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기술 자립속도에 주목

kimswed 2024.03.29 07:51 조회 수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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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국내외 매체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경제침체 방어를 위한 정부부양책 내용에 방점을 두고 올해 중국 양회 전인대를 지켜봤다. 그러나, 양회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핵심정책 방향인 중국 과학기술 자립속도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언급된 산업·공급망 업그레이드, 신흥·미래산업 육성강화, 디지털경제 혁신발전의 키워드 의미는 고부가가치 경제로의 전환과 기술자립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제안보를 더욱 촘촘히 구축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양회가 개최되기 전 진행된 31개 성·시·자치구 지방 전인대 업무보고 내용을 살펴보면, 소비와 투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등장한 핵심키워드는 과학기술, 현대화 산업체계, 신형인프라, 신품질 생산력 등이다. 
 
▲중국과학원 톈진(天津)공업바이오기술연구소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중국과 R&D 예산 격차 더 벌어져… 한국보다 20배↑

우리는 중국 부동산과 지방부채 이슈에 매몰되어 과학기술진보를 위한 R&D 확대와 독자 산업공급망 구축 가속화, 디지털 경제 인프라 확충 등 혁신요소의 생산성이 바꾸는 중국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과학기술 및 첨단미래산업에 대한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양회 기간 진행된 부처별 장관 기자회견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은 “올해 수소에너지·신소재·신약·바이오·상용항공우주·양자기술·AI·생명과학 등 영역에 대한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 중국의 국가 R&D 총비용이 3조3278억 위안(GDP의 2.64%, 약 618조 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고, 올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해 한국의 국가 R&D 총예산 31조1000억 원보다 20배가 많은 금액이다. 
 
게다가, 올해 한국의 국가 R&D 총예산이 오히려 전년대비 14.7% 줄어들어 26조5000억으로 배정되면서, 한중간 국가 R&D 예산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전인대에서 공개된 올해 과학기술지출예산만 보면 1조1541억 위안(약 214조4000억 원, 전년 대비 10% 증가), 국가행정기관 및 국무원 산하 정부부처 과학기술지출예산(연구소 경비·보조금 등)이 3708억 위안(약 69조 원, 전년 대비 10% 증가)으로 그 중 기초연구에 투입되는 예산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980억 위안(약 18조2000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중국 국가 R&D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은 대폭 줄어들고 있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기초과학 R&D 비용이 삭감되어 기존 연구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상황인데, 중국은 매년 약 10%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과학 투자하는 중국, 젊은 인력 끌어모아

작년 국가 R&D 비용 중 기초연구 비용이 2212억 위안(약 41조 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고, 국가자연과학기금(한국의 ‘연구재단’에 해당)을 통해 지원한 과학기술 프로젝트가 약 5만 2500여 개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중 약 80% 과학기술 연구항목이 45세 이하 젊은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나아가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달탐사 프로젝트, 베이도우(北斗) 위성시스템 등 1100여 개의 국가중점연구개발 프로젝트 매니저가 40대 이하의 젊은 과학자들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급변하는 중국 과학기술 발전과 성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의 국가R&D 예산은 지난 2012년 1조 위안(약 185조7000억 원)에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며 R&D 강도(R&D 투입증가액과 GDP 총액 간의 비율)가 1.91%에서 2.6%까지 늘어났고, 혁신환경지수도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국가 R&D 지원을 받아 정부산하 연구소, 대학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과학기술항목에 참여하고 있는 혁신기업만 해도 11만5000여 개에 달한다. 막대한 예산투입을 통해 우수한 중국 R&D 인력 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R&D 인력은 지난 2012년 324만7000명에서 2022년 635만40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기업인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 HCR)’에 중국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HCR 연구자가 111명에서 2022년 1169명으로 늘어나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다. 
 

기초과학 연구 격차, 혁신기술 연구 격차로 

 
국가R&D 지출이 늘면서 과학기술 성과도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2023년 과학기술 관련 발명·특허 건수가 약 92만 건으로 2015년 대비 약 3배 늘어났다. 그에 따른 기술거래액도 6조1500억 위안(약 1142조 원)으로 전년보다 28.6% 증가하면서 중국 과학기술의 상용화·산업화·시장화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2022년 발표된 과학기술 논문수도 214만7000여 편으로 2015년 대비 약 31% 증가했다. 작년 4월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논문을 가장 많이 게재한 나라가 중국(18.68%)으로 2년 연속 미국을 추월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중 간 과학기술 논문 격차는 더 커지는 추세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혁신지수(GII) 순위에서, 한국(58.6점)이 10위로 중국(55.3점, 12위)을 약간 앞서가고 있지만, 성장성과 산업별 기술력을 비교해보면 중국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혁신지수는 전세계 132개 국가들의 혁신수준을 측정해 매년 발표하는데 혁신투입지표와 혁신 산출지표를 지수화해 순위가 정해진다. 작년보다 한국은 4단계 하락한 반면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혁신 인프라 항목에서 순위가 약간 상승했으나 그 밖의 제도·시장성숙도·지식 및 기술성과 측면에서 하락하고 있다. 
 
혁신 인프라의 중요한 측정요소라인 과학기술 클러스터에서 중국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발표된 ‘2023년 세계 100대 과학기술 클러스터’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중국이 선전-홍콩-광저우-베이징 등 총 24개 클러스터가 선정되어 미국(21개), 독일(9개), 한국(4개)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과학기술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2022년 기술수준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우주항공·해양·국방·나노·소재·생명공학·에너지·ICT 등 11대 분야 136개 기술영역 점수에서 중국(82.6)이 조사 이래 처음으로 한국(81.6)을 추월했다. 몇 년 전 데이터 인용과 최근 중국 과학기술 자립속도를 감안하면 이미 일본(86.4)도 추월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과 산업계 연구인력들이 고액연봉 제의를 받고 중국대학 연구소나 지방정부 산하연구소로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굴기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대응해야 할지 깊은 성찰과 국가차원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승찬 |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듀크대학 교환교수(2012년)를 지냈고, 미주리주립대학에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2023년)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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