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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몇 개국 정도만 남았습니다.”
 
선박용 펌프와 관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제일진공펌프 전찬진 대표는 글로벌 미개척 국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회사가 진출에 성공한 국가는 약 40개국. 바다를 접한 국가 대부분에 진출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연간 수출 규모는 200만 달러를 넘었다. 
 
이러한 성과의 비결로 전 대표는 우직한 마케팅과 투자를 꼽았다. 
 
전 대표는 위기에 더 큰 성장을 했다. 지속적이면서 과감한 투자 덕분이란 설명이 따라왔다. 
 
모빌리티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투자에 속도를 내는 회사는 2030년에는 ‘친환경 선박용 냉각시스템 글로벌 1위 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다 = 회사 창업주로 고인이 된 부친 전용득 전 대표와 아들 전찬진 현 대표는 대학 시절 한 가지 약속을 한다. 
 
아버지께서 학원비 30만 원을 도우면 전 대표가 컴퓨터 설계프로그램인 ‘CAD’를 익혀, 회사의 설계도면을 모두 전산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전공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후 전찬진 대표는 1998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약속을 이행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CAD 실습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틈틈이 관련 수업을 듣고 건축학과 친구들의 실습을 도우며 실력을 쌓았던 것이다. 
 
부친은 전 대표가 CAD 프로그램 사용하는 것을 보며 ‘집안에 돌연변이가 나왔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뿌듯해하셨다. 
 
당시 CAD 프로그램은 대기업들만 사용했다. 전 대표의 CAD 도입 덕분에 회사의 업무는 대략 5분의 1로 줄었다. 
 
전 대표는 이후 대학 전공을 살려 회사 e메일 도입, 홈페이지 구축 등 인터넷 환경을 하나둘 채택했다. 
 
전 대표는 “마침 IMF여서 회사에 일이 많지 않았고 덕분에 CAD와 인터넷 환경 도입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부친께서 과감한 투자를 허락한 덕분에 IMF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 대표는 평가했다.
 
●무작정 나간 해외에서 바이어 잡아 = 6개월 어학연수가 전부였던 전 대표는 1999년 1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 5대 조선해양기자재 전시회에 홀로 나갔다. 
 
부산시 도움으로 회사가 처음 외국 전시회에 나간 것이다. 
 
전 대표는 여기서 거래처를 뚫는 성과를 거뒀다. 마침 국내 모터 제조사인 D사에 납품을 하고 있었는데, 영국 바이어가 D사 모터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회사는 여기서 바로 1만 달러 규모의 수입 주문을 받았다. 
 
전 대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인연이 있으면 어떻게든 만나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직하게 세계 시장 노크 = 영국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갖게 된 전 대표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바이어를 만나다 보니 펌프 유통업체는 많지만 해수용 펌프 부품을 유통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을 어떻게든 잡아야겠다고 결심한다. 해외 출장 횟수를 늘렸다. 
 
전 대표는 “주변에서 ‘해외를 너무 자주 나간다’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며 “해외에 나갈수록 인맥이 쌓이고 수출 기회도 늘어나는 것을 스스로가 느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처음 1년에 2~3번 해외 출장을 떠났다가, 점점 횟수를 늘려나갔다. 해외 네트워크가 넓어지면서, 출장기간은 어느새 1년의 절반에 이른다.
 
전 대표의 우직한 해외 시장 개척 노력은 2008년 빛을 발한다. 
 
2007년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아 부산 롯데호텔에서 국내외 협력사·바이어를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는데 2008년 미국발 외환위기와 겹치며 수요가 급증한 것. 
 
연간 1억 원 정도 늘어나던 수출이 2008년 이후 매년 수억 원씩 증가하며 2017년에는 수출이 70억 원을 돌파했다.
 
미국발 외환위기가 왜 기회가 됐을까. 경쟁사들이 금융위기로 긴축에 들어갔을 때 제일진공펌프는 투자를 이어간 것이 큰 힘이 됐다. 
 
전 대표는 “저희 경쟁사가 미국, 영국, 스웨덴, 일본에 각 1곳이 있었는데 우리와는 기술력에서 차이가 있었다”며 “금융위기 기간에도 신제품을 출시하고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보여주자, 외국 바이어들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매년 신제품을 내놓자, 한 바이어는 “밥만 먹고 종일 펌프만 만드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3년차에 터진 미국시장 = 전 대표는 일찍 미국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04년 준비 없이 미국 전시회에 나갔었는데 바이어들이 회사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 
 
전 대표는 “미국 시장은 현지 사무소, 현지 영업전문가, 충분한 상품 재고 보유 3가지를 갖춰야 진출이 가능하다고 깨달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던 중 2008년 미국 뉴올리언스 보트쇼에 출품했을 때의 일이다. 
 
베네수엘라 바이어의 초청으로 상품을 전시했는데, 미국 해군 소속 기관장이 제일진공펌프의 ‘고무 임펠러’를 보고 테스트를 제안한 것. 
 
전 대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원가 약 10달러인 샘플을 건넸다. 
 
당시 미국에서는 금속으로 된 임펠러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군 기관장이 제일진공펌프의 제품을 보고 호기심에 테스트를 제안한 것이다.
 
마침 제일진공펌프는 미국 선두 해상발전기 업체인 K사를 뚫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K사는 한국의 작은 기업으로 미국 진출 경험이 없는 기업의 제품에 신뢰를 보이지 않으며 차일피일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 해군 기관장으로부터 ‘기존 금속 임펠러는 100시간 정도 가동하면 문제가 발생하는데, 제일진공펌프 제품은 300시간을 버텼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 
 
전 대표는 이 메일을 그대로 K사에 전달했다. K사는 얼마 후 제품 수입을 전격, 결정했다. 
 
해군 기관사의 테스트 메일 덕분에 K사를 마침내 뚫은 것이다. K사는 현재 제일진공펌프의 주요 거래처다.
 

 
●전동화 시대 대비 = 전 대표는 제일진공펌프와 함께 회사에서 독립한 JMP네트웍스의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JMP네트웍스는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2019년 설립됐다. 
 
전 대표는 “2011년부터 전기차가 나오면서 해양 선박의 전동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해외 전시회에 나갈 때마다 전동화 기술의 진화 상황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동화 흐름에 맞춰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앞으로 시장 확대를 내다보고, 2022년부터 130억 원을 들여 4층 규모의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구축 중이다. 
 
전 대표는 “펌프에서 냉각시스템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혔다”며 “해외 펌프 경쟁사 가운데 냉각시스템을 개발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서울시의 하이브리드 수상버스의 냉각시스템을 공급하기도 했다.
 
제일진공펌프는 이미 해외 대부분의 나라에 진출했다. 
 
전 대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보유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2030년에는 친환경 선박용 냉각시스템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일진공펌프는 1999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주요 40개국에 제품을 수출한다. 사진은 해외 전시회 부스에 전시된 제일진공펌프의 ‘엔진 냉각용 해수 펌프’ 모습. [사진=제일진공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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