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특산물, FTA 타고 세계로

kimswed 2021.09.22 06:17 조회 수 : 8

지난 2018년 11월 제주도에서 이색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제주산 돼지고기가 사상 처음으로 중동시장에 수출된다는 것이었다. 
 
도내 한 육가공공장이 만든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앞다리, 등심 부위 1차분 약 1t(1만1000달러 상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현지로 나간 데 이어 연말까지 30만 달러 상당의 수출이 진행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이 지역 돼지고기는 지속해서 두바이로 수출되고 있다.
 
이슬람 UAE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다
 
돼지고기 수출을 성사시킨 주인공은 농업회사법인 I사이다. 
 
I사는 2014년 11월 ‘제주 지역사회와 기반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설립해 도내 농수산물의 수출을 중개하고 있다. 
 
이듬해부터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 임직원들이 주요 해외 국가를 직접 방문해 한국산 농산물 수출을 위한 바이어 발굴 노력에 집중해 그해 EU(유럽연합)와 미국 등 2개국에 수출을 시작했고, 2020년 현재 15개국, 20여 바이어를 확보하여 지속해서 수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두바이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것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I사를 통해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던 두바이 바이어로부터 제주산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UAE는 이슬람국가여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내국인이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 거주하는 비무슬림 외국인에 한해서는 돼지고기 섭취가 허용되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통량·소비량은 매년 많이 증가하고 있다. 
 
UAE 전체 인구 980만 명 가운데 외국인이 90%나 되는 덕에 가능한 현상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돼지고기 소비가 원천 차단돼 유통기록 자체가 없는 이웃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UAE는 외국인의 자본·노동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지 경제 상황이기 때문에 비무슬림 외국인의 기호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 호텔과 전문 주류 취급점에서 돼지고기가 팔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I사는 바이어 요청 즉시 육가공공장을 통해 물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첫 수출이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육류 관련 동물검역 등 관련 지식도 없어 코트라(KOTRA)와 aT 등의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통관 절차를 완료했다.
 
I사가 문을 연 돼지고기 UAE 수출은 지속해서 확대되어 2018년 제0203호 기준 수출액은 1만1000달러(864kg), 2019년 6만6000달러(4782kg)에 이어 2020년에는 9만7000달러(7543kg)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또한, UAE는 홍콩에 이어 국산 돼지고기 수출 2위 국가로 올라섰다.
 
UAE에서는 한국산 식품이 건강하고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국산 돼지고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UAE의 돼지고기 수입국이 독일·케냐 등으로 한정돼 있어 국산이 점유율을 넓혀 나갈 가능성은 큰 편이다.
 
감귤 수출이 돼지고기 수출로 이어져
 
제주산 돼지고기 수출이 있기까지는 제주산 감귤 수출확대로 ‘제주(JeJu)’ 브랜드를 해외 고객들에게 각인시킨 것이 주요 배경이 됐다. 
 
I사는 FTA(자유무역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지역 경제 패권주의의 확산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한국농업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산 농·축·수산물의 해외 진출이 더 활발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봤다.
 
I사는 수출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 제주도 내 업체와 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적극적인 수출판로 모색하는 한편,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제주산 감귤의 대 EU 수출의 경우, 바이어가 FTA원산지증명서를 요구하자 I사는 감귤류에 관한 품목별 원산지인증 수출자 인증을 획득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했다. 
 
EU 지역은 역외산 신선 과일류의 수입조건이 까다로운데, FTA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면서 좁았던 문이 열려 현지 수출에 성공했다.
 
FTA 덕분에 ‘월동무’ 미국 수출
 
I사는 제주산 월동무를 미국에 처음 수출할 때에도 한-미 FTA의 덕을 톡톡히 봤다. 
 
미국의 무(제0706.90호)에 대한 기본관세율은 2.7%, 한-미 FTA 협정세율은 무관세다.
 
원산지 기준(PSR)은 ‘다른 류에 해당하는 재료로부터 생산된 것’이다. 
 
이는 체약 당사국의 영역 내에서 재배한 농산물 및 원예 물품은 체약 당사국이 아닌 국가로부터 수입한 씨앗, 인경, 근경, 삽수, 접목, 싹, 봉오리 또는 그 밖의 살아있는 식물 일부에서 재배한 경우에도 원산지물품으로 취급된다.
 
I사는 원산지 기준 충족을 확인하고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수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추가 수출 가능성도 크다.
 
한편, 한-미 FTA에서는 FTA 원산지증명서의 자율발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자율발급이란 협정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수출자 등이 당해 물품에 대해 원산지를 확인하여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자율발급의 경우에도 원산지증명서 발급 전 미리 수출 물품이 각 협정에서 정한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는지 검토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야 한다. 
 
한-미 FTA의 경우 협정문에 HS코드 6단위 별로 원산지 결정기준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자율발급의 경우 FTA 특례법에 따라 서명권자를 지정하고 서명 카드, 원산지증명서 작성 대장 등을 비치하여 기재 및 관리해야 한다.
 
한-미 FTA 원산지증명서는 별도의 정형화된 양식은 없으며, 수출자, 생산자, 수입자가 협정문에서 정하고 있는 필수기재 항목 8가지를 포함하여 자율적으로 작성한다. 
 
8가지는 ▷증명인의 성명(연락처 또는 그 밖의 신원확인 정보 포함) ▷상품의 수입자(아는 경우에 한한다) ▷상품의 수출자(생산자와 다른 경우에 한한다 ▷상품의 생산자(아는 경우에 한한다) ▷물품의 HS품목번호 및 품명 ▷상품이 원산지 상품임을 증명하는 정보 ▷증명일자 ▷증명서 유효기간(포괄증명의 경우)이다. 한·미 양국 세관은 원산지증명서 작성에 애로를 겪는 기업들을 위해 위 필수기재항목 8가지가 포함된 권고 서식을 제공하고 있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제공
 
전국 농산물 수출도 우리 회사가 담당
 
이와 함께 신규 계약을 체결한 베트남 대형 바이어와 국내의 샤인머스캣, 사과 등 다양한 농산물 수출이 진행하고 있으며, 베트남 바이어로부터 한-베트남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요청을 받아 매건 별로 실시간 발행, 제공함으로써 신뢰도를 향상하고 수출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또, 신규 시장인 호주와 캐나다에서 한-호주 FTA와 한-캐나다 FTA를 적용한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바이어에게 제공한 덕분에 첫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I사의 수출 실적은 2018년 100만 달러, 2019년 135만 달러에 이어 2020년에는 300만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2019년 제56회 무역의날에는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2020년 수출 유망중소기업에 재지정됐다.
 
I사는 제주 특산물에 이어 전국 농수산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1차 산물 중심의 수출에서 영역을 확장해 농산물뿐만 아니라 가공품 수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가공품 부문에서만 3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한국산 신선농산물 및 가공품의 해외 유통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2020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주제품의 물류거점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내 바이어를 지속해서 발굴해 수출을 늘려나가겠다는 각오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정책실 제공
정리=김영채 기자
 



김영채  weeklyctrade@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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