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42회) 칼럼인 중국 비즈니스 리스크 유형을 계속해서 설명해 보자.

 

제어 불가능한 리스크(Uncontrollable Risk)는 우리기업 스스로 리스크를 헷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우다.

 

또한 중국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같이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처럼 미중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둔화되면서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거나 혹은 미중 양국 간 정치외교 마찰의 결과물인 한반도 사드배치 이슈와 이로 인해 ‘한한령’ 피해를 입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미중 간 신경전이 재점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불똥이 한국으로 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비중이 약 30%(홍콩 포함), 대미 수출비중이 14%로 미중양국이 우리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를 차지하니 당연히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확실성의 리스크 속에서 그냥 가만히 손실을 보며 속수무책으로 감내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비록 제어 불가능한 리스크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어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응할 것인가? 우선 리스크 대응은 방법에 따라 감수, 회피, 감소 및 공유의 4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표> 중국사업 리스크 대응방법에 따른 4가지 형태

 

 

구분

주요 내용

리스크 감수

(Risk Acceptance)

중국사업 리스크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리스크의 영향을 그대로 수용하는 형태

리스크 회피

(Risk Acceptance)

리스크에 노출된 사업영역에서 철수하거나 위험자산을 처분하는 등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형태

리스크 감소

(Risk Reduction)

-기업 내 조직적인 대응을 통해 수행되며이는 경영 및 관리 방식을 개선하여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

-중국사업전략·사람·프로세스·시스템 차원에서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는 형태

리스크 공유

(Risk Sharing)

넥스트 사업을 위한 금융·재무적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과 동시에 중국 파트너와의 위험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여 관련 리스크를 헷지하거나 이전하는 형태

 

 

중국 사업에서의 리스크 대응(Risk Response)은 향후 중국 사업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할 때 빠르게 대처하기 위함으로 기업 차원에서 냉철히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의 구체적인 대응 활동은 조직적인 대응과 중국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해야 하며, 리스크의 성격이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새로운 대응 방법을 만들어 내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4가지 형태 중 리스크 감수와 회피는 수동적인 형태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제어 불가능한 리스크에 직면하면 취하는 방식이고, 리스크 감소 및 공유는 능동적인 형태로 적극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4가지 형태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자. 리스크 감수의 경우는 일반적인 대응방법으로 ‘그냥 어쩔 수 없지!’ 라고 단념하고 리스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형태로 적극적으로 대응 방식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지난 2017년 사드사태로 많은 중국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대부분의 매체 및 기업들은 중국 사업 실패 및 어려움의 원인을 사드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모든 실패의 원인을 사드로 돌리는 것은 기업경영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사드라는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드에 대응할 수 있는 리딩 제품을 타깃팅하고 정확한 포지셔닝으로 중국 소비자를 중독 시켜야 한다.

 

사드의 포탄 속에서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리스크 감수를 선택할 때 중국에서 찾기 어려운 리딩 제품을 타깃팅하여 소비자를 중독시킴으로써 중국 내 매출이 급성장한 제품이 있다. 바로 ‘삼양의 불닭볶음면’이다.

 

 

중국내 삼양 불닭볶음면과 마라 불닭볶음면. [이미지 출처 : 바이두]

 

 

“불닭볶음면요!, 일주일에 3번은 먹어야지 일주일 동안 속이 편한해요!” 삼양 불닭볶음면에 빠져 있는 열렬한 중국 소비자가 필자한테 한 말이다.

 

심지어는 10-20대 젊은 소비층들 사이에서 인터넷과 SNS상에 불닭볶음면 인증샷을 올릴 정도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드배치 이후 대부분의 한국산 소비재 제품 매출이 급락할 때, 불닭볶음면은 오히려 급성장했다.

 

2015년 300억 원에 불과했던 해외 수출이 사드 사태가 한창이던 2017년에 약 2100억 원으로 성장했다. 그 중 중국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다. 2019년의 경우 해외 매출액 약 2600억 원 중 약 6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행사인 광군제(19년 11월 11일) 하루에만 4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불닭볶음면의 매출이 중국시장 초기에 진출한 농심 신라면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식수출을 제외한 불법적인 채널까지 포함하면 몇 백 컨테이너 물량의 불닭볶음면이 중국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차별성과 중독성을 좋아하는 중국의 10-20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관통한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식품을 유통하는 대리상은 “사드 할아버지가 와도 불닭볶음면은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닭볶음면이라는 리딩제품을 앞세워 삼양은 중국향 제품을 출시하며 업셀링(Up-selling)을 본격화했다. 10-20대의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중국향 제품인 ‘마라 불닭볶음면’을 출시한 것이다. 한국적인 매운맛인 ‘불닭볶음면’에 중국 쓰촨성의 매운맛인 ‘마라’를 가미한 제품으로 대표적인 중국향 한국식품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마라’는 마비할 때 쓰는 ‘마(痲)’와 맵다는 뜻의 ‘랄(辣)’이 합쳐진 ‘마랄’의 중국식 발음으로, 마취를 한 듯 입 안이 얼얼한 매운맛을 뜻한다. 한국의 매운맛과 달리 특유의 알싸한 매운맛으로 다시 중국 젊은 소비층을 중독시키고 있다.

 

제어 불가능한 리스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적기(適期)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사업의 본격화를 위한 워밍업 시간인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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