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업 세계로 날다(02)] 마그피아

kimswed 2023.01.06 09:24 조회 수 : 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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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고무자석 전문가, 글로벌 자석교구 강자 꿈꾼다
 
 
1998년 창업한 자석응용 문구 및 교구업체 마그피아는 2010년대 들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출산율이 내려가면서 어린이 및 유아용 문구와 교구시장이 성장에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 전시회 참가가 그 시작이었다.
 
과감한 결정으로 평생 바이어 잡아
 
처음 참가한 독일 전시회 2개월 후인 3월에 독일 바이어로부터 400만 원 어치의 ‘자석 메모홀더’를 주문받았다. 
 
갑작스러운 주문에 들뜬 윤 대표는 바로 제품을 포장해 독일로 보냈다. 모든 과정이 순탄할 걸로 기대했는데 충격적인 연락이 왔다. 바이어가 ‘전시장에서 본 자석은 두께가 3mm인데 보내준 자석은 두께가 2.5mm’라며 클레임을 한 것.
 
윤현 마그피아 대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이후 디자인과 가격 개선 전략 목적으로 두께를 낮춘 것을 잊었던 것. 3월에는 두께 2.5mm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었고 수출도 2.5mm 제품이 나갔던 것이다. 
 
윤 대표는 고심했다. 메모홀더 뒤편에 붙는 자석 두께 2.5mm와 3mm는 성능에 차이가 없다. 독일 바이어에게 이를 설명하고 설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신뢰’를 선택했다. 주문한 제품과 다른 것에 대해 100% 책임을 지겠다는 결정이다. 
 
결국, 기존에 보낸 물량은 무시하라고 전달하고, 두께 3mm짜리를 다시 보냈다. 독일 바이어는 제품을 잘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른 제품인 ‘원형 자석홀더’도 주문하겠다고 했다. 윤 대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첫 해외 전시회 참가여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희 부스에 많은 업체들이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문한 독일 업체가 누구인지도 기억 못했습니다. 그냥 첫 수출을 수주했다는 기쁨에 마음만 들떠서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상품을 보내서 그런지 바이어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독일회사와는 지금도 거래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죠.”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유럽·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는 자석 교구를 소개하고 있다. 마그피아는 단독 기획 상품으로 세계 자석교구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해외 시장은 일단 부닥쳐 봐야
 
마그피아는 첫 박람회 참여를 통한 수출 성과에 ‘자신감’이 붙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들고 나와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부닥쳐보니 실상은 달랐다.
 
윤 대표는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수출 성과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내놨다. 하나는 ‘초심자의 행운’이다. 바이어들이 처음 나오는 기업에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매번 전시회에 나오는 업체보다는 처음 보는 업체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새롭게 나온 곳은 시장을 뚫어야 해서 가격과 품질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경쟁력을 지니기 때문에 수입업체들은 새로운 곳을 한 번쯤 확인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 브랜드 파워다. 당시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문구류나 교구류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메이드인 코리아’ 효과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가 브랜드 파워는 확실하다.
 
회사는 이후 해외 시장을 꾸준히 노크했고 하나둘 실적을 올렸다. 문구류에서 교구류까지 바이어가 늘었다. 마그피아는 2012년부터 매년 3~4회 해외 전시회에 나간다.
 
윤 대표는 “한두 번 해외에 나간다고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5~6년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나가야 바이어로부터 믿음을 얻을 수 있다”며 “전시하는 제품의 퀄리티가 개선되면 바이어들도 그 회사 제품을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리아띠’ 론칭하고 자석 교구 승부수
 
자석 교구 시장에 자신감을 가진 마그피아는 2019년부터 ‘아리아띠’라는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차별점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윤 대표는 “OEM을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우리 제품의 품질은 만족한다면서 가격은 중국 수준으로 요구하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독자 브랜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동남아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이 지역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과거에는 ‘못’으로 해결했던 것을 점점 ‘자석 홀더’로 대체하고 있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에야 자석홀더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며 “그전에는 못이나 스티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자석 관련 시장에 뛰어든 것은 불가피한 이유에서다. 자석 생산업체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윤 대표는 IMF 외환위기 때 회사를 그만두었다. 
 
윤 대표는 “나의 일을 하든지 아니면 직장을 다시 들어가야 했는데 당시는 IMF 외환위기 때여서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나의 일을 한다면 내가 아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자석 유통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마그피아는 2012년부터 꾸준히 해외 자석 문구용품 및 교구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충북 청주 회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집요함으로 내수 시장 개척
 
자석 생산회사에서 퇴사해 1998년 창업한 윤 대표가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직감’과 ‘끈기’가 크게 작용했다. 
 
1990년대 말 고무자석을 사용한 판촉물이 갑자기 크기 늘어났다. 윤 대표는 ‘그래, 이거야’라고 무릎을 치고 고무자석 사용처를 수배했다.
 
처음 고무자석 판촉물을 본 것은 중식당. 중식당에 물어서 인쇄공장을 소개받고, 다시 인쇄공장에서 고무자석만 붙이는 공장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이 공장이 서울 청계천에서 고무자석을 조달하는 것을 확인해 그곳을 무작정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판촉물용 고무자석을 구매하는 곳이 서울에는 5곳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찾아가 제안했다.
 
윤 대표는 “당시만 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물건을 들고 찾아가면 일부라도 구매하던 시절”이라며 “자연스럽게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의 첫 번째 히트작은 ‘고무자석 화이트보드’였다. 화이트보드를 철판 재질에 붙여서 매직으로 쓰고, 지우고를 할 수 있는 화이트보드다. 윤 대표가 해외 전시회에 나갔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직접 개발했다. 
 
윤 대표는 “고무자석 화이트보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첫 기획 상품이어서 기대가 컸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문구점에 공급하고 주문을 기다렸지만, 좀체 수요가 늘지 않았다. 대출받은 자금을 개발 및 생산비에 다 써버려서 마땅히 광고도 못 한 채 기다리기만 했다. 다행히 자석메모홀더가 잘 판매돼 회사는 그럭저럭 운영됐다.
 
▲윤현 마그피아 대표가 충북 청주 회사에 설치된 제품 전시 공간에서 유아용 자석교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객원기자]
3년 만에 반응 얻은 첫 기획 상품
 
그렇게 3~4년 지났는데 갑작스럽게 화이트보드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 
 
윤 대표는 냉장고에 붙여서 사용하는 가정용 시장을 기대했지만 여기는 열리지 않고 오히려 칠판에 붙여서 쓰는 학교 시장이 먼저 열린 것이다. 교사들이 사용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가정에서도 판매가 늘면서 초기 회사의 대표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판매 대행사에서 ‘안 팔린다’고 볼멘소리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효자 품목’이라고 말이 바뀌었다”며 “이 제품을 보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바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자석 화이트보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 교구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의 기술력을 살린 결과 반응이 좋아 디자이너도 채용하는 등 본격적으로 교구시장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회사는 지금도 5~6개월에 한 개꼴로 유아나 어린이용 교구를 새로 기획해 내놓고 있다.
 
윤 대표는 “교구 시장은 브랜드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메이드인 코리아’ 효과를 볼 수 있어 동남아 시장에서 기대를 많이 한다”며 “낮은 가격의 중국산과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품질과 디자인 모두에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수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맨땅에 헤딩한다’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과 관련 주변에서 어떤 조언을 해줘도 그게 우리 회사 경우와 일치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무조건 해외에 나가서 부닥쳐봐야 합니다. 해외전시회의 경우 참관보다는 비용이 들더라도 부스로 참가해서 바이어를 만나야 합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충북도나 무역협회 등 지원기관이 수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바이어를 만나게 해주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은 없었다”며 “특히 충북도의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나 해외 전시상담회 참가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마케팅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2022년에만 해도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을 비롯해 충북도의 해외마케팅 지원 사업을 여럿 이용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로 “코로나 팬데믹이 서서히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며 “2024년 100만 달러 수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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