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무역인] 이판정 넷피아

kimswed 2023.07.03 07:03 조회 수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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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검색브라우저 ‘꿀업(CoolUp)’으로 해외시장 도전
 
 
“서비스 분야에서도 삼성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하나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글 인터넷 도메인’을 개발한 넷피아 이판정 의장이 바빠졌다. 지난 5월 유럽연합(EU)에서 ‘디지털시장법(DMA)’이 시행되면서 음성지원 모바일 검색브라우저 ‘꿀업(CoolUp)’을 개발한 콤피아(넷피아 관계사)가 나래를 활짝 펼칠 수 있게 됐다. 
 
DMA는 구글과 같은 빅테크의 인터넷 ‘게이트키퍼’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꿀업과 같은 검색서비스도 빅테크의 서비스와 동등하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미 2000년대 초반 해외 16개국에서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는 넷피아는 꿀업으로 다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세계 16개국에서 펼쳤던 넷피아는 음성지원 모바일 검색서비스 ‘꿀업(CoolUp)’으로 전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넷피아 사옥에서 해외 진출 의지를 보이는 이판정 넷피아 의장 [사진=김준배 기자]
●20년 만에 해외시장 도전 = 이판정 넷피아 의장은 EU에서 DMA 시행으로 꿀업과 같은 혁신서비스가 빅테크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의장은 “지난 20여 년간 120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서 나온 결과물이 꿀업”이라며 “EU 27개국 스마트폰 이용자는 누구나 브라우저에서 검색엔진으로 꿀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꿀업의 경쟁력을 ‘수동’이 아닌 ‘자동’ 검색기능으로 표현했다. 기존 검색엔진을 선택한 브라우저상에서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검색엔진의 조회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꿀업을 선택한 브라우저에서는 원하는 검색 결과물이 바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가나다’라는 회사를 검색하면 현재는 광고·스폰서 결과를 포함한 관련 검색 결과물이 나온다. 반면 꿀업을 고르면 바로 회사 홈페이지가 연결된다. ‘회사명 검색→검색엔진 결과 리스트→회사명 클릭→회사 홈페이지’ 3단계가 ‘회사명 검색→회사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의장은 “고객들이 꿀업의 경쟁력을 인정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플랫폼 ‘꿀업’의 탄생 = “모바일기반 자국어인터넷 주소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콤피아를 설립하면서 사옥을 매각할 때, 고 이병철 삼성 회장께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는 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의장이 밝힌 2012년 꿀업 개발사 콤피아를 세울 당시의 심정이다. ‘한글도메인 서비스’(국내)와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해외 16개국)로 2000년대 중반 연간매출 240억 원까지 기록했던 회사는 인터넷 브라우저 검색 결과물이 검색엔진으로 연결되면서 한글 및 자국어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 앓아누웠던 이 의장은 2012년 심기일전해 꿀업을 기획했다.
 
“기업이 생존위기에 내몰려 있던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마침 2009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자 이에 맞춰 특화한 아키텍처를 개발했습니다.”
 
2년여 개발 기간을 통해 최초 소상공인용 위치기반 음성 모바일검색서비스인 ‘니어디고(NearDigo)’로 출시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음성 검색서비스인 꿀업이 탄생했다.
 
 
▲이판정 넷피아 의장은 1990년대 말 세계 최초로 자국어 인터넷주소 서비스를 펼쳤다. 사진은 2002년 3월 모처에서 이판정 넷피아 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한글 인터넷주소 확산에 나서는 것을 기념하는 모습. [사진=넷피아]
●상표 관심이 ‘도메인’ 사업가로 = 이판정 의장은 어려서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다. 경남 의령이 고향인 이 의장은 전통 한옥에 살던 중학교 시절 10m 떨어진 화장실의 전등을 방에서 켤 수 있는 장치를 직접 만들었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 화장실 가는 길이 무서워 개발한 것. 
 
발명에 대한 관심은 대학 시절 변리사 준비로 이어졌다. 한참 변리사를 준비하던 이 의장이 해석하기 어려운 법 조항을 1주일 동안 고심해서 풀어내자, 지인이 사업가를 추천했다. 
 
이 의장은 “사업이라는 것이 결국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는 작업”이라며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는 저의 모습이 사업가에 어울려 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넷 도메인 세상에 눈을 뜬 것도 당시다. 변리사를 준비하며 ‘상표 등록’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이 의장은 도메인 등록이 상표권 등록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봤다.
 
“상표는 국가별로 등록해서 권리를 주장합니다. 특정 국가에서 그 권리를 잃으면 더 이상 그 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죠. 도메인은 한 번만 등록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용될 수 있으니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까. 상표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 도메인이죠.”
 
이 의장은 1995년 IBI(넷피아의 전신)를 세우고 수소문 끝에 미국 파트너를 만났다. 국내에서 도메인 등록 사업을 시작한 계기다. 사업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일반인들은 인터넷은 고사하고 ‘도메인 등록’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인터넷 개통서비스를 하며 회사를 어렵게 운영했다. 그러던 중 1996년 기회가 찾아왔다. 급하게 PC 문서 전송이 필요했던 언론사 기자가 회사 앞을 지나가다가 들어온 것. 그 기자는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의 3평 사무실 외벽에 적혀 있는 ‘인터넷 개통서비스’를 봤다며, PC를 한번 이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작업을 마친 기자에게 이 의장은 ‘도메인 등록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고, 기자는 이를 신문에 보도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언론사에서 인터넷 활용을 골자로 한 ‘인터넷 보급운동’을 펼쳤다. 
 
이 의장은 “신문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 당시 야전침대에서 먹고 자고 할 때인데,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전화를 받았다”고 소회했다.
 
그렇게 넷피아는 인터넷 도메인 등록 대행사업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정부 인터넷 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던 이 의장은 어느 날 ‘한글 도메인’ 개발 필요성을 깨달았다. ‘인터넷은 왜 영어로만 접속해야 해?’라는 궁금증이 들었던 것. 
 
당시 이 의장은 정부 정책회의에서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정부의 지원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한글 도메인 시장은 빠르게 열렸다. 1999년 9월부터 10년간 등록된 도메인이 143만 개였으며, 고객사도 36만 개에 달했다. 
 
●해외 16개국에서 사업 펼쳐 = 2003년에는 한글 도메인을 기반으로 비영어권 대상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펼쳤다. 2006년까지 일본·인도네시아·프랑스·그리스 등 해외 16개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의장은 “당시 KOTRA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해외시장을 손쉽게 개척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넷피아는 2007년 크게 흔들렸다. 웹브라우저 검색결과물이 검색엔진으로 직접 연결되면서 한글 및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이 의장은 이때 약해진 심신을 국궁으로 달랬다. 이 의장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만난 것이 국궁”이라며 ‘새로운 삶의 근원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1년에 10만 발 가까운 활을 쏘며 심신을 달랬으며, 어느새 ‘서울 시장기 대회’ 공동 우승을 하는 실력까지 올라왔다.
 
●내년부터 글로벌 사업 전개 = 이 의장은 내년에 유럽에서 꿀업(CoolUp)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론칭한다. 2000년대 초반 해외 16개국에 진출한 경험을 살려, 다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 의장은 “이제 디지털 세상에 새로운 질서가 마련된다. 우리가 그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달러’를 주요 매출로 10년 후에는 300조 원 이상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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