가 간 기술표준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계약이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할 필요
 
 - 바이어 검증 시에는 꼭 두 가지 이상의 채널을 활용할 것
 
 - 대형 거래인 경우 사고 발생을 대비해 무역보험, 중재조항, 담보 요구, 선금 비율 조정 등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
 

[이럴 때 의심된다, 무역사기!]
 
 - 일반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구하기 힘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파는 업체일 경우
 
 - 공용어가 영어가 아닌 국가에서 영어로 작성된 공문서를 받을 때 현지어 원문이 없거나 번역 공증이 없을 경우
 
 - 공용어가 영어가 아닌 국가에 소재하는 기업의 웹사이트가 영어로만 제작돼있을 경우
 
 - 비즈니스 경험이나 사업 정보 안내보다는 정부기관, 담당자와의 유대관계를 강조할 경우
 
 - 정부기관, 국제기구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며 기관 등에서 먼저 접근해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하는 경우
 
 - 갑자기 계좌번호가 변경됐다면서 다른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할 경우
 
 - 제품 문의 메일에 특정 제품명 대신 ‘Your product’ 등 모호한 표현을 쓸 경우
 
 - 각종 서류에 도장이나 서명 등이 남발돼있는 경우
 
 - 정부 로고나 날인을 합성한 이미지에서 픽셀이 일정하지 않거나 서류 내 다른 자료 대비 눈에 띄게 그 부분만 이미지가 선명한 경우
 
 - 이메일, SNS 등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고 구두약속만을 고집하는 경우
 



김영채  weeklyctrade@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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