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터키발 무역 사기

kimswed 2022.01.19 07:24 조회 수 : 132

KOTRA 이스탄불 무역관에는 사기가 의심되는 업체의 신용도나 실존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신고가 종종 접수된다고 한다. 무역관 검토 결과 이 중 일부는 실제 사기업체로 밝혀졌으며, 이들은 국내업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수법의 사기 행각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내용을 사례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례1. 국제구호재단을 표방한 방역용품 구매 사기 = 터키 업체 M사는 구호물자 조달을 위해 마스크를 대량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국내 마스크 제조회사에 연락했다. M사는 스스로를 세계은행(World Bank)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관에서 기금을 지원받아 여러 프로젝트의 수행과 구호 활동을 펼치는 구호재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무역관 확인 결과 M사는 실존하지 않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터키 내 위치한 재단들은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정부의 재단 관리 사이트에서는 M사의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전화번호와 주소 또한 모두 가짜였다. 이후에도 M사는 국내 소재의 체온계, 방역복 제조업체 등에 동일한 수법으로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2. 정부기관 공공입찰을 빙자한 수수료 사기 = 터키에서 무역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B사는 업소용 제빙기를 생산하는 한국 업체에 정부기관 공공입찰 참여를 제안하며 접근했다. 첫 거래임에도 샘플 거래 없이 수백 대의 물량을 한 번에 주문하고, 국내업체의 거래가격 제안에도 쉽게 동의했다. 계약 체결 후 B사는 해당 계약서를 대법원에 등록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국내업체에 수수료 7000달러가량을 청구했다.
 
수수료를 송금하기 전 한국 업체는 무역관에 업체의 진위 여부와 계약 내용 검토를 요청했는데, 검토 결과 의심스러운 점이 몇 가지 발견됐다. 먼저 공공입찰을 주관한 정부의 부처명이 불분명했다. 터키 정부기관이라고만 명기돼 있을 뿐 실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계약 당사자 또한 2018년 조직개편으로 이미 없어진 총리실이었다. 또, 계약 체결을 위해 업체에서 추천한 법무법인 역시 가짜였다. 터키 정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 중인데, 업체가 추천한 법무법인 변호사 중 단 한 사람도 이곳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사례3. 무역 에이전트를 요청하며 현금 갈취 = 제3국 기업과 터키 기업이 함께 무역사기를 시도한 사례도 있다. 영국 업체 P사 직원 A는 한국 무역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며 국내업체에 접근했다. 한국을 통해 희귀 종자를 수입할 의사가 있는데, 해당 업무를 지원해줄 업체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업체 담당자는 회사 공식 메일이 아닌 개인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받았는데, A에게 본인을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보니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A는 국내업체에 비즈니스 수익 구조를 설명하며 처음 시작할 때 샘플 비용만 부담하면 이후 매 분기 수십억 대의 정기 주문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전트인 국내업체에도 억대의 커미션이 발생할 것이라며 수익을 5대5로 나누자고 했다.
 
한국 업체가 승낙하자 A는 지금 제안한 사업모델을 작년까지는 다른 에이전트의 담당자 H와 진행했는데, H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며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는 본인(A)이 구매담당이어서 H와 손쉽게 사업을 진행했으나 지금은 에이전트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업체가 H와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 그를 대신해 P사에 종자는 조달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까지 직접 작성해줬다. A는 P사가 H와의 거래에 무척 만족해 5년 독점 계약을 앞두고 있던 터라 이 메일을 자신의 회사 구매담당자에게 전달하면 에이전트가 될 수 있을 거라며 국내업체가 에이전트로 발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한편으로는 국제전화와 메신저 등을 사용해 A 본인의 영국 신분증, 여권사진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전달하며 국내 기업과 신뢰를 쌓아갔다. 동시에 H의 여권 사본도 전달하는 등 모든 정황을 믿을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했다.
 
국내업체의 종자 납품에 대한 P사의 승인이 떨어지자 A는 납품기업의 연락처를 건네줬다. 납품업체는 터키에 소재하고 있는 U사였다. 이에 국내업체는 A에게 한국에 있는 업체에서 납품하는 줄 알았는데 왜 터키에서 납품하느냐며 문의했는데, A는 종자가 희귀하고 U사의 품질이 좋으며 H도 U로부터 들여와 납품했기 때문에 기존 거래를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한국 업체는 A의 말대로 U사와 거래하기 위해 샘플 견적을 요청했고, U사는 약 1만2000달러의 샘플 비용을 100% 선금 T/T 거래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만일을 대비해 국내업체가 선납금과 후불금으로 나눌 것을 요청하자 U사는 100% 선금 납부를 고집하며 원치 않으면 다른 거래처를 알아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러한 수법에 국내업체 중 두 군데는 샘플 비용을 송금,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사기업체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코로나19 이후 무역 사기업체들의 수법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며, 안타깝게 피해를 입는 국내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사기업체는 주로 외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현지 정보가 미비한 우리 기업들은 접근해 오는 기업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미연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스탄불 무역관은 의심 기업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 세 가지를 공유했다.
 
먼저 ‘구글(Google) 지도를 통한 주소지 확인’이다. 간단하지만 의외로 의심 기업 식별에 좋은 방법이다. 물론 고층 빌딩에 입주한 사무실의 경우 건물 외관만 보이기 때문에 주소와 사진만으로는 실제 입주 및 영업 활동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등의 한계도 있다. 그러나 2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의료기기 수입업체의 주소지가 스트리트뷰에서는 터키 시골 민가로 나온다면 의심해 볼 수 있는 좋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여러 업체의 주소지가 거짓인 것을 밝혀낸 바 있다.
 
두 번째는 ‘전화번호 확인’이다. 앞서 거론된 U사는 전화번호 대신 업체명만 적혀 있었고, M재단은 공식 연락처가 일반 유선 전화번호가 아닌 휴대전화 번호였다. 휴대전화 번호만 알려주고 사무실 전화번호를 공유하지 않을 경우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터키의 휴대전화는 05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현지 무역관을 통한 확인’이다. 무역관에서는 현지에서 업체와 즉시 전화 연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주재국 유관 기관과의 협력이 가능하다. 또한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및 전문가 등을 활용해 업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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