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치·군사세력의 하나. 프랑스어로 ＜붉은 크메르(인)＞을 뜻한다. 반프랑스 용공파, 공산당 등을 포함하는 캄보디아 좌익세력 전체를 일컫는 말이나, 좁은뜻으로는 캄보디아 공산당, 특히 민주캄보디아국민군을 가리킨다. 1945년 10월 캄보디아에 복귀한 프랑스에 대하여 적극적인 투쟁을 벌인 저항조직 중에는 베트민(베트남독립동맹)의 지원을 받은 크메르 저항파도 있었다. 1960년대초 이 조직 일부가 N. 시아누크의 인민사회주의 공동체(상쿰)에 들어가 좌파를 형성하고 캄보디아공산당과 함께 좌익운동을 주도하였는데, 이들 혁명적 운동조직을 크메르루주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시아누크와 대립, 몇 차례 폭동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1967년부터는 탄압을 피하여 지하활동을 하였고 1970년 론놀의 우익쿠데타로 친서방정권이 수립되자 시아누크 지지로 선회, 그와 함께 캄보디아민족통일전선을 결성하고 저항을 계속하여 1975년 4월 론놀정권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주류 폴포트파와 반주류 헹삼린파의 대립이 처음 표출되었으며 1976년 폴포트파는 시아누크를 제거하고 키우삼판을 국가원수로 한 친중국 경향의 민주캄보디아정부를 수립하였다. 이 정부는 급진적 사회주의 개혁 과정에서 반체제인사·지식인 등 110∼150만 명을 학살하여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그 뒤 1979년 1월 베트남 지원을 받은 헹삼린파가 친소·친베트남의 캄보디아인민공화국을 수립하면서 크메르루주는 타이 국경지대로 분산되어 세력이 약화되었다. 1982년 6월 시아누크파, 우익의 손산(前總理) 세력과 함께 반베트남의 민주캄보디아연합정부를 구성한 크메르루주는 캄보디아인민공화국과 계속 내전상태를 지속해오다가 1991년 10월 파리평화회담에 참여, 유엔감시 아래 1993년 총선실시라는 협정안에 동의하였다. 1991년 11월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이 귀국하였다가 국민들에 의해 쫓겨나고 1992년부터 실시된 유엔 과도통치 아래서 무장해제를 거부하는 등 평화정착을 어렵게 만들었으나, 1993년 1월 다른 정파와 5월 총선 실시를 최종 합의하였다. 1978년 당시 7만 명에 이르던 크메르루주군은 1993년 약 4만으로 줄었으나 민주캄보디아연합정부 3정파 가운데 거대한 세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