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연 오씨메이커스 대표

kimswed 2023.07.13 05:29 조회 수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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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하나의 현상에 대한 시각이 남다르다. 업(業)에 대한 깊은 고찰의 결과다. 주정연 오씨메이커스 대표 창업 과정이 그랬다.
 
시점은 2014년. 전시기획사에 근무하던 주 대표는 일본 ‘도쿄디자인페스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전시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습니다. 당시 국내외 전시회 부스들은 3×3(3m×3m)으로 틀이 잡혀 있었습니다. 도쿄디자인페스타는 1.5×1 또는 2×1이었습니다. 부스와 부스 사이 칸막이는 없었고, 통일된 테이블·의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출품자는 바닥에 앉아있었고, 누구는 집에서 문짝을 뜯어와 가벽으로 활용했습니다. 자유 그 자체였죠.”
 
도쿄디자인페스타 행사장은 서울 코엑스 전관의 두 배에 달하는 ‘빅사이트’에서 진행됐다. 전시 참가자 대부분이 개인이며, 그 수가 무려 2500명에 달했다.
 
충격을 받은 구체적 이유를 물으니 ‘전시’와 ‘마켓’의 오묘한 조화를 들었다. 그 과정에서 ‘자유’와 ‘즐거움(Fun)’을 봤다는 것이다. 숨은 인재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 주최사는 이들이 숨은 끼를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시했다.
 
 
▲주정연 오씨메이커스 대표는 일러스트 작가들을 위한 효율적인 전시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서일페’를 단기간에 급성장시켰다. [사진=오씨메이커스]
●기존 틀을 깬 전시회 기획 = 주정연 대표는 이듬해인 2015년 다시 도쿄디자인페스타를 찾은 후 창업을 결심했다. 아이템은 ‘일러스트레이션’. ‘서일페(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션페어의 탄생 순간이다.
 
틀을 깬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서일페도 마찬가지다. 어렵게 전시장을 잡았지만, 행사를 빛낼 작가들은 고개를 저은 것. 주 대표도 예상치 못했다.
 
“일러스트 작가 10여 명을 만났는데 한명 빼곤 모두 참여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전시회에 나가려면 부스비용만 100만~150만 원이 소요되는데, 지역에서 열리는 마켓의 참가비용은 공짜 또는 2만 원이었죠. 작가들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으니 참여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일은 벌인 상태. 전시장은 마련했고, 취소는 불가능했다. 주 대표는 적자를 감안해서라도 강행해야 했다. 도쿄에서 받은 충격을 한국에서 구현해보고 싶었다. 
 
그가 선택한 해법은 ‘부스비용 다이어트’였다. 100만 원 이상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줄여서 35만 원으로 낮췄다. 3분의 1이었다. 부스 사이즈는 3×3이 아닌 1.5×1로 줄였다. 벽도 없앴다. 그렇게 설득해 120명 작가를 모았다.
 
●예상 못 한 작가들 ‘팬덤’ = 코엑스에서 열린 첫 서일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부스 참가비용을 크게 낮춰, 적자가 예상된 상황. 제대로 된 홍보는 꿈도 못 꿨다. 
 
대표와 직원 한명이 전부였던 오씨메이커스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만 홍보했다. 그런 상황에서 행사는 개막했다.
 
“5000명 정도 관람객을 예상했는데 4일 동안 1만5000명이 찾았습니다. 작가들도 깜짝 놀랐죠. 지역 마켓에서 행사하면 많아야 200~300명이 찾는데, 여기에서 하루 평균 4000명이 찾았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죠.”
 
비결은 참여 작가들의 팬덤 덕분이다. 이들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덤을 관리해 왔다. 전시 주최사의 홍보 없이도, 참여 작가들이 홍보해서 참관객들이 많이 찾아온 것이다.
 
행사는 빠르게 안착했다. 입소문에 작가들은 서둘러 신청했다. 마침 ‘캐릭터 굿즈(Goods)’ 열풍이 불었다. 
 
주 대표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언론에서 ‘굿즈 전성시대’라고 연달아 보도하자, 개인 작가 이외에 기업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첫해인 2015년 150부스에서 2년 차에 250부스로 늘었다. 부스 간 벽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에 V자 부스를 기획했다. 크기는 1.25×1로 줄었지만, 부스와 부스 사이에 벽을 둘 수 있었다. 
 
주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도 본 적이 없는 형태”라며 “부스 비용(35만 원)을 유지하면서 벽을 만들기 위해 고안해낸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정연 오씨메이커스 대표는 일러스트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사진 내 왼편 작품은 2015년 창업 첫해 개최한 제1회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특별전 ‘고양이문화전’ 출품작. 주 대표가 행사 개최를 기념해 구매했다. [사진=김준배 기자]
●일러스트 작가 등용문 안착 = 3회 행사는 100부스가 추가된 350부스, 4회 행사는 600부스로 확대했다. 4회 행사에는 사전 부스신청 한 달 만에 마감됐다. 참여 작가들은 다시 찾았고, 신진 작가는 ‘등용문’으로 활용했다. 
 
주 대표는 “4회 행사부터는 영업이 필요 없었다”며 “행사 개막 이전에 이미 2000명 정도가 입장을 기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주 대표는 행사 기획에 있어 작가들을 우선했다. 그 정책이 바로 ‘부스 비용 최소화’다. 대신 회사는 입장료로 수익을 창출한다. 3회부터는 ‘사전등록 무료’ 정책을 없앴다. 처음 5000원이었던 입장료는 8000원을 거쳐 지금은 1만3000원으로 올랐다. 
 
참여 부스 형태를 다양화하고, 아트월을 사용하며 부스 고급화를 한 것도 작가를 위한 결정이다.
 
2018년부터는 서울에서 연 2회, 2020년부터는 부산에서도 개최한다. 현재는 연 3회 행사를 열며, 2200명의 작가가 참가하고 참관객은 15만 명에 달한다.
 
주 대표는 ‘행사 키우기’에만 연연하지 않는다. 참여 작가들이 많은 참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신청 작가들의 여러 요인을 평가해 등록을 받는다. 다양한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평가에 비용이 소요되지만, 전시회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다.
 
▲오씨메이커스가 연간 3회 개최하는 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는 2200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참관객은 15만 명에 달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 모습. [사진=오씨메이커스]
●작가를 위한 플랫폼 진화 ‘비전’ = 주 대표는 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작가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오프라인 전시회가 이제는 온라인과의 연결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 팬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그림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주 대표는 “작가들로부터 ‘오씨메이커스가 하는 사업은 믿고 함께 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작가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배 기자
 

• 설립 : 2015년 11월
• 사명 의미 : OC+makers(OC는 로마어 ‘Ostendo Crastinum’ 약자로 ‘Show Tomorrow’ 의미) - 내일을 미리 보여주는 기업
• 대표 행사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부산일러스트레이션페어
• 모토 :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다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퀄리티 있는 기획으로 전시회 브랜드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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